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사회적기업 인증제’를 운영한다. 비즈니스 모델로 돈을 벌되 여기에 사회적 가치 추구까지 하는 사회적기업을 정부가 적극 지원하고 권장한다는 의미다. 사회적기업육성법에 따라 인증을 받으면 정부의 여러 지원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사회적기업 인증 요건은 나름 까다롭다. 이런 이유로 몇 가지 요소를 덜 갖췄을 경우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지정하고, 3년 내 자격을 갖추면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지속가능한 사업을 추구하는 예비사회적기업을 만나본다.
이지웅 업드림코리아 대표(가운데)는 봉사모임에서 시작해 소셜벤처를 창립했다.

“꿈을 키워 희망을 짓는다.”

업드림코리아는 지난 2013년 ‘세상을 따뜻하게 만들자’는 뜻을 가진 청춘 16명이 모여 만든 봉사 모임이었다. 대학생부터 직장인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국군 공익광고, 해외 봉사, 유기견 봉사 등을 통해 사회문제를 젊고 창의적인 방법으로 해결하고자 했다.

봉사 모임을 이끌던 이지웅 대표(29)는 2015년 회사를 차리고 업드림코리아라는 이름을 붙였다. 제3세계 아이들의 그림을 패션에 적용한 디자인 브랜드 ‘딜럽(D’LUV)’을 시작해 제대로 교육받지 못한 이들을 돕고, 하나를 사면 하나가 기부되는 생리대 브랜드 ‘산들산들’을 통해 저소득층 여학생들을 지원하는 등의 사회적 가치를 실현한다.

2017년에는 고용노동부에서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인증받아 사회적경제 분야에서 활약을 보이는 중이다. 이 대표는 “취약계층 고용이나 신사업 개발 등 다양한 과제가 놓여 있는데, 한 가지 사업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난 뒤, 내년 하반기에는 정식 사회적기업 인증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딜럽'은 캄보디아 아이들의 그림을 바탕으로 의류, 가방 등을 만드는 브랜드다.

Q. 업드림코리아 이름의 뜻은 무엇이고, 어떤 사회적 목적을 이루려고 하는지?

A. ‘업드림’은 ‘꿈을 키우다’라는 뜻의 ‘UP DREAM’과 ‘낮고 겸손한 자세로 일하자’는 ‘엎드림’이라는 2가지 뜻을 담고 있습니다. 세계 속으로 뻗어나가 한국을 알리자는 의미로 뒤에 코리아를 붙였죠. 소셜벤처로 소비자들에게 트렌디하고 좋은 품질의 제품을 전달하고, 수익을 저소득층, 제3세계 아이들을 위해 사용함으로써 '소비를 통한 기부문화의 정착'을 목적으로 합니다.


Q. 제3세계 아이들의 그림을 패션에 적용한 '딜럽'은 어떤 브랜드인가요?

A. ‘딜럽(D’LUV)’은 ‘Draw+Love’의 합성어로 ‘사랑을 그리다’라는 뜻입니다. 캄보디아 NGO와 업무협약을 맺고, 해당 지역 아이들의 그림을 감각적인 패턴으로 디자인해 의류, 가방, 액세서리 등을 만듭니다. 제품 판매 수익금의 최대 40%를 캄보디아 빈민가 아이들을 위한 집, 학교, 병원 등을 짓는 데 사용하며 현재까지 마을학교 1채와 집 3채를 완공했습니다. 또 4년째 매년 봉사팀을 파견해 미술, 교육, 위생?보건 교육 등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건물을 짓는 것보다 사람을 키우는 일에 집중하는 브랜드가 되고 싶어요.


Q. 딜럽 브랜드의 장점이자 특징은 무엇인가요?

딜럽의 가장 큰 강점으로 ‘기부’라는 소셜 미션을 뛰어넘어 트렌디한 디자인과 뛰어난 품질 등 제품 자체의 경쟁력이 있다는 점을 꼽고 싶습니다. 매년 소비자 중 몇 분을 선정해 캄보디아 오지로 함께 해외 봉사를 가고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디자인과 소셜 미션이라는 2가지 측면을 모두 잡은 브랜드라고 자부하는데요. 저희 취지에 공감하시는 분들이 많아 제품의 재구매율도 높다고 생각합니다.


