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는 사회적경제기업의 혁신성장과 생태계 조성을 위해 ‘사회적경제 혁신성장사업’을 진행 중이다. 기술 혁신을 통한 지역사회 문제 해결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사업 종료를 앞둔 사회적경제혁신성장사업이 어떤 성과를 냈고, 사회에 얼마나 가치있는 역할을 하고 있는지 들어봤다.

연간 폐플라스틱 중 장난감의 비중은 약 30%. 무게 단위로는 240만톤으로, 연간 음식물 쓰레기 발생량이 500만톤임을 고려했을 때 그 양은 방대한 편이다. 고장 난 장난감은 고치는 시간도 길어서 수리되기보다는 버려지는 일이 더 잦다. 아이가 어릴수록 장난감도 자주 바뀌므로 배출량은 많을 수밖에 없다.

국내 폐플라스틱은 재활용률이 낮아 매립이나 불법 방치로 이어지고 있어 더 문제다. 장난감은 복합물질로 구성돼 재활용이 어렵다. 소각하면 메탄가스 등 유해 물질을 뿜고, 매립하면 미세플라스틱 등 오염물질을 발생시키므로,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버려지는 장난감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수거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데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코끼리공장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장난감 수리 및 환경소독 사업을 수행하는 사회적기업이다. 2020~2021년 2년간 사회적경제혁신성장 R&D 사업을 수행했다. 이채진 코끼리공장 대표는 “고장 난 장난감 수리가 현실적으로 불가해 버려지며 발생하는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느끼며 장난감 수리와 순환의 필요성을 크게 느꼈다”고 사업 시작 계기를 밝혔다.

장난감 플라스틱의 원료화 과정을 설명하는 이채진 대표.
장난감 플라스틱의 원료화 과정을 설명하는 이채진 대표.

2년간 폐플라스틱 재생원료화 기술 개발

코끼리공장은 사회적경제혁신성장 사업을 수행하며 버려지는 장난감 플라스틱을 고부가가치 자원으로 탈바꿈시키는 데 주력했다. 재생 플라스틱을 활용한 고효율 IoT 조명 개발 연구를 통해서다. 폐플라스틱을 분리·분해하고, 소재를 가공해 조명기구의 부품 중 하나인 방열판을 만드는 방식이었다.

이 과정에서 코끼리공장은 ‘㈜네모엘텍’과 협업했다. 방열판을 실제 조명기구에 적용하는 단계에서다. 네모엘텍은 실내 LED 조명 제조 기업이다. 청색광 필터링을 통해 파장 조절로 빛의 세기를 줄이지 않으면서 자연광 형태의 파장으로 조절하는 기술을 갖고 있다.

코끼리공장은 먼저 80회에 거쳐, 총 1000kg 이상의 장난감을 지자체 및 지역 가정으로부터 기부받았다. 이중 재사용이 어려운 장난감을 원료화해, 열전도가 높은 플라스틱 원료로 개발했다.

약 2년간의 연구 기간, 코끼리공장은 ▲폐기물재생처리업 등록 ▲재생소재 가공, 생산, 연구 설비 구축 ▲재생소재 파쇄 및 테스트 설비 구축 등을 통해 폐플라스틱 소재 개발 시스템을 구축하는 성과를 이룰 수 있었다. 이로써 환경오염 문제를 해결하고, 장난감 플라스틱이 고부가가치 자원순환이 될 수 있도록 ①장난감 폐플라스틱 자원순환 체계수립, ②장난감 플라스틱 자원 소재화 개발을 주축으로 사업을 수행하며, 장난감 플라스틱의 재자원화라는 생태계를 육성했다.

또, 현대차그룹의 지원으로 경기도 안양시에 사회적협동조합 ‘그린무브 공작소'를 개소했다. 그린무브 공작소는 지역 내 아동센터, 보육원 등을 대상으로 폐플라스틱 장난감 수거하고, 부품을 활용해 업사이클링 제품을 개발하여 기부 및 재판매 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코끼리공장은 지난 2020년 5억원, 2022년 3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그린무브 공작소 내부.
그린무브 공작소 내부.

개발한 기술로 지역 사회공헌하고 일자리 창출도

코끼리공장이 네모엘텍과 협력해 만든 완제품은 유해 청색광(블루라이트)을 차단한 조명기기다. 우리 눈이 청색광에 장시간 노출될 경우, 망막세포를 변형시켜 시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코끼리공장은 사회공헌 차원에서 지역 취약계층을 위해 해당 조명기기를 설치했다. 유해 청색광을 차단한 조명을 달아 취약계층의 주거환경을 개선하려는 목적에서다. 저소득·다문화 30가구에 있는 60개 조명을 교체하고, 취약아동 지원센터 10개 기관 50개 조명을 교체해 취약 복지시설 생활안전 개선에 기여했다.

또한, 노인 일자리를 창출하며 일자리창출형의 사회공헌활동에 이바지했다. 만 65세 이상의 시니어들을 모집하며, ㈜코끼리공장의 새활용연구소에서 ‘수거→분류→세척 및 건조→분쇄→사출→업사이클 제품제작’까지의 과정을 수행하는 환경분야 노인 일자리를 창출한 것이다. 코끼리공장 측은 “새활용사업은 노인들에게 큰 노동력이 필요하지 않으며, 노인들이 탄소중립에 앞장서는 자원순환 업무로 참여하여 노인들의 자긍심을 높일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울산에서 수행한 노인 일자리 모델을 기반으로 부산지역에서도 올해 11월 중에 100평 정도 되는 공실 상가를 지원받아 380여명의 노인 일자리를 창출시키고자 한다.

이 대표는 “이번 사업을 통해 기술개발의 필요성과 추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됐으며, 회사가 추구하는 사회적 가치를 전국적으로 확산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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