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무한경쟁 '아이돌 판'...꿈이 존중받길 희망한다
[기자수첩] 무한경쟁 '아이돌 판'...꿈이 존중받길 희망한다
  • 박재하 에디터
  • 승인 2018.09.14 07: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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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 '블랙핑크', '트와이스', 'EXO'‧‧‧

한 번쯤 들어본 적 있을 이름들이다. 이들은 전 세계적으로 마니아층을 이끌고 있는 한국의 아이돌 그룹들이다. 아이돌 시장은 흔히 자본주의 대중문화의 꽃이라 불린다. 활동 영역이 국내 한정이었던 과거와 달리 해외로 진출하고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데뷔 후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된다면 엄청난 부와 명예가 뒤따르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이돌 그룹의 데뷔를 위해 투자해야 할 시간과 비용도 만만치 않은 것이 현실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2015 대중문화예술산업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소속사는 아이돌 육성을 위해 연습생 1인당 월평균 147만 원가량의 비용을 지출한다고 한다. 업계에 따르면 데뷔를 준비하는 평균 기간은 약 2년 2개월, 연습생 한 명당 연평균 3,800만 원의 돈이 드는 것이다.

(표) 5인조 아이돌 데뷔 활동비용(6주기준) / 자료: 흥국증권 리서치
(표) 5인조 아이돌 데뷔 활동비용(6주기준) / 자료: 흥국증권 리서치

당신이 연예 기획사의 사장이 되어 당장 5인조 아이돌 그룹을 데뷔시킨다고 가정해보자. 위의 표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아이돌 그룹들은 데뷔 소식을 알린 뒤 약 6주간 공식적인 활동기간을 갖는다. 데뷔 전 사전 마케팅부터 지상파 방송3사의 음악방송 출연 등의 활동비용에 대략 5억 원이 소요된다. 바이럴 마케팅을 생략한다 하더라도 신곡을 발표하고 데뷔하고 활동하는 데 있어 약 4억 원의 비용이 발생하게 된다.

그뿐만이 아니다. 아이돌의 데뷔 이후에는 너무나도 냉혹한 무한 생존 경쟁이 기다리고 있다. 한 해 평균 새로 데뷔를 준비하는 아이돌은 약 300팀. 그중 운이 좋게 데뷔에 성공한 100개 팀 안에 들었다 하더라도, 대중에게 인지도를 쌓아 성장하고 다음 활동까지 보장되는 팀은 많아야 겨우 2팀 내외다. 5인조 아이돌 그룹을 만들기 위해 10억 이상의 자본을 투자했음에도 결과 없는 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는 말이다.

오는 11월 경 데뷔를 준비하는 한 아이돌 그룹의 연습실에 다녀왔다. 이들은 한국 최초로 사회적기업이 키운 걸그룹이다. “비록 늦은 나이이긴 하지만, 꿈을 갖고 노력한다면 여러분들도 충분히 꿈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며 수줍지만 당차게 말하던 한 연습생의 각오가 머릿속에 맴돈다.

엄청난 물량의 자본과 생존 경쟁, 그리고 냉정한 대중들의 시선이 공존하는 연예계에서 이들은 과연 살아남을까. 아마도 이들은 각자의 꿈과 인생, 그리고 회사의 미래를 걸고 지금 이 순간에도 연습실에서 굵은 땀방울을 쏟고 있을 것이다. 사회적기업 아이돌이 성공적으로 데뷔 무대를 마치고 왕성하게 활동할 수 있길 바란다. 그리고 정글 같은 연예 비즈니스 판에서도 자본보다 사람과 꿈이 존중받는 희망적인 대안을 찾는 움직임이 시작될 수 있다는 즐거운 상상을 더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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