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시민단체는 민주화 이후 양과 질 모든 측면에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사회적경제 등 새로운 형태의 시민 참여활동이 늘어나고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청년들이 운동에 참여하면서 주체들도 확대됐다. 그러나 시민단체에 대한 사회적 신뢰는 계속 감소하고, 정치‧사회적 영향력도 약화하는 추세다. 행복한 사회를 위해 일하는 활동가 당사자들의 스트레스도 높아진 상황이다.

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연구소와 사랑의열매 나눔문화연구소는 19일 제23회 비영리 콜로키움을 온라인에서 공동 개최했다. 비영리 분야 연구자 및 담당 실무자 등을 대상으로 진행한 ‘한국 시민사회의 새 흐름에 대한 질적 면접 연구’ 내용을 공유했다.

19일 개최한 제23회 비영리 콜로키움 중 아름다운재단이 ‘한국 시민사회의 새 흐름에 대한 질적 면접 연구’를 진행한 배경을 설명했다./출처=줌 화면 갈무리
19일 개최한 제23회 비영리 콜로키움 중 아름다운재단이 ‘한국 시민사회의 새 흐름에 대한 질적 면접 연구’를 진행한 배경을 설명했다./출처=줌 화면 갈무리

신진욱 중앙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겸 아름다운재단 배분위원은 연구 보고서를 발간하며 이날 직접 발표에 나섰다. 한국 시민사회에서 2010년 이후 새롭게 성장하고 있는 다양한 사회운동 및 시민활동을 비롯해 사회적경제와 지역 공동체의 현황과 특성, 발전의 원동력, 극복해야 할 문제 등에 관한 생각을 100여 명의 온라인 참가자들과 함께 나눴다. 

이번 연구는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지난해 8월 시작해 팬데믹 시기에 시민사회가 마주한 위기를 이해하고 대응 방법을 마련하고자 기획됐다. 신 교수는 “코로나19의 강력한 영향력이 사회적 이슈와 정치적 의제를 찾아내고 공동체의 해결책을 마련해야 할 시민사회의 활동마저 약화시켰다”고 평가했다.

그동안 축적돼온 한국 시민사회의 취약점은 코로나19 위기 이후 더욱 분명해졌다. 신 교수는 시민사회를 이해하고 해결책을 찾기 위해 팬데믹이 발생한 2020년대 이전인 2010년대로 시간적 범주를 확장해 전반적인 문제점을 살펴봤다. 이를 위해 2010년대 이후 시민사회 운동에 참여해온 활동가 총 38명과 심층면접 및 초점 집단면접을 진행해 질적 연구를 진행했다.

▲한국 시민사회와 사회운동의 현실에 대한 문제의식 ▲지난 10년 동안 등장하고 성장한 운동의 특성 ▲이들의 고유한 강점과 약점 ▲민관협치 참여의 경험 ▲사회적경제 부문에 대한 인식 ▲코로나19의 구체적 영향 ▲향후 시민활동에 대한 바람직한 지원 방향, 그리고 ▲시민사회 단체와 개인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과제 등 다양한 주제를 들여다봤다.

신진욱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가 21세기 한국 시민사회 변화의 양면성을 설명했다./출처=줌 화면 갈무리
신진욱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가 21세기 한국 시민사회 변화의 양면성을 설명했다./출처=줌 화면 갈무리

신 교수는 ‘시민사회’, ‘시민운동’, ‘시민단체’ 등 용어가 젊은 활동가들에게 생소할 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에게는 종종 부정적 이미지가 각인돼 있다고 지적했다. 시민운동의 목표와 활동을 올바로 전달하기 위해서는 시민사회의 다양한 부문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연결해주는 개념과 담론을 창출할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다.

또한 활동가들은 ‘개인성’, ‘자발성’, ‘주체성’이라는 가치를 중시했으나, 시민사회의 조직문화는 여전히 개인의 희생을 강요하는 측면이 강했다. 신 교수는 “젊은 세대가 시민사회 활동에 지속적이고 열성적으로 참여하려면, 시민단체들이 이러한 가치를 존중하는 동시에 공동의 비전에 대해서는 강한 유대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어려운 과제가 남아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사회적경제 부문과의 협력에 대해서는 시민들이 사회적 가치에 다가가고, 공익 활동의 삶으로 나아가는 다리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공익보다는 이익이 중시되며 사회적가치가 실종되는 현실, 공공 재정을 부당하게 취하는 사이비 단체의 존재 등은 부정적인 면으로 거론되기도 했다.

신진욱 교수는 이번 연구를 위해 시민사회 활동가 38명 면접을 진행했다. 면접 시간은 2500분에 달하며, 원고지 5391매 분량의 녹취록을 분석해 핵심 키워드를 도출했다./출처=줌 화면 갈무리
신진욱 교수는 이번 연구를 위해 시민사회 활동가 38명 면접을 진행했다. 면접 시간은 2500분에 달하며, 원고지 5391매 분량의 녹취록을 분석해 핵심 키워드를 도출했다./출처=줌 화면 갈무리

신 교수는 “시민사회라는 제도적 장이 일반 시민들에게 매력적이기 위해서는 현재의 구성원들이 이번 연구에서 거론된 여러 문제와 과제를 진지하게 성찰하고 변화를 위한 행동에 나서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 시민사회의 새로운 흐름에 대한 질적 면접 연구’ 보고서는 총 138쪽으로 구성됐으며, 아름다운재단 홈페이지를 통해 누구나 내려받아 읽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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