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정상’ 유난희의 선택 “이번엔 매출 아니다...1호 쇼핑호스트로 사회적 책임감”
‘23년 정상’ 유난희의 선택 “이번엔 매출 아니다...1호 쇼핑호스트로 사회적 책임감”
  • 양승희 기자
  • 승인 2018.10.04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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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홈쇼핑 업계 ‘억대 연봉’ 닉네임에 ‘가치’를 담는다
모든 제품 직접 체험하고 판매…좋은 뜻에 제품력도 뛰어나면 ‘플러스알파’
쇼핑호스트 유난희를 서울 상암동 SK스토아 본사에서 만났다.
쇼핑호스트 유난희를 서울 상암동 SK스토아 본사에서 만났다.

‘국내 1호’ ‘억대 연봉’ ‘팬클럽 있는 스타’ ‘이름이 곧 브랜드’ ‘완판 기록’…. 유명 쇼핑호스트 유난희(53)를 설명하는 화려한 수식어는 한두 개로 끝나지 않는다. 홈쇼핑 업계에서는 그가 어느 방송사를 선택하느냐, 어떤 제품을 소개하느냐에 따라 매출 그래프의 방향이 결정될 정도로 막강한 영향력을 자랑하고 있다.

1995년 쇼핑호스트로 첫 발을 내디딘 유난희는 23년간 업계 최고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사실 그가 국내 1호 쇼핑호스트가 된 계기는 아나운서 시험에 수차례 낙방하면서다. 20대에 8년간 지상파 아나운서를 준비하며 무려 22번이나 떨어진 뒤 케이블TV 아나운서를 하다가 후발주자로 홈쇼핑 채널이 생기면서 ‘39쇼핑’의 1기 쇼핑호스트로 선발된 것이다.

“쇼핑호스트가 정확히 어떤 일을 하는지도 몰랐다”는 유난희는 보고 배울 선배도, 롤모델도 없어 미국 홈쇼핑 방송을 틀어놓고 따라하면서 혼자 연습을 했다. 솔직한 상품 소개와 스토리 중심의 정보 전달 등 다른 쇼핑호스트와 차별화한 진행을 무기로 삼아 시청자들의 주목을 받게 된다. 이후 ‘유난희가 파는 제품은 믿고 산다’는 평을 들을 만큼 소비자에게 신뢰를 얻은 그는 단기간에 수십억 매출을 올렸고, 연 평균 매출 2000억 이상을 달성하기도 했다.

스타 쇼핑호스트, ‘유난희의 굿즈’ 이름 걸고 가치 있는 일에 동참

유난희는 "좋은 소비란 무조건 싸다고 좋은 게 아니라 나에게 '가치' 있는 물건을 사는 것"이라며 "홈쇼핑에서 물건을 팔 때 가치를 전해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이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유난희는 "좋은 소비란 무조건 싸다고 이득이 되는 게 아니라 나에게 '가치' 있는 물건을 사는 것"이라며 "홈쇼핑에서 물건을 팔 때 가치를 전해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이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걸어 다니는 중소기업’이라 불리며 높은 연봉을 받고 1등 자리도 놓치지 않았지만, 유난희는 GS홈쇼핑, CJ오쇼핑 등 대기업과 재계약을 하지 않고 지난해 4월 휴식기에 들어갔다. 그는 “1주일에 10개 넘는 방송을 진행하다 보니 건강에 무리가 왔다”며 “쉬면서 몸을 회복하는 동안 시청자들을 설득할 만한 ‘가치 있는 소비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톱 쇼핑호스트’의 다음 행보에 대한 관심이 쏠리는 시기, 유난희는 어쩌면 의외의 선택을 했다. 올해 T-커머스 ‘SK스토아’와 함께 사회적기업의 제품을 소개하는 프로그램 ‘유난희의 굿즈(GOOD:s)’ 방송의 진행을 맡기로 한 것이다. 여러 홈쇼핑 업체에서 ‘연봉 얼마를 주겠다’ ‘몇 회 방송만 하자’ 등 제안도 받았지만, 그는 고민 없이 SK스토아의 손을 잡았다.

“쉬고 싶어서 휴식을 선택했기 때문에 돈보다는 가치 있는 일에 더 마음이 끌렸어요. SK가 그룹 차원에서 여러 사회적기업들을 돕고 있는데, 홈쇼핑을 통해 판로 확대를 지원한다고 하더라고요. ‘큰 기업도, 유명 제품도, 명품도 아닌데 어떻게 팔면 좋을까’ 내부에서 고민을 하다가 ‘상품의 가치와 기업의 스토리를 설명할 수 있는 쇼핑호스트여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고, 저에게 제안을 해주신 거죠. 제안을 받고 너무 기뻐서 바로 ‘하겠다’고 답했어요.(웃음)” 

사회적기업 모어댄‧동구밭 ‘홈쇼핑’서 소개…“직접 써보니 제품력 훌륭해”

지난 4월 '유난희의 굿즈' 첫 상품으로 소개한 사회적기업 '모어댄'의 '컨티뉴 백팩' 방송 장면.
지난 4월 '유난희의 굿즈' 첫 상품으로 소개한 사회적기업 '모어댄'의 '컨티뉴 백팩' 방송 장면.

