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는 그들을 강하게 만들었다. (The union made them strong. 사진 출처: Bettmann/Getty Images)

블룸버그(Bloomberg) 통신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노조의 쇠퇴가 미국 근로자들의 임금인상을 억제하는 기제로 작동하고 있다는 조 노체라(Joe Nocera, 포춘지 전 이사, 뉴욕타임즈 칼럼니스트)의 주장을 게재했다. 기업들이 임금 인상에 주저하는데, 그나마 임금 인상 협상을 할 수 있었던 노조마저 쇠락하면서 빚어진 결과라는 것이다.

그는 프린스턴 경제학자 인 앨런 크루거(Alan Krueger)가 일주일 전 캔자스 시티 연방준비은행의 잭슨 홀 컨퍼런스에서 발언한 내용을 우선 주목했다. 경제학자들은 3.9% 수준으로 낮아진 실업률을 고려할 때 기업들이 임금을 올려 고용을 창출할 것이라고 봤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고 크루거는 지적했다.

쿠르거는 ‘낮은 실업률에는 임금이 오른다’는 기존 경제 법칙이 맞지 않는 상황을 다른 요인에서 찾았다. 그것은 아마존이나 애플사 같은 거대 기업의 독점력이 강화했다는 점이다. 기업들은 그 고용 독점권을 이용해 실제 공급 수요 역학이 존재했을 때보다 근로자들에게 더 적은 임금을 지불했다고 크루거는 주장했다.

크루거는 오바마 대통령 시절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인물이다. 그는 임금은 고도로 집중된 노동시장에서 더 낮고, 고용주간가 결속할수록 과외 근무를 증가한다는 연구를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크루거는 어느 미국 경제에도 독점은 항상 존재해 왔다고 하면서 달라진 것은 임금을 낮게 유지하려는 기업 경영진의 요구에 저항하는 근로자들의 능력이라고 지적했다. 크루거의 주장은 고용자들이 회사로부터 임금인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지렛대를 뺏겼다는 것이다.

조 노체라는 티모시 노아(Timothy Noah)의 주장도 인용했다. 티모시 노아는 2012년에 펴낸 ‘대 분기(The Great Divergence)’에서 1944년과 1977년 사이에 미국에서 각 개인의 수입이 가장 덜 불평등했다고 썼는데, 이때가 노조의 황금기였다고 평가했다. 철강노동자, 자동차회사, 제조업종 종사자들은 넉넉한 연금과 혜택으로 좋은 중산층을 만들었다. 그들은 정기적으로 봉급이 인상됐는데, 주된 이유는 근로들이 단결한 결과라는 것이다.

조 노체라는 “집단적인 협상이 고용주의 독점 권력에 효과적인 평형추였다”고 말한 크루거의 평가를 인용했다. 크루거에 따르면, 1980년에는 노동력의 4분의 1이 노조에 속해 있었다. 그러나 이듬해 로널드 레이건이 파업에 들어간 1만1359명의 항공 교통 관제사를 해고했다. 그 과정에서 기업, 정부, 법원이 노조의 권력을 대부분 빼앗아 가고, 정부 규정과 대법원 판결로 인해 근로자들이 노조에 가입하기가 어려워진 반면 노조 조직원들을 해고하는 것이 더 쉬워졌다. 

미국의 전국노조 가입률은 10.7%로 낮아졌다고 조 노체라는 적시했다. 공공부문 노조를 빼면 6.5% 수준이고, 앞으로 계속 내려간다는 전망도 내놨다. 그는 대법원의 판결들도 한 이유로 작용한다고 주장했다. 일례로 모든 노동자들에게 잠재적으로 더 높은 임금을 받을 수 있는 단체 교섭의 협상력을 줄이기 위해 비회원들로부터의 조합비를 징수하는 것을 금지한 판결이다. 근로자들에게 집단소송을 제기할 수 있게 한 대신 고용주들에게는 중재를 강요하기 위한 협상을 할 수 있게 한 판결 역시 근로자의 노조 가입을 위축하는 요소라고 봤다.

조 노체라는 본인이 노조 쇠퇴를 우려하는 이유에 대해 “소득 불평등을 확대하는 데 어떻게 기여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크루거가 쓴 것처럼 나는 지난 수십 년 동안 수요 독점력의 증가와 노동자 교섭력의 감소의 주된 효과는 근로자에게 가는 파이의 조각을 줄이고 고용주에게 가는 파이를 증가시키는 것이라고 주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 노체라는 “임금 인상 속도를 높여서 소득 불평등을 줄이기 위한 가장 확실한 길은 현재의 반노조 추세를 반전시켜 노동자들의 노조 가입을 더 쉽게 하는 것”이라며 “그것이 그들이 필요로 하는 지렛대”라고 재차 강조했다.

 

기사원문: https://www.bloomberg.com/view/articles/2018-08-31/weakened-unions-explain-stagnant-w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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