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가게에서 일하게 되어 기쁘고 자랑스럽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노하우를 가지고 이곳에 이바지 할 수 있다는 것이 굉장히 좋습니다. 주변 친구나 지인들도 ‘제2의 인생을 살게됐다’며 많이 부러워들 합니다. 허허.”

재단법인 아름다운가게 신임 상임이사로 선임된 장윤경 전(前) 현대모비스 상무는 “아름다운가게는 ‘나눔과 순환’의 대명사다. 우리와 함께 하는 활동천사(봉사자)와 직원들의 땀이 이웃과 사회를 변화 시키고 나아가 세계를 변화시킨다”면서 “특히 올해 아름다운가게가 창립 20주년을 맞이한 만큼 재도약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태풍이 왔던 지난 6일 아름다운가게 서울본부에서 장윤경 상임이사를 만났다. 8월 1일부터 임기를 시작했다는 그는 “아름다운가게에 대해 열심히 공부하면서 파악하는 중”이라며 웃었다.

다음은 장윤경 상임이사와의 일문 일답.

장윤경 아름다운가게 상임이사./출처=아름다운가게
장윤경 아름다운가게 상임이사./출처=아름다운가게

Q. 아름다운가게 신임 상임이사로 일하게 됐다. 자기소개 부탁한다.

1985년 현대정공(현대모비스 전신)에 입사해서 32년간 생활했다. 2002년 서울 본사로 올라오면서 홍보 업무를 맡아 진행했고, GIT에서 대표로 2년 반 정도를 근무했다. 이후 사단법인 함께쓰는우산이라는 비영리 단체를 운영했다. 함께쓰는우산은 발달장애인들의 직업 재활 훈련을 하는 곳인데, 12명 가량의 발달장애인들을 대상으로 커피 바리스타 교육 등을 진행했다. 그러다가 지인을 통해 아름다운가게에서 상임이사를 공모한다는 사실을 듣게 돼 지원했고, 상임이사로 합류하게 됐다.

아름다운가게가 창립한 2002년은 내가 서울에서 일을 시작한 해 이기도 하다. 당시 나의 상사에게 아름다운가게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헌 옷가지를 모으고 자원봉사 활동을 했던 기억이 있다. 아름다운가게에 대해서는 창립 초기부터 알고 있었다.

아마 아름다운가게가 아니었다면 함께 하는 것을 고민했을 수 있다. 함께쓰는우산에서 일하면서 발달장애인 친구들을 볼 때마다 그 모습이 너무 예쁘고 좋았기 때문이다. 같이 하면서 의미도 있었다. 하지만 아름다운가게 설립 당시 인연이 있기도 하고, 아름다운가게가 지향하는 가치와 의미가 좋아서 필연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지원했다. 이렇게 합류하게 되어 매우 반갑고 기쁘다.

Q. 영리·비영리 양쪽 모두의 경험을 가지고 있는데.

반드시 영리·비영리로 나눠서 보지는 않았다. 다만 이곳에서 한 달 정도 일하면서 느끼는 부분이 있다.

아름다운가게도 사회적기업이다. 기업은 능률을 도모하고,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활동을 해야 하는데 그런 부분이 조금 부족한 것 같다. 반면 일반 기업보다 수평적인 관계를 기반으로 자유롭고 활발하게 자신의 의사를 개진하는 분위기가 있다.

직원들은 처음에는 조직에 대한 가치나 의미가 좋아서 일하겠만, 복리후생이나 급여 수준이 낮으면 그런 마음이 유지되기 어렵다. 내부에 있는 직원들은 소비자이기도 하고 기부자가 될 수 있기에 직원들의 사기를 올려야 한다. 그러면 애사심이 올라가고, 사명감이 더욱 강해진다. 아마 작게는 활동천사(봉사자)들과도 좋은 응대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그동안 쌓아온 네트워크를 활용하려고 한다. 이를 통해 직원들의 역량을 높일 것이다.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높일 수 있도록 나의 역할을 할 것이다.