‘유난희의 굿즈’는 지난 4~5월 자동차 폐시트 가죽을 활용해 잡화를 만드는 사회적기업 ‘모어댄’의 ‘컨티뉴 백팩’을 판매한 것을 시작으로, 7월에는 발달 장애인들이 친환경 비누 제작에 참여하는 사회적기업 ‘동구밭’의 그릇 세정제를 소개했다. 컨티뉴 백팩은 2차례 방송에서 완판될 만큼 인기가 좋았고, 그릇 세정제는 유난희의 팬들 사이에서 재방송 요구가 빗발쳤다.

그동안 수백 종류의 제품을 팔며 상품을 보는 눈이 남달라졌을 그에게 두 사회적기업의 제품은 어땠냐고 묻자 “무엇보다 제품력이 훌륭하다”고 답했다. 컨티뉴 백팩은 아들이 마음에 든다며 유학길에 메고 갔고, 그릇 세정제는 직접 사용한 후기를 SNS에 올려 추천했다. 유난희는 “사회적기업이 아무리 좋은 뜻을 가지고 사업을 한다고 해도 제품력이 떨어져선 안 된다”며 “제품에 대한 만족을 전제로 사회적으로 가치 있는 일을 한다는 마음까지 준다면, 소비자는 플러스알파를 얻게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두 방송 모두 시청률 1~2위를 기록했지만, 여타 홈쇼핑 방송만큼 매출이 폭발적이지는 않았다. 유난희는 “방송에서 당장 많은 매출이 발생하지 않더라도 나눔에 관심 있는 분들이 하나둘씩 관심을 가져서 제품이 알려지고 기업을 키우는 게 우리 방송의 목표다”라고 밝혔다. 실제 그릇 세정제 방송 이후에는 중국에서 사업하는 지인이 제품에 대해 물어와 그가 동구밭에 중국 진출을 제안하기도 했다. 방송도 중요하지만 그 이후의 파급력을 더 기대하는 이유다. 

홈쇼핑 업계와 함께 성장한 1호 쇼핑호스트 “사회적 책임감 느껴”

쇼핑호스트 유난희를 서울 상암동 SK스토아 본사에서 만났다.
사회적기업 '비타민 엔젤스'의 홍삼을 판매하기 위해 유난희는 2달 전부터 직접 제품을 먹고 테스트했다.

지난달 11일, 18일, 20일에는 결식아동, 미혼모 등을 돕는 사회적기업 ‘비타민 엔젤스’의 ‘메가홍삼 25’ 판매 방송이 세 차례에 걸쳐 전파를 탔다. 20만원 대라는 높은 가격 탓에 앞선 두 제품에 비해 판매율은 낮았지만, 유난희는 “방송을 통해 업체가 성장해나가는 점이 분명히 있다”고 이야기했다.

유난희는 자신이 파는 제품은 직접 써보고 솔직한 평을 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의 집에는 늘 같은 물건이 2개씩 배달되는데 1개는 업체에서 써보라고 준 것, 다른 1개는 물건의 배송 상태를 보기 위해 스스로 주문한 것이다. “많이 파는 만큼 많이 사기도 한다”는 그는 몇 해 전부터 쓰지 않은 물건을 모아 바자회를 열어 수익금으로 어려운 청소년을 돕기도 했다.

쇼핑호스트로서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일까. 유난희는 “1세대 선배이기도 하고 이제는 후배가 수백 명이라 그들의 ‘본보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며 “특히 요즘 들어서는 말 한 마디, 한 마디의 무게가 점점 무겁게 다가온다”고 털어놨다.

“물론 쇼핑호스트니까 물건을 잘 팔면 기분이 좋지만, 이제는 많이 팔리지 않아도 괜찮아요. 좋은 제품을 소개할 때는 분명 제 나름의 자부심이 있거든요.(웃음) 매출을 올리기 위해 억지로 과장하거나 무조건 좋다고 말하는 건 저 자신한테 부끄럽게 느껴져요. 1호 쇼핑호스트로서 홈쇼핑과 함께 성장해왔으니, 저 역시 업계만큼 책임감을 가지고 가치 있는 일로 우리 사회에 기여하고 싶어요.”

사진제공. SK스토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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