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부가 지원하는 지역창업과 ‘로컬크리에이터’부터 지역에서 나고 자란 농산물을 의미하는 ‘로컬푸드’까지. 최근 국내에서 ‘로컬’을 단 키워드가 떠오르고 있다. 기술 발전으로 국경을 구분하는 것조차 그 의미가 사라지는 시대인데도 많은 사람이 다시 로컬을 찾기 시작한다.

이달 11일 서울 성수동 데어바타테 에서 열린 아보카도 로컬 브랜드 토크 세미나 '브랜드 메이크 로컬 2022(Brands Make Local 2022)'에서 지역 콘텐츠를 브랜드로 만들기 위한 전략을 논의했다. 이날 행사는 로컬 브랜드 개발 플랫폼 '아보카도'와 로컬 스타트업 '비로컬'이 함께 ‘브랜드로 만드는 지속가능한 로컬’을 주제로 진행됐다.

행사는 국내 로컬 브랜드 관계자, 브랜드 전문가들과 함께하는 3개의 브랜드 세션과 패널 토크로 구성됐다. 이번 브랜드 세션에는 로컬 브랜드 전문 멘토 아보카도팀 한재호 팀장을 비롯해, ‘팬을 만드는 마케팅’ 저자 문영호 YC Ground CBO, 뉴욕 국제 사이더 품평회 4관왕 이대로 댄싱사이더 컴퍼니 대표가 연사로 참여했다.

11월 11일 열린 Brands Make Local 2022 행사./제공=더워터멜론
11월 11일 열린 Brands Make Local 2022 행사./제공=더워터멜론

매출 1위 요건은 최고 품질? 관건은 ‘매력’...’찐팬’ 만들어라

이날 문영호 CBO는 “브랜드가 성공하려면 신뢰를 얻기 위한 ‘전문성’, 사랑을 받기 위한 ‘정감성’, 존중을 얻기 위한 ‘공감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도서 ‘팬을 만드는 마케팅’ 저자다.

문 CBO는 고객의 선택을 받는 열쇠는 어쩌면 품질보다 매력일 가능성을 제시했다. 그는 “‘좋은 제품·서비스를 제공하자’라고 생각하기보다, ‘어떻게 하면 선택받을까’ 하고 접근하는 게 마케팅 측면에서 더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가장 좋은 제품이 선택받는 게 아니라, 가장 매력적인 제품이 선택받는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매력=디자인+스토리”라는 공식을 제시했다. 그는 “‘소비자들은 아름다운 것을 보고 제품의 신용과 신뢰를 연결한다’는 말이 있다”고 부연했다.

문영호 YC Ground CBO./제공=더워터멜론
문영호 YC Ground CBO./제공=더워터멜론

브랜드에 이런 매력을 느끼고 충성심을 표하는 ‘팬’의 필요성에 대한 논의도 있었다. 한재호 팀장은 ‘로컬 팬’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처음부터 넓은 시장에 들어가면 어떠한 성과도 못 낼 가능성이 크지만, 겨냥하는 시장을 좁히면 적어도 0은 아닐 것”이라며 “좁혀야 기회가 있고, 팬덤은 1명에서 시작한다. 로컬 브랜드라면 우리 동네 사람으로부터 사랑받는 전략을 세우라”고 조언했다.

로컬 브랜드를 만드는 10가지 법칙

매력적인 로컬 브랜드는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 한 팀장은 10가지 법칙을 정리해 소개했다.

①로컬 비즈니스는 브랜드로 시작하라
②로컬 브랜드가 곧 로컬 비즈니스다
③브랜드 네임에 지역 명칭은 필수가 아니다
④스토리에 로컬을 녹여라
⑤로컬 브랜드 하면 생각나는 자신만의 상징요소를 만들어라
⑥가까운 곳에 집중하라. 로컬 팬이 중요하다
⑦절대 잊지 못할 로컬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라
⑧로컬 브랜드의 성장은 구성원과 함께 만든다
⑨로컬 브랜드의 확장은 다시 로컬이다
⑩연대하라, 함께하라

 

한종호 더워터멜론 아보카도팀장./제공=더워터멜론
한종호 더워터멜론 아보카도팀장./제공=더워터멜론

한 팀장은 브랜드의 차별화를 위해 기본적인 것부터 짚어봐야 함을 강조했다. 그는 “사업에 너무 치이다 보니 (닥친 일을 해결하기 급급해) 정작 본인의 사업모델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볼 기회가 없는 대표님들이 많다”며 “내가 뭘 좋아하고, 내가 하고 싶은 브랜드가 무엇이고, 내가 생각하는 좋은 브랜드가 뭔지에 대해 스스로 대답해보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로컬 브랜드라는 이름에 걸맞게 “지역에 국한한 고민을 해봐야 한다”며 “지역의 장점과 약점, 특징, 비전을 생각해보시라”고도 전했다.

그는 이어 스토리에 로컬을 녹이는 건 필수지만, 브랜드 이름에 지역명을 꼭 넣어야 하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한 팀장은 “청송 사과, 안동 소주, 나주 배 같은 건 이미 인터넷에 검색하면 너무 많고, 다름이 없는 수준이 됐다”며 “단순히 지역명을 담는 걸 넘어 그 지역을 자기만의 관점으로 재해석하고 차별화를 통해 스토리에 녹여내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브랜딩 컨설팅을 요청하는 대표들에게 ‘왜 이 브랜드를 시작하게 됐냐’고 물어보면 누구도 같은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없다. 이 자체로 재미있는 스토리 아니냐. ‘나만의 스토리’라는 것 하나만으로도 이미 차별화를 이룰 수 있는 무기가 완성된다”고 부연했다.

내·외적 협력의 중요성에도 주목했다. 한 팀장은 “내부 구성원이 자신이 속한 브랜드를 좋아하는 만큼 외부 고객의 사랑을 받을 수 있다”며 작은 브랜드일수록 동료 한 명 한 명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또, 지속가능한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서는 미디어나 정부 기관 등 외부에서 협력할 수 있는 요소도 만들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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