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다. 협동조합도 마찬가지이다. 협동조합이 오랫동안 잘 성장하기 위해서는 그 설립 과정이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이 모든 과정을 조합원들 스스로 해결하기는 쉽지 않다. 그런 그들을 도와주는 이가 있다. 이른바 컨설턴트. 흔히 대기업만 컨설팅을 받는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협동조합을 시작하려는 사람도, 협동조합을 운영하는 사람도 더 잘하기 위해 코칭이 필요하다면 컨설팅을 받아야 한다. 최정환 컨설턴트는 협동조합의 어려움을 긁어주는 협동조합 전문가다. 그는 2011년 소상공인 협동조합 컨설팅을 시작으로 현재 서울시 협동조합 지원센터에서 밀착 지원 코칭 프로그램과 경영 활성화 코칭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다양한 협동조합을 지원하고 있다. 그런 그를 만나 협동조합 컨설턴트란 어떤 직업인지에 대해 더 자세히 들어보았다. 


최정환 협동조합 컨설턴트 (사진. 정은아 청년기자)

Q. 협동조합 컨설턴트는 어떤 직업인가
A. 협동조합의 설립을 돕고 설립이 된 이후에도 잘 성장할 수 있도록 그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교육하는 일을 하는 직업이다. 협동조합의 길잡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Q. 협동조합 컨설턴트는 일반 컨설팅사와 어떤 차이점이 있나
A. 일반 기업의 ‘컨설턴트’는 조직이 구성되고 난 후에 그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전략을 제시하는 역할인 반면 ‘협동조합 컨설턴트’는 설립할 때부터 시작해 설립 후 과정에서도 전략을 구성하고 제공하는 역할이다. 협종조합은 1조합원 1의사결정자라는 점에서 설립초기부터 조직에 대한 이해가 정확해야 한다. 설립과정에 대한 컨설팅이 중요한 이유다.

Q. 협동조합 설립단계에서 컨설팅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는데 그 단계에서는 어떤 전략을 사용하는가
A. 협동조합을 설립하고자 할 때 가장 중요한 건 왜 협동조합을 설립하고자 하는지 파악하는 것이다. 협동조합의 본질이 되고 원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이 단계에서 정체성이 제대로 확립되지 않는 협동조합은 설립한 후에도 계속 흔들릴 수  밖에 없다.

Q. 서울시 협동조합 지원센터에서 밀착 지원 코칭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프로그램에 대해 간단한 설명을 한다면
A. 밀착 지원 프로그램은 총 6회로 구성이 되어 있고 각 협동조합마다 코칭의 내용은 조금씩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협동조합 설립 과정의 목적, 그리고 협동조합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 그리고 설립의 실무적 방법에 대한 단계별 전략을 제공하고 있다. 

Q. 협동조합 컨설턴트로 일하며 어려운 점이 있다면
A. 모든 협동조합이 이러한 프로그램에 맞춰 성장해나가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협동조합의 조합원들이 본업과 협동조합의 일을 병행하고 있기 때문에 협동조합의 일이 후순위로 밀리면서 협동조합이 더이상 성장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이러한 과정에서 컨설턴트에게 과하게 의존하거나 포기해버리는 사례도 있다. 하지만 협동조합 컨설턴트의 궁극적 존재 이유는 협동조합이 스스로 성장해나갈 수 있는 길을 알려주는 것이다. 이들을 의존적으로 만들기 보단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Q. 그동안 컨설턴트로 일을 하면서 기억에 남는 협동조합이 있다면
A. 모든 조합원들이 한평생 의류 봉제 사업에만 종사했던 ‘의류 봉제 협동조합’이었는데 그러다 보니 컴퓨터를 다루는 실무적 과정들을 따라오지 못했었다. 심지어는 자신들의 실무적인 일을 내가 해주기를 바랐다. 하지만 나는 단호하게 그 제안을 거절하고 그러한 능력도 갖추지 못한 협동조합이라면 경쟁력이 너무 부족하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협동조합 설립을 포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그들은 다음 코칭 시간에 놀랍게도 워드를 작성해왔다. 그 모습에 굉장히 감동을 받아서 아직까지도 기억에 남는다.

Q. 최근 맡고 있는 협동조합에 대한 간단한 소개 해달라
A. ‘청지트(청년 지갑 트레이닝)’라는 협동조합인데 조합원들 모두 열의가 넘치고 진정성이 있는 협동조합이라 매우 기대된다. 또 종종 강원도의 협동조합에도 코칭을 나가고 있다. 강원도에 있는 협동조합 코칭을 하러 가려면 꼭두새벽에 일어나 밤 늦게까지 그 협동조합 하나를 위해서만 온종일 이동하고 강의해야한다. 하지만 강원도의 협동조합들은 서울에서 경험할 수 없었던 독특한 사업 모델을 기반으로 운영이 되기 때문에 몸이 힘들더라도 포기할 수 없다. 얼마 전에는 식용 곤충을 가공해 판매하는 협동조합을 맡았는데 마침 서울에서는 해충을 방역하는 협동조합을 코칭하고 있어 두 조합을 동시에 맡은 것이 흥미로웠다.

Q. 협동조합 컨설턴트를 꿈꾸는 청년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 
A. 협동조합 컨설턴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공감’이라고 생각한다. 컨설턴트로서 기본적인 실무 지식, 전문성을 갖추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조합원들의 눈높이에서 그들의 삶을 진정으로 이해하고 공감하지 못하면 껍데기 뿐인 코칭이 된다. 따라서 그들이 왜 협동조합을 필요로 하는지, 어떤 환경에 처해있는지 파악하고 진심을 다해야 조합원들도 컨설턴트를 믿고 따를 수 있다. 

 

최정환 컨설턴트는 세종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 FCMBA (프랜차이즈 경영학 석사)를 수료하고 성공회대학교 사회적 경제 AMP 과정을 수료했다.
2016년에는 소상공인시장 진흥공단 이사장상 표창장을 수여하기도 했다. 가맹거래사, 유통관리사, 공인중개사, 식육처리기능사, 경매사 등 다양한 국가 공인 자격도 가지고 있다. 

 

저작권자 © 이로운넷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