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오는 8일부터 공공시설 화장실 10곳에 비상용 생리대 자판기를 비치하는 시범사업을 실시한다.

‘생리대를 미처 준비하지 못해 곤란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

서울시의 여론조사 결과, 여성 10명 중 8명은 생리대 때문에 곤란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더욱이 생리대 살 돈이 없는 여학생이 ‘신발 깔창’으로 대신한다는 사연이 알려지면서 주목받기도 했다.

서울시가 일상생활의 불편 개선과 여성들의 건강권 증진을 위해 오는 8일부터 공공시설 화장실 10곳에 비상용 생리대자판기를 비치하는 시범사업을 첫 실시한다.

10곳은 △서울도서관 △서울시립과학관 △서울시립미술관 △서울역사박물관  △북서울미술관 △서울여성플라자 △광진청소년수련관 △구로청소년수련관 △중부여성발전센터 △태화기독교사회복지관이다.

‘비상용 생리대 자판기’는 레버를 돌리면 생리대가 나오는 무료 자판기와 안내데스크에 비치된 코인을 가져가서 투입구에 넣고 레버를 돌려 생리대가 나오도록 하는 무료 코인자판기 두 가지 유형으로 운영된다. 남용 가능성에 대한 보완책으로 자판기 유형은 각 운영 기관에서 결정했다. 

시에 따르면 ‘공공기관 화장실 비상용 생리대 비치’는 그동안 시민들이 지속적으로 요청했던 사안이다. 미국 뉴욕시의 ‘무료 탐폰 도시 선언’ 등 국제동향에 따라 공공 생리대에 대해 높아진 사회적 관심을 반영한 것이다. 사업에 앞서 지난 6월 시민의견을 수렴한 결과 92%(1350건)가 ‘공공기관에 무료생리대 자판기 설치에 대해 찬성’한다고 답했다. 

서울시가 지난 6월 시민의견을 수렴한 결과 92%가 ‘공공기관 무료생리대 자판기 설치에 찬성’한다고 답했다.

특히 지난 2016년 일부 저소득층 십대여성이 생리대를 구입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다는 언론보도 이후 생리대에 관한 관심이 높아졌다. 같은 해 미국 뉴욕에서는 공립학교 800여개에 무료 탐폰자판기를 설치하는 법안을 통과시켜 시행해오고 있으며, 영국 스코틀랜드는 올해 9월 학기부터 전국의 모든 중고등학교와 대학교에 생리용품을 비치했다. 

국내에서는 대학생들이 지난해 서울 영등포역에 노숙인을 위한 ‘나눔생리대함’을 설치해 노숙인뿐 아니라 급하게 필요한 시민들도 사용하고 다시 채워넣는 등 호응을 얻었다. 또한 여성단체에서 생리대가 필요한 사람 누구나 자유롭게 쓰고 원하는 사람은 채워놓도록 하는 ‘공공월경대 프로젝트’를 한시적으로 실행했으며, 도봉구에서는 공중화장실 등에 관한 조례를 개정하여 지난 9월 지하철 창동역에 무료생리대 자판기를 설치하기도 했다.

서울시는 시범사업을 위해 자판기와 생리대, 코인, 포스터 등을 기관에 제공하고, 기관의 협조를 통해 일일 생리대 소요량 및 이용에 관한 시민 의견을 수렴해 연말에 운영결과를 분석할 계획이다. 또한, 비상용 생리대 비치문화 확산을 위한 운영 매뉴얼을 만들어 연말에 배포한다. 

생리대는 식약처에서 무해하다고 판정한 제품 중 판매 상위 3사의 생리대를 섞어서 제공하며, 자판기 운영에 관한 불편사항 등 시민 의견을 각 기관을 통해 들을 예정이다.   

서울시는 이번 시범사업 결과 분석과 예산 확보를 통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시민 이용 시설에서 비상용 생리대를 비치하는 문화가 확산될 수 있도록 캠페인을 실시할 계획이다.  

윤희천 서울시 여성정책담당관은 “이번 공공시설 화장실 비상용 생리대 비치는 긴급한 경우를 대비한 지원 방식으로서 세계적으로도 일반시민을 대상으로 무료 생리대를 지원하는 예는 드문 일”이라며 “서울시는 여성의 건강권을 증진하고 일상생활에 불편함이 없도록 지원하기 위해 연말까지 시범운영을 진행하고 내년에 본격적으로 사업을 확대하겠다”라고 밝혔다.

사진제공. 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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