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동 하나로마트 지하 1층에 문을 연 ‘공감마켓정’은 사회적기업 ‘함께일하는세상(주)’이 서울시의 위탁을 받아 운영한다.

“반찬거리 사러 온 주부님들이 커피 한 잔 마시면서 사회적경제 기업의 제품을 보고 가세요.”
                                                                    -신보선 함께일하는세상(주) 유통사업부 부장

식탁에 좋은 먹거리를 올리기 위해 매일 1만 명 가까운 손님이 서울 창동 농협의 하나로마트를 찾는다. 농수축산물, 식자재에 특화한 마트인 만큼 1층은 각양각색의 먹을거리와 소비자들로 넘쳐난다. ‘생활용품 매장이 있는 지하 1층으로 고객들의 발길 옮기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 이를 고민하던 지하 1층의 ‘공감마켓정’은 카페 전략을 택했다. 차를 마시는 동안 손님들의 눈길이 사회적경제 기업의 제품을 전시하는 ‘공감마켓정’ 매장에 가도록 한 것이다.

지난해 9월 창동 하나로마트 지하 1층에 문을 연 ‘공감마켓정’은 사회적기업 ‘함께일하는세상(주)’이 서울시의 위탁을 받아 1년째 운영 중인 공간이다. 약 150평(495㎡) 규모의 매장에 (예비)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마을기업, 자활기업 등 사회적경제 기업 37곳의 제품 1000여 개가 전시돼 있다. 

공감마켓정은 서울시가 사회적경제 기업의 가장 큰 고민인 ‘판로 확대’를 지원하기 위해 이들이 생산한 제품을 한데 모아 오프라인에서 판매하도록 문을 연 정책 매장이다. 하루에도 수천 명의 소비자들이 방문하는 대형마트 안에 위치해 사회적경제 기업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접근성을 높였다는 것이 장점이다.

대형마트 내 150평 규모의 상설매장, 지속적?안정적 판로 역할

'공감마켓정'에서는 (예비)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마을기업, 자활기업 등 사회적경제 기업 37곳의 제품 1,000여 개를 만나볼 수 있다.

작은 규모에서 한시적으로 사회적경제 제품을 소개하는 매장이나 매대는 있지만, 큰 규모로 상설 매장을 운영하는 사업은 공감마켓정이 처음이다. 신 부장은 “일시적으로 며칠 팔고 마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들이 많이 모이는 마트에 제품을 입점해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판로를 갖출 수 있다는 점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공감마켓정은 총 3차 목표에 따라 사회적경제 기업을 지원하고 있다. 1차 목표는 사회적경제 기업이 대형마트에 입점하는 과정을 겪으면서 ‘기본 자생력’을 갖추도록 돕는 것이다. 농협 하나로마트에 입점하기 위해서는 이른바 ‘바코드’ ‘88코드’라 불리는 유통표준 코드를 받아야 한다. 의류나 잡화류는 입고할 때 도난 방지 태그를 부착해야 하고, 식품류는 안전검사 및 공장실사 등의 필수 과정을 거쳐야 한다.

신 부장은 “농협이 사회적경제 기업에 요구하는 입점 요건이 여타 대형마트의 구조와 크게 다르지 않다”며 “공감마켓정에 입점할 때 관련 서류를 준비하고 필요 기준을 통과하면, 다음번 다른 유통 채널에 들어갈 때는 보다 수월하게 준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회적기업 ‘함께일하는세상(주)’의 신보선 유통사업부 부장은 "더 많은 사회적경제 기업의 제품이 공간마켓정을 통해 소개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2차 목표는 상품이 입고된 이후 ‘최대한의 매출’이 발생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각 기업을 소개한 브로슈어를 비치하고 상품이 돋보일 수 있도록 진열에도 신경을 쓴다. 대형마트 판매 경험이 많은 직원을 고용해 소비자들이 궁금해하는 점을 소개하기도 한다. 특히 다른 유통 채널에 비해 수수료가 낮아 사회적경제 기업의 부담이 적은 것도 장점이다.

신 부장은 “경쟁 상품인 영리 기업의 제품도 같은 마트 안에서 볼 수 있기 때문에 사회적경제 기업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어떤 점을 보완해야 하는지 직접 눈으로 보고 깨달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비슷한 상품의 가격대는 어느 정도인지,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포장이나 패키지는 어떤 것인지 등에 대한 조언도 함께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40~60대 주부가 주요 이용층, 직접 사용하고 입소문까지 나길 기대

'공감마켓정'의 주요 이용객은 대형마트를 찾은 40~60대 주부들로, 먹거리를 사러 하나로마트를 방문했다가 생활필수품까지 보고 가도록 이끈다.

3차 목표는 다른 대형마트, 농협의 다른 지점 등 여러 채널로 ‘판로 확대’를 지원하는 것이다. 신 부장은 “공감마켓정을 사회적경제 기업 제품을 소개하는 하나의 전시장으로 운영해 소비자들이 각 브랜드를 보다 가까이에서 접하고, 직접 경험해 입소문까지 내게끔 하고 싶다”며 “온라인이나 다른 경로를 통해 제품을 만나더라도 ‘이거 창동 농협에 있던 건데’라고 친숙해 하시기를 바란다”고 이야기했다.

공감마켓정의 주요 이용층은 대형마트를 찾은 40~60대 주부들이다. 앞치마나 에코백 등 패브릭 제품과 친환경 EM세제, 공정무역 커피 등이 인기 상품이고, 재구매율도 높은 편이다. 신 부장은 “일단 매장에 갖다 놓은 제품은 판매가 안 될 것 같아도 소비자의 선택을 받는다”면서 “다만 경쟁력을 갖춰 더 많이 팔 수 있는 전략에 대한 고민은 함께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감마켓정을 통해 바라는 건 사회적경제 기업 제품을 최대한 많이 소개하는 것이죠. 입점을 요청한 몇 기업에서 ‘우리는 제품 수도 별로 없고, 오프라인 매장에 신경 쓸 여력이 없다’고 난색을 표하기도 하는데, 제품이 단 1개여도 가능하거든요. 입점 초기 약간의 시간과 비용만 투자하고 나면, 그 이후에는 품이 들지 않아요. 택배로 물건만 보내주시면 저희가 상품 진열부터 판매, 분석, 홍보까지 지원해드리니 언제든 입점을 신청해 주세요.”

사진. 이우기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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