Q. 딜럽의 주요 소비층은 누구이며, 어떤 연령에게 인기가 있나요?

A. 제품에 따라 다르지만 주로 20대 중반에서 30대 초반 연령에게 인기가 많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인기 아이돌 그룹 엑소(EXO)의 수호 씨가 저희 제품 ‘찬나 후드’를 착용하셨는데, 깔끔한 디자인과 예쁜 핏으로 10대 고객층이 70% 이상을 차지할 정도여서 현재는 10대부터 30대까지 아우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딜럽의 모든 제품명은 실제 캄보디아에서 저희가 지원하는 교육을 받는 아이들의 이름인데요. ‘찬나 후드’도 아이의 이름을 붙인 것입니다.


오는 31일 새벽 2시 롯데홈쇼핑을 통해 '딜럽 유닛백'을 판매한다.

Q. 오는 31일 새벽 2시 ‘롯데홈쇼핑’ 첫 진출을 앞두고 있습니다.

A. 사실 국내 시장에서 '사회적기업'이라는 타이틀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많은 소비자들이 사회적기업이 무엇인지 잘 모른다거나, 사회적기업 제품은 품질이 떨어지거나 예쁘지 않다는 편견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거든요. 이번 방송에서 백팩, 파우치백, 웨이스트백 등 다용도로 사용이 가능한 ‘유닛뱃’을 판매하는데요. 디자인, 기능 면에서 훌륭한 제품이라는 점을 강조하려고 합니다. 업드림코리아가 젊고 빠른 마케팅을 아우르는 사회적기업이라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Q. 저소득층 여학생을 위한 생리대 브랜드 '산들산들'의 진행 상황은 어떤가요?

A. ‘산들산들’은 저소득층 여학생들이 돈이 없어 깔창 생리대를 쓴다는 뉴스를 보고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저렴하면서도 품질이 좋은 생리대를 만들고, 소비자가 하나를 구매하면 저소득층에 하나가 자동 기부되는 방식으로 판매하려고 합니다. 아무래도 생리대가 의약외품이라 만들고 허가받는 과정에 많은 비용과 시간이 소요돼 프로젝트 기획 단계부터 현재까지 벌써 2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올 가을부터 정식 판매를 시작하는데, 많은 분들이 기다려주신 만큼 기대에 부응하겠습니다.


Q. 비전이 ‘회사가 없어지는 것’이라고 했는데, 업드림코리아의 궁극적 목표는 무엇인가요?

A. 캄보디아 아이들을 돕기 위해 ‘딜럽’을 만들었고, 생리대를 쓰지 못하는 여학생들에게 품질 좋고 안전한 생리대를 주기 위해서 ‘산들산들’을 만들었습니다. 그들이 사라지면 저희가 존재할 이유는 없기 때문에 업드림코리아는 이러한 사회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열심히 뛰고, 그들과 함께 사라지는 것이 목표입니다. 사실 아주 가끔은 빨리 문제가 다 해결돼서 고향에 내려가서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웃음)

저소득층 여학생을 위한 생리대 브랜드 '산들산들'은 가을 출시를 앞두고 있다.
◆ 예비사회적기업은 사회적기업 인증을 위한 최소한의 법적 요건은 갖추고 있으나 수익구조 등 일부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는 사회적기업의 이전 단계다. 지역형 예비사회적기업과 부처형 예비사회적기업 2가지 종류가 있다. 지역형은 지방자치단체장이, 부처형은 중앙부처장이 지정한다. 지정 기간은 3년이며, 지정 요건은 ▲조직형태 ▲사회적 목적 실현 여부 ▲유급 근로자를 고용해 영업활동 수행 여부 ▲배분 가능한 이윤을 사회적 목적으로 사용 여부 등 네 가지다.

사진제공. 업드림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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