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남자 조영학의 집밥이야기] 국민음식 ‘돼지고기김치찌개’와 깨달음의 과정
[상남자 조영학의 집밥이야기] 국민음식 ‘돼지고기김치찌개’와 깨달음의 과정
  • 조영학
  • 승인 2018.10.0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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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국민음식 ‘돼지고기김치찌개’와 깨달음의 과정

1.
음식을 하게 되면 자기도 모르게 조금씩 쌓이는 지식, 상식들이 있다. 예를 들어, 나물은 소금물에 데쳐야 초록빛을 유지하고 변색을 피할 수 있다. 냉동고기는 살짝 얼었을 때 썰어야 쉽다. 등 푸른 생선은 기름기가 많아 팬에 구울 때 식용유가 필요 없다 같은 것들이다. 지금이야 식구들이 주문만 하면 뭐든 뚝딱 만들어낼 정도지만 처음 부엌에 들어갈 때만 해도 하나하나가 다 장애고 난관이고 고통이었다. 이 나물은 양념을 뭐로 하지? 죽순은 데쳐야 하나 삶아야 하나? 계란프라이는 기름을 얼마나 부어야 하나……? 

2.
그중에서도 제일 나를 괴롭힌 놈이 부엌칼이다. 상남자답게 손은 무디고 성격은 급하다 보니 툭 하면 칼날이 손가락을 베고 지나갔다. 한 번은 김치찌개를 한답시고 꽁꽁 언 고기를 썰다가 손가락 하나를 날려버릴 뻔 한 적도 있다. 후일, 왼손 끝을 가볍게 만 뒤 칼질이 필요한 재료에 대고 썰면 된다는 사실을 알기는 했지만 그때까지 왼손이 얼마나 생고생을 했는지……. 

3.
경험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알지 못하고
실패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깨닫지 못한다. 

그 고생을 하면서 깨달은 신념이다. 

4.
“아빠, 우린 오늘도 모르모트야?”
처음에는 뭘 해도 맛이 없었다. 식구들이 ‘모르모트’에서 지금의 ‘행복한 미식가’로 변신할 수 있었던 건, 아무래도 육수의 존재를 깨닫고 나서이리라.

5.
국민음식 김치찌개도 만드는 방법은 가지가지다. 나의 김치찌개는 ‘육수’가 다다. 육수만 있으면 ‘백 선생’ 안 부럽다. 요리의 시작은 육수부터.

<멸치 육수 만들기> 물 1리터(종이컵 10개)에 멸치 20개 정도를 넣고 중불에 15~20분 끓인다. 

6.
<김치찌개 재료(2인분)>: 돼지고기 200g, 김치 400g, 소주 1/3컵, 설탕 1/2스푼, 고춧가루 1스푼, 김칫국물 1국자

7.
<조리법>
 1. 재료를 육수에 모두 넣고 30분 정도 끓인다. 

Tip> 
* 멸치 내장을 빼면 국물이 더 깨끗해지지만 맛 차이는 별로 없다.
* 소주와 설탕은 고기를 부드럽게 해주는 효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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