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열린 공정관광포럼 제10회 월례포럼은 ‘지역을 살리는 고향사랑 기부제’ 3번째 시간으로 마련됐다. 일본 홋카이도 아카이가와무라와 한국 충청남도 공주의 사례를 통해 지역소멸 시대에 어떻게 로컬이 살아남고 활성화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먼저 스도 에리카 가시즈쿠 대표가 ‘고향납세로 증가하는 청년의 지역 이주’를 주제로 발제했다. 스도 대표는 대도시 도쿄에 살다가 6년 전 홋카이도 아카이가와무라로 이주한 청년이다. 현재 지역 제철 농산물을 온라인에서 판매하는 쇼핑몰 ‘가시즈쿠’를 운영하고 있다. 일본 전국에 지역 농산물을 소개하면서 지역과 사람을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1일 열린 공정관광포럼 제10회 월례포럼에서 스도 에리카 가시즈쿠 대표가 아카이가와무라의 특산품을 소개하는 모습./출처=줌 화면 갈무리
1일 열린 공정관광포럼 제10회 월례포럼에서 스도 에리카 가시즈쿠 대표가 아카이가와무라의 특산품을 소개하는 모습./출처=줌 화면 갈무리

아카이가와무라는 삿포로에서 차로 90분 정도 근접한 거리에 있으며, 인구 1000명이 거주하는 작은 마을이다. 바다가 없고 산림이 80% 차지하며, 겨울에는 눈이 2m가 쌓일 만큼 적설량이 높다. 특산품은 눈이 녹으면 모습을 드러내는 아스파라거스로, 지역 모금에 참여한 기부자들에게 답례품으로 제공한다.

아카이가와무라에서는 기부금의 50%가 몰리는 11~12월에 사전 예약을 받아 다음 해 농작물을 얼마나 경작할지 사전에 파악한다. 이렇게 모은 기부금은 지역 내 △초등‧중학교 급식 무상화 및 의료비 △고령자 동절기 제설작업 △신규 귀농자를 위한 지원 등으로 쓰인다.

정부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모은 기금으로 지역 내 주민들이 이용가능한 '무라버스'를 운행한다./출처=줌 화면 갈무리
정부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모은 기금으로 지역 내 주민들이 이용가능한 '무라버스'를 운행한다./출처=줌 화면 갈무리

앞서 정부에서 주도하는 크라우드펀딩에 나선 결과 각지에서 약 289명이 참여해 목표 금액인 500만엔(약 5000만원)을 모았다. 해당 펀딩은 작은 마을에 버스가 계속 운영되는 것을 목표로 했는데, 모금 결과 읍내와 역이 있는 인접 마을로 연결하는 ‘무라버스’가 운행할 수 있게 됐다. 기부자들에게는 지역 특산품과 콜라보한 상품을 주고, 버스 안에 이름을 새겨주는 등 보상을 제공했다.

스도 대표는 “현재 고향납세 기부금은 4억엔(약 40억원)을 넘어섰으며, 이 중에 40%는 매년 다시 기부해주시는 분이 차지한다”며 “1회 기부로 끝나지 않고 꾸준히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기부자들을 초대해 생산 체험을 하게 하고, 주민들이 직접 나서 감사의 편지를 전하는 등 기부자와 생산자의 연결고리를 만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경기도에서 오랜 시간 살던 권오상 공주 청년마을 자유도 및 퍼즐랩 대표가 충남 공주에 자리잡은 이유에 대해 한옥이 계기가 됐다라고 설명했다./출처=줌 화면 갈무리
경기도에서 오랜 시간 살던 권오상 공주 청년마을 자유도 및 퍼즐랩 대표가 충남 공주에 자리잡은 이유에 대해 한옥이 계기가 됐다라고 설명했다./출처=줌 화면 갈무리

권오상 공주 청년마을 자유도 및 퍼즐랩 대표는 ‘한옥 스테이가 로컬 여행의 중심지로’를 주제로 발제했다. 권 대표는 충남 공주 원도심에 비어있는 한옥을 게스트하우스 ‘봉황재’로 리모델링해 지역 여행의 중심으로 탈바꿈했다. 여러 로컬 크리에이터들이 모여 서점, 카페, 와인바 등을 운영 중이며, 지역 내 다른 게스트하우스와 연계해 ‘마을 호텔’로 확장을 꾀하고 있다. 

공주시는 인구 10만의 도시로 정부에서 인구소멸 지역으로 공식 발표한 곳으로, 외부 자원이 들어오지 않는 이상 활성화가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세계문화유산 등 역사 자원이 풍부하고, 구도심이 발전이 안 돼 도보로 여행하기에 좋은 도시다.

권 대표는 2018년 60년 된 오래된 한옥을 매입해 게스트하우스로 바꾸고, 식사‧관광 등 숙박 외 다른 요소는 마을 외 다른 공간과 연계했다. 마을스테이 상표로 등록했고 예비관광벤처, 로컬크리에이터 등으로도 지정됐다.

2018년 시작한 사업은 확장해 2022년 공간, 고용, 방문자, 매출 등 면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출처=줌 화면 갈무리
2018년 시작한 사업은 확장해 2022년 공간, 고용, 방문자, 매출 등 면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출처=줌 화면 갈무리

지난 4년간 활동한 결과 1개였던 공간은 8개로 늘어났고, 지역 신규 채용은 35건이나 이뤄졌으며, 연간 숙박객은 1만명 이상, 매출은 7억원 이상으로 뛰었다. 권 대표는 “실제 방문자들이 지역에서 소비한 비용은 매출의 3배 정도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방소도시, 인구소멸지역 등 전국에 유사한 문제를 가진 지역에 충분히 확산할 만한 모델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공주의 사례와 고향사랑기부제를 어떻게 연결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권 대표는 “우리가 직접 생산하는 물건이 없어서 직접 연결은 어렵겠지만, 지역 내 다른 파트너가 지역성을 가진 특산품을 만들어 우리가 외부 관광객에게 소개해준다면 현장 기부하거나 구매할 수 있고, 집에 돌아가서 그 제품을 다시 구매할 가능성을 열어둘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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