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제조업 30% 봉제노동자, 동료·지역사회와 뭉치자”
“서울 제조업 30% 봉제노동자, 동료·지역사회와 뭉치자”
  • 박유진 객원 기자
  • 승인 2018.09.14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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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7일 노동조합 창립 예정...상부상조 위한 공제회 논의도

2016년 기준 서울시 제조업 종사자 약 28만 명 중 의복 제조업체 종사자는 약 9만 명으로, 최대 비중인 32.2%를 차지한다. 서울의 핵심 제조업이지만, 노동자들은 대부분 작은 사업장에 흩어져 장시간 저임금을 받으며 일하기 때문에 각종 정책 지원에서 소외되기 쉽고 목소리를 내기 어렵다.

봉제정책토론회는 서울지역 6대 도심제조업 중 하나인 봉제산업 당사자들과 함께 서울시, 마을공동체, 노동시민사회, 사회적경제 주체 등이 상생협력기반을 만들기 위한 공론의 장으로 마련됐다.
봉제정책토론회는 서울지역 6대 도심제조업 중 하나인 봉제산업 당사자들과 함께 서울시, 마을공동체, 노동시민사회, 사회적경제 주체 등이 상생협력기반을 만들기 위한 공론의 장으로 마련됐다.

지난 8월 29일 서울시의원회관 별관에서 ‘2018 봉제공동사업단’이 주최한 ‘9만 서울 봉제인, 노동조합 창립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봉제 산업 관계자들은 봉제 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지역사회와 협력하고 노동자들의 권익 향상을 위해 노동조합(노조)을 설립해야 할 필요성에 공감했다. 2018 봉제공동사업단에는 서울동부비정규직센터, 성북구노동권익센터, 구로구근로자복지센터, 우리동네노동권찾기모임, 노동자마을카페봄봄, 일과건강, 전태일재단, 서울노동권익센터,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이 참여한다. 서울연구원의 김묵한 박사는 “봉제산업은 노동집약적이므로 공동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져야 하고, 판로 지원·교육·공공 인프라 구축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도심 제조업의 핵심 ‘봉제 산업’, 민관 거버넌스 필요하다

김일영 위즐 대표는 "인력은 있지만 공간이 없는 경우도 많다"며 "공동작업장, 쉼터 등 스마트앵커류의 시설을 설치·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일영 위즐 대표는 "인력은 있지만 공간이 없는 경우도 많다"며 "공동작업장, 쉼터 등 스마트앵커류의 시설을 설치·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심 제조업은 지역 자원과 마을 공동체를 활용해 일자리 창출·도시재생에 기여한다. 이날 발제한 지역공동체 경제·생활 플랫폼 ‘위즐’ 김일영 대표는 “지방 정부를 포함한 지역 사회가 도심 제조업 관련 혁신 사업을 전개해야 한다”며 “특히 서울 도심제조업의 최대 규모를 점유하는 봉제 산업의 민관 거버넌스 경험은 선도적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민관 거버넌스에 필요한 4가지로 ①노동의 혁신 ②지역의 혁신 ③행정의 혁신 ④거버넌스 혁신을 꼽았다.

①노동의 혁신
“봉제 노동 환경을 개선하려면 노동 운동이 필요한데, 이는 기존에 이뤄졌던 큰 사업장 중심의 노조 활동에서 벗어나 대부분 영세업체에서 일하는 봉제 노동자들을 아우를 수 있어야 한다.”
②지역의 혁신
“쇠퇴 지역을 상권으로만 개발하면 젠트리피케이션 문제가 생긴다”며 “마을 공동체와 지역 제조업이 힘을 합쳐 지속가능한 지역경제 생태계를 형성해야 한다.”
③행정의 혁신
“정부는 성과를 바로 보일 수 있는 밀집된 시장뿐만 아니라 영세 사업이나 취약업체를 대상으로 한 지원 정책도 수립해야 한다” 
④거버넌스 혁신
"민관 협치가 중요하며 이를 위한 제도를 구축하고 실현하는 행정조직에게는 인센티브를 줘야한다."

김 대표는 “봉제 노조와 공제회가 활발히 활동하는 동시에 정부가 산업지원정책을 추진한다면 노동, 일자리, 산업 분야에서 새로운 정책 지평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동조합 넘어 상부상조 위한 공제회까지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 김학진 정책국장은 "올해 11월 27일 서울지역 봉제인 노동조합을 창립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봉제 사업장은 대부분 영세하고 사용자와 노동자의 지위가 명확히 나눠져 있지 않다. 또한 노동자들이 한 사업장에 정착하는 게 아니라 여러 사업장을 전전하며 일하며, 4대 보험이나 정책 지원 등 법 제도로부터 소외돼있기 때문에 여럿이 뭉쳐 목소리를 내기 어렵다.

이 날 발제한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 김학진 정책국장은 “9만 명의 봉제 산업 종사자 중 88.9%가 10인 미만 사업장에서 일하며 열악한 노동 환경에 놓여있다”며 “이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단결체로 기존과는 다른 형태의 노조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국장은 또한 “조합원의 상호부조를 실현하기 위해 봉제노조 안에 봉제 공제회를 꾸리는 모델을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봉제사업자들도 자리에 참석해 미조직 노동자들이 뭉쳐야 한다는 데 공감하는 목소리를 냈다.
이날 봉제사업자들도 자리에 참석해 미조직 노동자들이 뭉쳐야 한다는 데 공감하는 목소리를 냈다.

토론회 좌장을 맡은 이원보 서울시 명예시장은 “노동조합에는 정치적, 공제적, 경제적 기능이 있는데 우리나라 노동조합에는 상부상조 형태의 공제적 기능이 부족하다”며 공제회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봉제인 조직을 확대하는데 공제회가 필요조건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토론에 참여한 김대훈 아이쿱협동조합지원센터장은 “이미 유럽 등 외국에서는 노동조합에서 공제회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며 “이는 노동조합이 실질적으로 노동자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사진. 전석병 (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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