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수정원 마을 전경 /사진=인천시사회적경제청년공감기획단 3기
화수정원 마을 전경 /사진=인천시사회적경제청년공감기획단 3기

인천시 동구 화수 2동에 자리한 화수정원 마을은 2만826m2(6800평) 규모로, 현재 약 600명이 거주하고 있다. 동구는 노인 인구 비율이 24%로 인천시에서 가장 높다. 특히 화수정원 마을은 노인 인구 비율이 40%에 육박한다. 인천시는 초고령화가 되어버린 원도심 마을에 활기를 불어넣고자 2017년부터 도시재생 사업을 진행했다. 작년 하반기에 이 사업이 완료돼 화수정원 마을은 2021년 6월부터 협동조합으로서 출범했다.

‘화수정원 마을관리 협동조합’(이하 협동조합, 대표 최종석)은 현재 노인 일자리 창출과 봉사를 동시에 실천하고 있다. 청년공감기획단은 협동조합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지난 6월 1일 화수정원 마을관리 협동조합이 운영하고 있는 카페에서 최 대표를 만났다.

화수정원 마을 카페 밖에서 어르신들이 샌드위치를 받아가고 있다. /사진=인천시사회적경제청년공감기획단 3기
화수정원 마을 카페 밖에서 어르신들이 샌드위치를 받아가고 있다. /사진=인천시사회적경제청년공감기획단 3기

샌드위치 무료 나눔 봉사로 노인 일자리 창출까지

도시재생사업의 성과를 지속하기 위해, 협동조합은 2021년 11월 15일 카페를 개업했다. 당시 12월 매출은 6만 5000원으로, 직원들의 월급을 주기도 어려운 상황이었다. 마을 카페 홍보가 시급했던 최 대표는, 우연히 들린 복지관에서 폐우산을 수거하고 그 대가로 음료를 제공하는 것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었다. 최 대표는 마을 카페를 홍보하기 위한 방법으로 폐우산 2개를 가져오면 커피 한 잔을 무료로 주는 ‘폐우산 수거사업’을 기획했다. 최 대표는 “동네 어르신들한테 폐우산을 가져오시면 커피를 드린다고 열심히 알렸어요. 그랬더니 집에 있던 우산을 하나씩 가져오시더라고요.” 라며 카페를 본격적으로 알리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이와 함께 동구 자원봉사센터와 협의해 화수 2동에서 활동하는 노인 일자리 참여자 2200명을 대상으로 ‘샌드위치 무료 나눔 봉사’를 시작했다. 매주 화, 금요일마다 약 30분간 공공 근로가 끝난 노인분들께 화수정원 마을 카페를 알리면서 커피와 샌드위치를 나눠주었다.

이 작은 나눔은 큰 효과를 불러일으켰다. 봉사활동을 통해 가게가 알려지면서 단체 주문으로 이어졌다. 자원봉사 센터, 보건소와 학교에서도 100개 이상의 샌드위치 단체 주문이 이어졌다. 협동조합은 주문량을 맞추기 위해 동네 어르신들을 고용해 샌드위치를 만들었다. 이 사업을 통해 협동조합은 노인 일자리와 소득을 창출할 수 있게 되었으며 그 수익으로 다시 나눔 봉사를 실천하고 있다. 이를 두고 최 대표는 “봉사와 사업은 하나라고 생각해요. 봉사를 하니까 돈이 생기더라고요. 이번 달에는 500만 원 가까이 수익을 올렸어요.”라고 덧붙였다.

화수정원 마을 카페는 노인 인력을 포함해 4명이 교대로 근무하며 운영해오고 있다. 손님이 없는 오후 2시부터 5시까지는 잠시 문을 닫으려고 했지만 열어야 하는 상황이 생겼다. 최 대표는 “공공 근로하시는 어르신들이 카페를 찾아오시더라고요. 열 수밖에 없었죠.”라고 전했다. 공공 근로가 끝나고 오시거나 폐우산을 가져오는 노인분들이 늘어나면서 본격적으로 운영 시간을 늘리게 되었다. 현재 화수정원 마을 카페는 동구 봉사 수요처로 등록되어 있으며 노인 인력을 위한 쉼터와 얼음 물을 제공하고 있다. 최 대표는 앞으로 폐자전거도 수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화수정원 협동조합 최종석 대표가 마을 카페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사진=인천시사회적경제청년공감기획단 3기
화수정원 협동조합 최종석 대표가 마을 카페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사진=인천시사회적경제청년공감기획단 3기

‘화수정원 협동조합’이 내세우는 단 하나의 원칙

화수정원 마을은 화수 2동 중에서도 열악한 편에 속했다. 최 대표는 주민협의체를 결성한 후 동네 환경을 변화시켜보고자 마을 청소부터 시작했다고 전했다. 쓰레기 무단 투기를 막고 마을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마을 관리에 나서게 하기까지는 최 대표의 원칙이 중요하게 작용했다. ‘머리가 아닌 마음으로 할 것’이라는 원칙을 기반으로, 협동조합은 마을 협의체였던 2020년부터 2년간 꾸준히 주민 역량 강화 프로그램과 주민 회의를 실천해왔다. 최 대표는 “현재 우리 마을은 매주 월요일 저녁 8시에 회의를 해요. 정기적으로 임원 회의도 합니다. 이게 굉장히 큰 힘이에요.”라고 전했다. 그 결과 협동조합에서 카페, 청소, 횡단보도 그늘막 사업으로 15개의 노인 일자리를 창출해 지역 상생의 선순환 구조를 갖춰나가고 있다.

조합원이 즐겁게 일하는 장소가 목표

협동조합은 올해 인천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에서 개최한 ‘2022년 인천광역시 사회적경제를 통한 지역문제 해결사업’에 선정되었다. 센터에서는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기후 위기, 초고령화 문제를 해결하는 기업에 최대 3000만원의 사업비를 지원한다. 최 대표는 사업 지원비에 대해 협동조합 홈페이지 구축과 협동조합의 발전을 위한 컨설팅 교육에 쓸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 대표는 “조합원들이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장소를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문을 열면 내 회사라고 느낄 수 있도록 만들고 싶어요.”라고 덧붙였다.

앞으로 협동조합은 폐자전거 수거 사업과 더불어 주차장 관리업으로 노인 일자리를 더 창출할 계획이다. 또한 독거노인을 위한 생일 행사, 주민들을 위한 강사 교육 프로그램도 진행할 예정이다.

화수정원 마을 전경./사진=인천시사회적경제청년공감기획단 3기
화수정원 마을 전경./사진=인천시사회적경제청년공감기획단 3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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