SM이 찜한 ‘몽작소프로젝트’의 음악소통 이야기
SM이 찜한 ‘몽작소프로젝트’의 음악소통 이야기
  • 라현윤 기자
  • 승인 2018.10.19 06: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1 음악교육으로 취약계층 청소년 80여명 마음의 상처 보듬어
이찬영 대표 "음악으로 사회성 키우고 삶의 탈출구가 된다면..."

#올해 초, 취약계층 청소년에게 음악교육을 무료 제공하는 ‘몽작소프로젝트’를 찾은 18살 김지은(가명) 양의 얼굴에는 그늘이 가득했다. 음악교육을 하는 동안에도 강사와 또래 친구들을 경계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음악 강사가 반가운 마음에 손을 들고 인사를 해도 몸을 잔뜩 움츠렸다. 상대방의 손인사가 자신을 가해하려 한다고 착각한 것. 오랜 기간 가정폭력에 시달렸던 상처로 자신도 모르게 나온 행동이었다. 어렵게 시작한 음악교육을 받은 지 6개월 후, 지은 양의 표정은 한결 편안해졌다. 웃는 일도 잦아졌고 주변인들과 농담도 하며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했다.  

지은 양과 같이 몽작소프로젝트를 통해 가정에서, 사회로부터 받은 상처를 음악으로 치유하는 교육을 받은 청소년은 모두 80여명이다. 

 

음악을 사랑한 20대 청년, 5년 후 음악치유 돕는 기업가로 

몽작소프로젝트는 음악을 통해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소셜벤처다. 주 활동은 음악교육, 공연기획, 앨범 제작 등이다. 그 중에서도 이들이 가장 오랫동안 집중해온 활동은 취약계층 청소년들을 위한 음악교육이다. 

“기존에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음악교육을 지원하는 사업은 많았지만, 사회공헌사업들이 특정 지역에 집중되면서 지원받아야 할 친구들이 소외받는 일이 발생했죠. 음악을 하는 서울지역 청년들끼리 음악 강사로 시작한 게 지금의 몽작소프로젝트의 기반이 되었어요.”

이찬영 대표가 음악교육을 시작한 건 5년 전이다. 대학교 선배가 운영하는 기업(드림트리빌리지)에서 진행하는 취약계층 청소년을 위한 음악교육을 도울 사람이 필요했다. 대학생 시절, 그저 음악이 좋아서 시작한 일이 어느새 5년이 흘렀다. 그 사이 그는 드림트리빌리지와 협업하는 몽작소프로젝트의 대표가 되었고, 나이도 20대 후반을 훌쩍 넘겼다. 이 대표는 “우연하게 시작한 일이지만 음악을 통해 변화되는 친구들을 보면서 힘들지만 여기까지 오게 되었다”고 말했다.  

몽작소프로젝트에서는 연간 20여명의 청소년들에게 매주 한 번씩 음악교육을 진행한다. 드럼, 베이스, 보컬, 아카펠라 등 다양한 음악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이곳에서는 청소년들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한다. 배우고 싶은 악기도 학생들이 직접 골라 레슨을 받는다. 7월에는 캠프도 한다. 다양한 이들과의 교류를 통해 사회성을 길러주는 것은 물론, 자존감이 떨어진 청소년들이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을 전문가교육으로 돕는다. 하반기에는 그동안 연습한 것을 바탕으로 소규모 공연도 하며 성취감을 얻도록 한다. 

이찬영 대표
이찬영 대표

음악교육을 제공하지만 그렇다고 음악인을 육성하는 것이 이 사업의 목표는 아니다. 이 대표는 “이 친구들이 음악이라는 취미, 탈출구가 생겨 사회성을 기르고 다른 일을 더 열심히 하는 계기를 만들어 주는 것이 우리 교육의 가장 큰 목적이다”고 강조했다. 
강사 한명이 여러 명을 가르치는 일반 음악교육과 달리 이곳에서는 파트별로 강사가 따로 있어 일대일 교육을 기본으로 한다. 음악교육은 물론 학생들을 케어하는 역할까지 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조치다. 즉, 음악 ‘교육’이 아닌 음악으로 ‘소통’하고 ‘치유’하는 것이 중요한 미션인 셈이다. 

 

SM과 협업 추진, 지속가능성 위해 기업으로 첫 발 내딛어  

그간의 사회적가치 실현을 위한 활동을 인정받아 몽작소프로젝트는 올해 초 8기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으로 선정됐다. 하지만 기존에 받던 대기업의 지원이 끊기면서 자체 예산으로 음악교육을 이어가던 중, 지난 5월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인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가 취약계층 음악교육을 지원하겠다고 나섰다. SM이 전문기관을 통해 자금지원에 나선 건 처음이었다. 몽작소프로젝트는 드림트리빌리지를 통하여 SM과 협업을 하게 되었고, 이를 계기로 취약계층 청소년 음악교육의 지속가능한 모델을 고민 중이다.

몽작소프로젝트는 음악교육 외에도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음원 제작으로 사회문제에 대한 인식개선 작업에도 나서고 있다. 이 대표가 직접 만든 곡 <양보하세요>는 우리가 일상에서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주제인 지하철의 임신부 배려석 문제를 담고 있다. 이 대표는 “지하철에 만삭으로 보이는 임신부가 탔는데 임신부 배려석에 배 나온 아저씨가 자리를 양보하지 않는 모습을 보며 만든 곡이다”며 “다문화가족, 한부모가정, 왕따 문제 등 다양한 사회적 문제들을 말보다는 노래로 간접적으로 표현한다면 사람들이 거부감없이 한번 더 그 문제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다”며 음악이 가진 긍정적인 힘을 강조했다.  

<양보하세요>

작사.작곡 / 이찬영

북적 북적 지하철 속
모두가 자리를 원해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모두가 자리를 원해

그중에 빛나는 핑크색 자리
주인공은 누구일까?
이미 답을 알고 있는 우리
누가 앉아 있을까?

그 자린 너의 것이 아냐
너 또한 배가 나와 있겠지만
아이를 위해 필요한 자리
너의 배를 위한건 아냐
- 중 략 -

 

몽작소프로젝트는 최근 이태원으로 사무실 이전을 준비 중이다. 연말까지 법인 설립도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 음악을 통한 사회변화가 지속가능한 모델이 될 수 있도록 기업으로서 면모를 갖추기 위해서다. 

몽작소프로젝트는 음악으로 다양한 세대가 소통하는 사회를 꿈꾼다. 

“모든 사람은 그 존재만으로 귀하다는 걸 알리고 싶어요. 음악으로 상처를 회복할 수 있도록 돕고 싶어요. 음악으로 전 세대와 소통하고, 음악으로 꿈과 희망을 전하는 기업, 바로 우리가 꿈꾸는 미래에요. 그 목표를 향해 가는 길이 지금은 힘들지만 한번 버텨보려고요.”

몽작소프로젝트의 ‘몽작소(夢作所)’는 꿈을 제작하는 공장을 의미한다. 몽작소프로젝트의 험난한 도전이 청소년은 물론 그들의 꿈도 이룰 수 있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  
 

사진제공. 몽작소프로젝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