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서울 명동 소재 온드림소사이어티에서 열린 '사회투자IR 간담회'의 발제자/출처=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
지난달 30일. 서울 명동 소재 온드림소사이어티에서 열린 '사회투자IR 간담회'의 발제자/출처=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

지난 9월 30일, 서울 명동 온드림소사이어티에서 ‘4번째 사회투자IR 간담회’가 열렸다. 재단법인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이 주최한 이번 행사에는 전국주민협동연합회의 유유미 상임이사와 재단법인 한국사회투자의 이종익 대표, 주식회사 소풍벤처스의 한상엽 대표가 발제에 나서며 기관 소개 및 투자 동향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스스로 돕다보니 어느새 다른 이들과 나누고 있는 전국주민협동연합회

유유미 전국주민협동연합회 상임이사가 발제에 나서고 있다.
유유미 전국주민협동연합회 상임이사가 발제에 나서고 있다.

전국주민협동연합회의 전신은 자활공제협동조합연합회다. 협동조합기본법에 따라 ‘공제조합’이라는 명칭을 사용할 수 없게 돼 2018년 전국주민협동연합회로 이름을 바꿨다.

지역자활센터가 주도해 시작한 자활공제협동조합연합회는 주민들이 협동조합방식으로 공동의 기금을 조성해 보험과 저축, 연금을 지급해보자는 계획에서 시작됐다. 주민들이 십시일반 돈을 각출해 공제기금을 만들어, (금전적인 문제에서) 스스로 안전망을 만들어보자는 취지였다.

그렇게 시작한 공제기금의 규모는 12년 사이에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뒀다. 유 이사는 “40여 개의 조직에서 갹출한 누적 출자금이 50억원이 됐다”며 외부의 도움을 받지 않고 주민들이 십시일반 모은 금액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짚어냈다.

유 이사는 누적 여신 규모가 100억원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유 이사는 “이 돈을 모아 사회적경제기업의 융자사업에도 활용하고 있다”며 “스스로의 필요를 해결하기 위해 시작된 자활공제기금이 이제는 도움이 필요한 다른 이들(사회적경제기업들)에게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VC 매칭 원한다면? 융자⋅직접투자⋅보증 등 복합금융에 다양한 육성프로그램까지 제공하는 한사투 주목

이종익 재단법인 한국사회투자 대표가 두번째 발제에 나서고 있다.
이종익 재단법인 한국사회투자 대표가 두번째 발제에 나서고 있다.

창업기획자라고도 불리는 액셀러레이터(AC)는 초기창업기업들에게 자금을 지원하고 전문보육을 제공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한국사회투자(이하 한사투)는 재단법인 형태로 운영되는 비영리 액셀러레이터다. 따라서 수익을 거두어도 가져갈 사람이 없다. 이종익 한국사회투자 대표는 “덕분에 국내에 있는 주요 벤처캐피탈(VC)들과 관계가 매우 좋다. 우리는 영리적인 목적으로 이익을 가져가는 사람이 없고, 수익금을 다시 재투자 하는 걸 그들도 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자사의 포트폴리오를 국내 주요 VC 300여 곳과 다 공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VC 매칭으로 성장단계 투자를 희망하는 기업들에게는 솔깃한 내용인 셈이다.

VC와의 탄탄한 네트워크를 기회로 활용하기 위해 한사투는 초기창업기업에게 다양한 형태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종익 한사투 대표는 이를 두고 “복합금융”이라는 말로 소개했다. 이 대표는 “(직접투자만 하더라도) 지분투자 방식도 있고 RCPS(상환전환우선주), CB(전환사채)에 투자할 수도 있다. 당연히 융자도 할 수 있고 프로젝트 파이낸싱이나 보증 등의 방식도 제공하고 있다”며 다양한 공급방식을 적재적소에 잘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운영하고 있는 누적 투자금이 현재는 무려 600억원을 넘었다.

이 대표는 경영컨설팅과 홍보마케팅, 글로벌지원사업 등 다양한 육성프로그램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이 대표는 “보통 (지자체나 공공기관에서) 판로지원사업을 실시하곤 하는데, 보다 중요한 것은 기업의 비즈니스모델을 구체화하고 강화시켜나가는 것”이라며 “한사투는 액셀러레이터로서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기업에 소개해 기업의 성장을 촉진하고 취약지점을 개선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설명했다.

기후위기에서 기회를 찾는 소풍벤처스

한상엽 소풍벤처스 대표가 줌미팅으로 세번째 발제에 나서고 있다.
한상엽 소풍벤처스 대표가 줌미팅으로 세번째 발제에 나서고 있다.

마지막 발제자로 나선 한상엽 소풍벤처스 대표는 ‘기후위기’에서 기회를 찾고 있었다. 한 대표는 “최근 기후중심의 투자를 하기 위해 약 100억원의 펀드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기후위기 극복에 기여할 수 있는 기업들을 발굴하고 육성해 전지구적 위기에 대응하고 동시에 이를 투자기회로도 삼겠다는 설명이다.

소풍벤처스가 기후테크 기업들에게 투자하고 있는 규모는 전체 포트폴리오(투자금액)의 30%에 달한다. ▲농식품 ▲순환경제 ▲적용 및 모니터링 ▲신재생에너지 ▲윤리적 소비 ▲모빌리티 등 6개 분야로 구성된 기후포트폴리오 중에서, 한 대표는 “주로 농식품 분야와 순환경제, 신재생에너지 쪽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농식품 분야에 대해서는 “기후변화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것도 농식품이지만, 한편으로는 가장 큰 기회가 있는 분야라고도 생각한다”고 말하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소풍벤처스는 현재 노지/곤충 스마트팜(농업) 회사와 스마트 아쿠아팜(수산업), 그리고 대체육 제조 회사에 투자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투자한 사례도 소개했다. 한 대표는 “신재생에너지가 확산된다는 것은 분산전원이 많아진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가상발전소 솔루션이 필수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라며 “마침 국내에서 아주 선도적인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기업에 투자했다”고 말했다.

자원순환이 보다 강화되는 시대를 대비해 순환경제에 투자 사례도 눈에 띄었다. 한 대표는 “지금은 분담금을 내는 데서 그치지만 앞으로는 생산자가 적극적으로 회수부터 폐기까지 신경 쓰도록 법제화 될 수 있다”며 “소비와 순환을 연결시키는 기업에도 투자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회투자IR 간담회...내년에도 계속됩니다

한편 이날 간담회를 주최한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의 송경용 이사장은 “오늘이 올해 간담회의 마지막 행사다. 내년부터는 이 모임을 조금 더 차원을 달리해서 더 깊게 이어갈 예정”이라며 많은 분들의 관심을 당부했다. 장지연 연대기금 경영기획실장은 “내년 간담회는 3월에 지속가능금융과 사회적금융을 주제로 컨퍼런스를 개최하면서 시작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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