또 아름다운가게가 독자적으로 활동하는 것도 좋지만, 우리의 브랜드를 활용해 기업, 언론사 등과 함께, 기업이 추구하는 방향의 가치 확대 활동을 발굴해 제안하고, 함께 캠페인 등을 진행하면 더욱 시너지가 나지 않을까. 우리끼리 하는 것 보다 같이 하면 더 파급력이 생기고, 더 많은 사람들이 변화에 참여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다.

사회적 가치를 높이는 활동에 아름다운가게가 중심에 서서 다같이 목소리 내는 활동을 할 것이다.

Q. 앞으로 아름다운가게를 어떻게 이끌어 나갈 것인가.

한마디로 정의하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멀티플(Multiple) NPO단체로 만드는 것이다. 아름다운가게를 가만히 보면 환경, 기부·봉사, 착한소비 등 다양한 가치가 섞여져 있다. 최근 사회적으로 ESG라는 용어를 흔히 사용하고 있지만, 이것은 아름다운가게가 먼저 실행했다. 20년 전부터 진행해 오며 선두주자 역할을 하고 있다. 뒤이어 비슷한 (영리)기업들도 여럿 생겨났는데 이 역시 건전한 경쟁이고 상당히 좋은 흐름이다.

지금까지 우리가 주도적인 역할을 해 왔으니, 전환기를 맞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단체가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그 전환기에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을 할 것이다.

Q. 아름다운가게를 잘 이끌기 위해 선행되어야 할 과제는 무엇인가.

소통, 투명성, 정직성이다. 소통은 내부적 소통과 외부적 소통이 있다. 내부적 소통은 이사회, 직원 외에도 전국 각지역에 있는 오프라인 매장과의 소통이다. 잘 소통해서 좋은 점을 확산시켜 갈등 관계를 없애야겠다는 생각이 크다. 외부적 소통은 아름다운가게가 하는 일들을 널리 알리는 것이다. 동참하고 싶은 사람 누구나 함께 할 수 있도록 말이다.

또 아름다운가게에 물건을 기부하면 그게 어떻게 쓰여지는지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이것도 소통 부족 중 하나로 볼수 있는데, 직원들의 '소통'과 '투명성'을 높이면, 사람들이 아름다운가게에 기부한 헌 옷 등을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도 보고 함께 할 수 있을 것이다.

Q. 가치 확대를 위한 활동이 시민들에게 더욱 일상적으로 다가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요즘 젊은세대들이 환경이나 가치에 대한 인식이 기성세대보다 더 높은 것 같다. 매장에 오는 청년들을 보면 조금 비싸더라도 가치있는 소비를 하겠다는 의지가 높다. 이런 트렌드에 맞추려면 우리도 변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예를들어 오프라인 매장을 복합문화쇼핑몰처럼 문화가 있는 곳으로 만들고, 여기에 나눔이나 가치를 부여하는 것이다. 문화와 나눔, 따뜻함이 있는 공간을 파일럿 형식으로라도 함께 만들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온라인 마켓에 집중해야 한다는 생각도 있다. 요즘 모바일 주문, 배송에 대한 니즈가 굉장히 높다. 이런 트렌드를 반영해 젊은이들의 니즈에 맞게 바꿔나가야 하지 않을까 한다.

Q. 앞으로의 계획

한달간 업무파악을 했고, 곧 20주년 행사를 앞두고 있다. 그때가 되면 백서, 홍보영상, 보고서 등이 완성될 텐데, 그걸 가지고 여러 기업을 찾아가 우리가 하는 일을 알리고, 함께 할 수 있는 일들을 제안하고 함께 뛸 것이다. 가만히 앉아서 우리를 알아주고 소비해 주길 바라는 시대는 지났다. 앞으로 버티려면 경쟁력이 있어야 한다. 20년의 역사와 결과를 통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고 싶다. 또한 우리가 지향하는 가치와 맥을 같이하는 스타트업들과 협업하는 등의 방식으로 새로운 20년을 위해 달릴 것이다.

또 공모전 등을 진행해 톡톡튀는 아이디어를 발굴할 것이다.(경우에 따라 선정된 아이디어에 대해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좋은 아이디어가 나오지 않더라도 구성원들이 참여한다는 것 자체가 문제를 고민하고 변화의 필요성을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지금까지 방식과는 조금 다르게 변형을 해야 새로운 20년을 준비할 수 있는 기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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