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사회서비스 혁신펀드를 운용할 때 상대적으로 수익률에 덜 민감한 ‘목적성 펀드’로 운영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25일 보건복지부(장관 조규홍)와 중앙사회서비스원(원장 조상미)이 개최한 ‘사회서비스 분야 사회적경제 육성·지원사업 전문가 정책 포럼’에서 이은애 사단법인 씨즈 이사장은 “농림축산식품부가 농업정책보험금융원에 위탁해 농식품모태펀드를 운용하는 것처럼, 사회서비스 혁신펀드 운용 시에도 중앙사회서비스원의 기능을 확대해 투자부터 융자, 보증까지 유연한 자금 운용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25일 서울 중구에서 열린 '2022 사회서비스 분야 사회적경제 육성·지원사업 전문가 정책 포럼' 현장.
25일 서울 중구에서 열린 '2022 사회서비스 분야 사회적경제 육성·지원사업 전문가 정책 포럼' 현장.

사회서비스 혁신펀드는 국정과제 44번인 ‘사회서비스 혁신을 통한 복지·돌봄서비스 고도화’를 바탕으로 내년 복지부 예산안에 들어있는 내용이다. 예산안에는 사회서비스 혁신펀드 조성, 신규 생활서비스 개발·보급 등 사회서비스 혁신에 관한 항목을 담아 사회서비스 활성화에 관한 예산이 지난해 246억원에서 614억원으로 2배 이상 늘었다.

이 이사장은 사회서비스 혁신펀드가 사회적기업 모태펀드와는 다른 방식으로 운용돼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그는 “사회적기업 모태펀드는 고용노동부가 출자해, 한국벤처투자를 통해 운용사를 찾아내는 방식으로 운용 중이라, 60%만 사회적기업이라는 고유 정체성을 가진 기업에 투자하고, 나머지 40%는 펀드 운용사의 투자 수익률을 맞추는 방식으로 운영된다는 맹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회서비스 혁신펀드 운용의 경우 이렇게 한국벤처투자를 통하기보다는, 중앙사회서비스의 역할을 강화해 자금 전부가 적극적으로 사회서비스 공급 주체들의 사회적 가치 창출 유인에 쓰일 수 있도록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전했다. 지역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자조기금 등과도 연동해야 한다고도 덧붙여 말했다.

이 이사장은 이어 시범사업이 끝나고 후속 사업이 설계될 때, 사회서비스 공급인력 전형성을 깨트리는 노력이 수반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돌봄서비스 제공자 남녀 성비 불균형이 심하다는 점, 기술 연계가 잘 되고 있지 않은 점을 짚었다. 이 이사장은 “2017년 기준 요양보호사 중 여성이 95%를 차지하고 있다”며 “남성의 참여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청년 중심으로 웰테크(well-tech), 고령 맞춤 기술(aging-tech) 등 기술을 가진 곳과 서비스 제공기업이 연결될 수 있는 구조로 사업화를 지원해 나가야 한다”고 전했다.

이날 오후 페럼타워 페럼홀에서 열린 행사는 ‘사회서비스, 연결의 힘을 통한 혁신’을 주제로 진행됐다. 사회서비스분야 사회적경제 육성·지원사업 시범사업 성과에 따른 정책적 함의를 도출하고 지속가능한 사회서비스 생태계 조성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공론의 장으로 마련됐다.

기조 발제를 맡은 김의영 서울대학교 김의영 교수는 “아래로부터의 사회적 자본이 발달해야 사회서비스 생태계가 발전할 수 있다”며 “역사적으로 교육·경제 수준이 높은 곳이 아니라, 시민 공동체가 자리 잡은 곳, 시민사회 수준이 높은 곳에서 지방자치 제도와 함께 사회서비스가 발달했다”며 협력적 거버넌스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서 시범사업에 참여한 마포구사회적경제통합지원센터의 홍진주 전 센터장(현 마포구고용복지지원센터장)이 서울 마포구의 ‘통합적 주거환경 개선 서비스 사례’를 발표했고, 사단법인 한국협동조합연구소의 한근진 팀장이 세종시의 ‘지역 내 교육·돌봄 공동체 활성화 사례’를 발표했다.

2부 지정토론에서는 정선희 사회적협동조합 카페오아시아 이사장을 좌장으로 ▲오단이 강남대학교 교수 ▲서종식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본부장 ▲이형배 마을과자치 협동조합 이사장 ▲이대영 중앙사회서비스원 부장 등 4명의 학계·현장 전문가 패널이 사회적경제조직의 사회서비스 분야 진출 확대 방안, 사회적가치 평가체계 마련 필요성 등을 논의했다.

사회서비스 분야 사회적경제 육성·지원사업 전문가 정책 포럼 종합토론 현장./사진=중앙사회서비스원
사회서비스 분야 사회적경제 육성·지원사업 전문가 정책 포럼 종합토론 현장./사진=중앙사회서비스원

김혜진 보건복지부 사회서비스정책관은 “오늘 정책 포럼에서 논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현장과 계속 대화하고 소통하며 청취한 의견을, 사회서비스 혁신을 통한 복지 돌봄 서비스 고도화 정책에 적극적으로 반영하겠다”고 전했다.

조상미 중앙사회서비스원 원장은 “중앙사회서비스원은 신 사회서비스 생태계를 구축하고 사회서비스 혁신을 선도하는 중추기관으로서, 사회서비스 진흥을 통해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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