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연극교실' 공연 후 재미사마 조합원들의 모습

사회 전반에 워 라벨(Work-life balance), 스 라벨(Study and Life Balance)이 확산하고 있지만 50+세대는 여전히 허둥대는 이들이 더 많을 가능성이 높다. 청소년 시절, 자유로운 사고보다는 틀에 박힌 교육을 받았고, 그나마 어른이 돼서는 일에 파묻혀 삶을 즐기는 방법을 제대로 배우지 못한 이들이 다수이니 말이다. 그런 면에서 서울시 50+중부캠퍼스 공유사무실에 입주한 교육연극연구회 ‘재미사마’는 여러모로 주목받을 만하다.
 
“교육연극으로 타인과 사회에 대한 소통과 공감, 자아탐색과 세대교류에 도움을 주고자 합니다.”

재미사마는 9월말 협동조합 설립 신고를 마쳤다. 50세 이상의 장년층이 ‘재미삼아’ 커뮤니티를 하다가 조합으로 발전한 것이다.

서하경 재미사마 대표는 “변화하는 문화 환경에 맞춘 교육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교육 방식은 큰 변화 없이 과거의 주입식 교육을 답습하고 있다”며 “특히 은퇴 세대인 50+세대 역시 그들만의 교육 방법과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사실에 주목했다”고 설립 취지를 설명했다. 

커뮤니티 활동을 하면서 50+세대의 교육 프로그램과 문화 프로그램 기획과 그에 따른 강사 양성이 필요하다는 공감이 커지면서 조금 더 적극적인 활동을 목표로 한발 나섰다는 것이다.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마주하고 돌아보며 자존감을 높이는 교육연극 분야가 삶의 질 향상을 위한 흐름과 융합해 보다 나은 생애를 설계하고 계획할 수 있다는  확신이 섰답니다.” 조합 설립에 대한 서 대표의 일성이다.

서하경 재미사마 대표

재미사마는 대표를 포함한 조합원 5인이지만, 회원은 전국에 걸쳐 100명이 넘는다. 제주도에 사는 회원이 있을 정도다. 

재미사마는 커뮤니티 시절부터 왕성하게 활동했다. 지난 2015년 4월에 성수동에서 전국교육연극지도사 모임을 가졌다. 이후 분당 이매중학교, 장자중학교에서 연극교실을 운영하며 본격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2016년에는 탄벌초등학교 연극반지도 여주 청소년문화의 집에서 ‘꿈꾸자-교육연극’을 통한 자아탐색 및 소통을 위한 프로그램을, 2017년에는 서울시50+중부캠퍼스에서 ‘50+자존감여행’과 남한산 초등학교에서 ‘교실에서 연극하기’ 여름특강 역사·생태 통섭프로그램 ‘교실에서 연극하기’ 겨울특강을 열었다.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에서는 경기도공무원대상 젠더은퇴교육 ‘은퇴, 또 다른 시작’도 진행했다. 올해는 서울시50+중부캠퍼스에서 우리들의 연극교실, 서울시 50+서부캠퍼스에서 보람일자리 50+학습지원단 참여자교육. 서울시 인재개발원과 함께하는 생애전환지원교육. 5060부평인생학교, 서울시 50+보람일자리 ‘한지붕세대공감 코디네이터’ 참여자 교육, 성북구 마을 만들기 사업, 기쁨이 자라는 작은 도서관 등을 진행했다.  
 
전국에 산재한 100명 회원 면면은 어떨까. 대부분 교육에 관심을 가지고 있거나 전문 강사들이다.

신미정 총괄 PM은 “교육연극지도사 자격증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 다수인데, 이 자격증은 국·공립대학교에서 실시하는 시험에 통과한 이들"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그는 "시험 통과 후에도 1년 교육과정을 거쳐야하니 해마다 시험에 통과하시는 분은 적다”고 말한다. 그는 “매년 50명씩 전국적으로 배출되는 교육연극지도사를 심화 교육 후 자체 교육인력으로 흡수해 전국적 초·중·고 교육지원 사업과 향후 예상되는 50+전국 교육사업 인프라 준비에 대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교육연극지도사 심화과정의 온라인 코스웨이 제작 및 라이센스 판매 기반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회원은 아름아름 워크숍에 참여하는 이들이 자발적으로 가입한다. 신 총괄PM은 “교육연극하시는 분들 사이에서는 (재미사마는) 제법 유명하다”며 자부심을 숨기지 않았다. 

재미사마 강사역량강화 워크숍에 참여하는 교육연극지도사들

서 대표는 “교육연극은 사람을 변화시키는 가장 최적화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며 “참여자는 단순히 연기하는 것이 아니라 본인들이 직접 대본을 쓰고, 대본 전에 해당 내용에 관련된 역사공부와 일부 체험을 한다”고 교육 내용을 소개했다. 

“작년에 ‘녹두장군 전봉준’이라는 연극을 만들었어요. 역사·인문학 강의를 먼저 하고, 그다음 남한산 주변의 환경 등을 설명해 주면서 그 당시에 동학농민운동에 참여한 민초들이 어떤 고난을 겪었는지 몸으로 체험하는 교육을 받습니다. 수업 당시에 겨울이었는데 먹을 것을 직접 찾아보도록 하는 방식으로 진행했죠. 교육효과가 확실히 다르더군요. 농민들의 실태를 알게 하고 그다음에 연극을 하게 하면 그 수업의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단순히 연극 한 편이 끝난 것이 아니라 역사적인 공부와 환경적인 공부를 함께 하는 것입니다.”

이어 서 대표는 “공부만 하는 건 아니구요, 세대별로 논다”며 웃는다. 

“한 번씩은 다 놀아보았던 것인데 그 놀이에도 교육적 내용을 넣어줍니다. 게임을 하면 이기면 좋지만 그 게임을 이긴 사람이 하나도 기쁘지 않고 끝까지 남아있는 사람이 승자라고 하는 의미를 부여하는 방식이죠. 다시 말하면 게임에서 졌는데 진 사람이 더 즐겁게 해주자는 겁니다. ‘모든 일에 굳이 이기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서입니다. ‘이기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참여하는 것이 목적이라 것’에 가치를 두는 거죠.” 

한편의 연극이 배우로 참여하고 대본을 쓰기 전부터 공부하고 노는 체험을 통해 만들어지고 있었다. 
 
커뮤니티와 조합은 분명 다르다. 회원 수도 전국에 걸쳐 100명이 넘는다면  조직 운영이 종전과는 달라질 수밖에 없을 듯하다. 

신 총괄PM은 “다양한 회원이 참여하니 성향은 당연 다를 수밖에 없다”며 “하지만, 어려움에 봉착해도 해당 분야의 전문가가 있어 생각보다 쉽게 풀리는 구조”라고 말한다. 서 대표는 “강사의 자존감을 높이고 강의실 안에서 참여자 모두의 인권이 통하는 강의실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커뮤니티에서 출발해 협동조합으로 발전한 재미사마는 인생 무대에서 즐거움을 찾는 50+세대의 좋은 본보기로 손색없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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