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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부기 나눔협동조합 이사장을 서울 구로구에 있는 공기수비대 사무실에서 만났다./사진=금진영 청년기자
홍부기 나눔협동조합 이사장을 서울 구로구에 있는 공기수비대 사무실에서 만났다./사진=금진영 청년기자

#경기도 시흥 신축 아파트 입주를 앞둔 K씨는 사전 점검차 새집에 다녀온 이후 28개월 된 딸의 온몸에 알 수 없는 붉은 반점을 발견했다. 입주민 커뮤니티에서 붉은 반점이 생긴 사람들의 사례가 공유되면서 새집증후군일 것이라고 확신했다.

지난 1월 나눔협동조합의 공기수비대를 찾은 K씨의 사연이다. 새집증후군의 주범은 건축·인테리어 자재에서 나오는 포름알데히드, 벤젠 등 휘발성 유기화합물이다. 피부질환, 호흡곤란, 중추신경 계통이나 신경 이상 등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환경부는 새집증후군 예방을 위해 신축했거나 리모델링한 건물의 입주 전 이른바 ‘베이크아웃’ 실행을 권한다. 베이크아웃은 보일러 실내 온도를 고온으로 유지하고, 환기하는 과정을 반복해 유해물질을 배출시키는 방법이다.

지난 2013년 1월 설립한 나눔협동조합은 실내공기 정화를 위한 서비스와 제품 개발에 집중해왔다. 일반 베이크아웃 보다 단시간에 유해물질 배출양을 늘린 ‘습식 베이크아웃’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솔잎 오일을 주원료로 만든 공기청정제 스프레이 ‘닥터에어테라피’도 자체 개발해 특허받은 제품이다. 공기수비대를 이끄는 홍부기 나눔협동조합 이사장을 만나 자세한 설명을 들었다. 아래는 일문일답.


Q. 특허받은 습식 베이크아웃은 일반적인 방식과 어떤 차이가 있나요?

습식 베이크아웃은 전문 장비와 조합에서 개발한 용제를 이용해 실내 온도와 습도를 유해물질 배출에 적합하게 만듭니다. 내장재에 숨어있던 유해물질까지 근원적으로 제거해 새집증후군을 예방할 수 있도록 고안한 시공법입니다. 

보일러를 이용한 베이크아웃 방법은 간단해 보이지만, 소비자가 직접 제대로 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연료 비용과 시간 문제도 있고요. 무엇보다도 방바닥을 데우는 온돌 난방 방식으로는 집안 곳곳에 사용된 건축 자재와 인테리어 가구를 적정 온도로 만들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습식 베이크아웃 시공법은 공업용 열풍기를 이용해 실내 온도와 가구 표면 온도를 40~50℃까지 높여줍니다. 이후 100% 천연 용제인 닥터에어테라피로 가습해 습도를 60% 이상으로 높여줍니다. 닥터에어테라피는 항균과 탈취 효과가 탁월한 솔잎 오일을 주원료로 만듭니다. 수증기 형태로 집 안 구석구석까지 날아가 유해물질에 흡착해 배출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열풍기를 이용해 실내 온도를 높여주는 열풍시공 현장 모습.
열풍기를 이용해 실내 온도를 높여주는 열풍시공 현장 모습./출처=나눔협동조합
미립자분사기와 대형가습기로 용제를 분사하는 습식시공 현장 모습./출처=나눔협동조합
미립자분사기와 대형가습기로 용제를 분사하는 습식시공 현장 모습./출처=나눔협동조합

Q. 개발할 때 에피소드를 소개해주세요.

베이크아웃의 효과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던 중에 ‘사우나’가 떠올랐습니다. 습식 사우나에서는 땀과 노폐물이 빠르게 잘 배출되잖아요. 습도를 높이는 것이 유해물질 배출에 효과가 있다는 것을 확인해야 했습니다. 이후 유해물질이 쏟아지는 고온다습한 현장에서 반복적으로 테스트하며 시공법을 정교화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이미 이와 관련한 연구가 있는 게 아니겠습니까(웃음). 미국 환경폐기물관리협회에서 발간한 기술 논문이었습니다. 베이킹 온도가 높을수록 새집증후군의 원인인 휘발성 유기화합물 배출이 증가하고, 습도가 높으면 포름알데히드 배출이 증가하는 것을 과학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Q. 나눔협동조합의 설립 계기가 궁금합니다.

직장에 다니며 알게 된 50대 5명이 퇴직 이후를 고민하다가 협동조합을 만들었습니다. 각자 회계, 마케팅, 제약 등 여러 분야에서 일한 경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사업 초기에는 직원 인건비를 벌기도 어려우니 힘을 모아 직접 일해보자는 단순한 생각으로 벌인 일이습니다(웃음).

Q. 사업 아이템은 어떻게 선정했나요?

협동조합을 설립할 당시에는 구체적인 사업 아이템도 정해지지 않았었습니다. 다만 구성원 중 한 명이 솔잎 오일을 원료로 제품을 개발해 본 경험이 있어 이를 활용하기로 했습니다. 우연한 계기로 솔잎 오일을 실내공기 질 개선에 접목하면 좋겠다고 판단했습니다. 지하 창고에서 쏟아진 솔잎 오일이 창고와 집기에 생긴 곰팡이를 말끔하게 제거한 것을 발견한 덕분이었습니다.

대기업과 경쟁하지 않으면서 솔잎 오일의 탈취와 항균 효과를 적용할 수 있는 사업 아이템을 고민했습니다. 그러던 중 당시 용어 자체도 익숙하지 않았던 새집증후군과 베이크아웃에 대해 알게 됐습니다. 베이크아웃의 효과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찾던 끝에 개발한 것이 습식 베이크아웃입니다.

홍부기 이사장이 독성 없는 천연 제품의 안전성을 설명하며 차량용 항균·탈취 제품을 손에 뿌리는 시연을 하고 있다./사진=금진영 청년기자
홍부기 이사장이 독성 없는 천연 제품의 안전성을 설명하며 차량용 항균·탈취 제품을 손에 뿌리는 시연을 하고 있다./사진=금진영 청년기자

Q. 나눔협동조합이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공기수비대(주)가 유통과 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공기수비대(주)를 설립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조합에서 개발한 상품과 서비스를 소비자들에게 본격적으로 알리기 위해서는 자본 투입이 필요했습니다. 협동조합의 조합원 출자금 규정상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이에 주식회사를 설립해 적극적으로 브랜드를 홍보하고, 프랜차이즈 방식을 통해 습식 베이크아웃 서비스를 전국에서 제공할 수 있게 됐습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은?

공기수비대 서비스 거점을 확대하면서 청년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자 합니다. 청년들을 직원 조합원으로 모집해 시공 전문 인력으로 숙련시키려고 합니다. 이후 원한다면 자립해서 생산자 조합원으로 함께할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습니다. 공기수비대는 소자본, 무점포 형태로 1인 기업 창업이 가능합니다. 이를 통해 자본력이 약한 청년들의 창업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또한 새집증후군 예방의 중요성을 적극적으로 알려 습식 베이크아웃 저변을 확대하고자 합니다. 베이크아웃은 심각한 건강문제를 초래할 수 있는 새집증후군 예방에 필수적이지만 잘 모르는 소비자들이 많습니다. 국가나 지자체에서 신축하는 다중 이용시설의 경우에도 베이크아웃을 위한 예산 항목 자체가 없는 현실입니다. 가족 건강, 시민의 건강에 직결된 문제인 만큼, 인식 개선이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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