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이 오는 18~20일 2박3일간 평양에서 개최된다.

2018년, 올해에만 벌써 세 번째 남북정상간의 만남이다. 그에 앞서 14일에는 개성에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역사상 처음으로 개소됐다. 이날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개소식 기념사에서 연락사무소는 “남과 북이 함께 만드는 평화의 상징”이라고 말했다.

돌이켜보면 작년 이맘때만 해도 한반도는 그야말로 전쟁 일보직전의 위기상황이었다. 북한은 연일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포함한 미사일 발사실험을 이어갔고, 급기야 작년 9월 3일에는 6번째 핵실험을 감행하여, 전쟁의 공포는 극에 달하였다. 당시 미국과 북한 사이의 공개적인 언쟁은 이미 통제 불능 상태처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 "북한은 추가로 미국을 위협하지 않는 것이 최선일 것"이라고 강력 경고했다. 이어 "그렇지 않으면 지금껏 보지 못한 '화염과 분노'(fire and fury), 솔직히 말하자면 힘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은 이에 대해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으로 괌 주변에 대한 포위사격을 단행하기 위한 작전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응수했다. 북한의 도발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9일 트위터를 통해 "지금 우리의 핵무기(능력)는 어느 때보다 강하다"라고 말했다.
<2017.8.10. 뉴스1> 

불과 1년여전의 기사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전쟁을 암시하는 단어들로 가득하다. 그러나 모두가 기억하듯 올초 평창 동계올림픽을 시작으로 한반도는 드라마보다 극적으로 ‘평화’를 향한 항로를 급전환하는데 성공했다.

지금 소개하는 두 권의 책은 모두 ‘개성공단’이 소재다. ‘개성공단 사람들’은 2015년6월에 출간된 책이고, ‘개성공단 아름다운 약속’은 올 6월에 나온 상대적으로 따끈 따끈한 책이다. 두 권의 책의 발간시점도 재미있다. 한 권은 개성공단이 완전 폐쇄된 2016년 2월보다 불과 8개월 이른 시점에서 나왔고, 나머지 한 권은 그간 한반도에서 벌어진 극한 대결이 평화의 길로 방향을 선회해 개성공단 재가동의 기대가 그 어느때 보다 높아진 시점에서 나왔다.

개성공단 사람들은 2004년 12월 입주가 시작되고 10여년간 남과 북의 사람들이 함께 일구고 만들어간 개성공단의 이야기를 다양한 통계를 포함한 기사와 실제 근무자들의 인터뷰형식, 마지막으로 이를 취재한 기자들의 대담 형식으로 엮었다. 

책을 만든 사람들은 "‘날마다 작은 통일이 이루어지는 기적의 공간’이라는 책 제목의 꾸밈말처럼 당위나 명분보다 실제하는 사실들을 담담하게 기록함으로서 정치적 이해관계로 과장되거나 왜곡돼 알려진 사실을 바로 잡고 현장 그 자체를 설명하려 노력했다"고 말한다. 

개성공단 아름다운 약속은  앞 책보다 더 말랑말랑하다. 어린이들이 읽는 동화의 형식으로 평화와 개성공단의 가치를 이야기한다. 남북의 아이들이 개성공단 견학 과정에서 작은 갈등을 겪지만, ‘동화답게’ 서로를 이해하고 화해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남쪽 아이들사이(사촌형제)의 좀 오래된 반목도 충분히 예상 되듯 화해의 결론을 갖게 된다. 이렇게 이야기는 지극히 예상된 수순을 따르지만, 그럼에도 개성공단 이야기를 꼼꼼하게 들여다 봐야할 이유는 또렷하다. 오해에서 비롯된 갈등과 불화는 ‘진실’을 알지 못하는데서 온다는 명백한 사실 때문이다. 

두 권의 책은 모두 나름 탄탄한 출판 이력을 가지고 있는 '내일을 여는 책'에서 출판했다. 이 출판사는 교육 관련 책을 꾸준하게 내는 한편 ‘사회적 메시지’가 강하게 담긴 책들도 함께 내고 있다. 이 출판사는 전라북도 장수군 소재의 유일한 출판사인데, 김완중 대표가 귀농 후 오미자 농사를 지으면서 출판하고 있어 더욱 이채롭다.

평화의 시대에 맞는 추석, 너무 무겁지 않은 개성공단 이야기 두편을 권한다.

◊ 개성공단 사람들 = 기획총괄 김진향  취재 강승환 이용구 김세라/내일을 여는책 펴냄. 279쪽/15,000원

◊ 개성공단 아름다운 약속 = 함영연 글  양정아 그림/내일을 여는책 펴냄. 136쪽/11,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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