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사이클링 가죽 필통./출처=아름다운가게
업사이클링 가죽 필통./출처=아름다운가게

“업사이클링 제품은 제품 공정을 전부 손으로 하거든요. 봉사활동을 하러 오시는 분들도 처음에는 '비싸다’고 생각하시다가도 공정 과정을 직접 해보면서 ‘비싼게 아니구나’라고 하세요.”

서울새활용플라자 2층 에코파티메아리 매장 안. 한쪽에 마련된 공방에서 미싱을 돌리는 직원들이 보였다. 로고를 붙이는 작업 중이었는데, 현란한 손길을 몇 번 거치자 완벽한 자리에 로고가 부착됐다. 이현애 아름다운가게 그린사업국장은 “우리는 모든 공정을 하나하나 손으로 하기 때문에, 제품 20개를 생산하는 것도 대량생산에 들어간다”며 웃었다.

‘에코파티메아리’는 업사이클링 제품을 생산해 판매하는 아름다운가게가 2006년 선보인 업사이클링 디자인 제품 브랜드다. 브랜드 이름에는 환경(에코)을 파티처럼 즐기고, 환경을 위한 외침이 메아리처럼 울려 퍼져 우리에게 돌아왔으면 좋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제품 제작공정에는 사람이 직접 투입된다./ 출처=아름다운가게
제품 제작공정에는 사람이 직접 투입된다./ 출처=아름다운가게

“버려진 소재를 기부받는 것부터 시작이에요”

에코파티메아리에서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기부를 받는 것부터 시작된다. 청바지, 가죽자켓 등 낡은 옷이나 자투리 소파가죽 등이다. 기부받은 제품은 물품을 선별하는 되살림터에서 판매가 가능한 것과 판매가 어려운 것으로 나눈다. 이때 에코파티메아리는 판매가 어려운 제품을 가져온다.

김아영 아름다운가게 업사이클링팀 간사는 “의류를 가져오기도 하고, 소파나 차양막을 만드는 공장에서 남은 자투리 천을 기부받기도 한다. 의류는 연계된 지역자활센터에서 세탁하고, 소파 가죽은 자루에 담아 대량으로 들어오기 때문에 하나씩 색깔별로 선별한다”고 말했다.

쌓여있는 가죽 소재들./출처=아름다운가게
쌓여있는 가죽 소재들./출처=아름다운가게

원단 선별과 세탁이 끝나면 본격적인 제품 생산 공정에 들어간다. 가죽의 경우 안쪽 거친 부분을 깎아내고 다린다. 자투리 가죽이다 보니 가죽 모양이 천차만별이라 최대한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하나하나 재단하고, 재단된 원단은 공방에서 미싱작업을 통해 제품으로 만든다. 소파 가죽으로는 소품이나 카드케이스, 지갑, 필통 등을 어닝으로는 가방이나 소품, 데님으로는 미니백, 크로스백, 메신저백 등 가방 등을 생산한다. 최근에는 업사이클링 키트를 개발해 소파가죽으로 키트도 생산한다.

이현애 국장은 “어닝처럼 재단할 수 있는 크기가 큰 소재는 대량생산이 가능하지만, 청바지 등은 소재가 전부 달라서 제품마다 약간씩 달라서 제품마다 약간씩 다르다”면서 “기증받은 소재가 어느정도 있느냐에 따라 대량생산이 가능한 것도 있고,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것도 있다”고 했다.

편리성과 디자인을 고려해 여러번 샘플링 작업을 거친다. 샘플 제품이 나오면, 타겟이 되는 연령의 직원에게 얼마간 직접 사용해보게 하고 불편한 점과 개선해야 할 점을 조언받아 수정하는 작업을 여러번 거치는 것이다. 김 간사는 "얼마전에 출시한 메신저백은 샘플링 작업만 한달넘게 걸렸고, 완제품이 생산되기 까지 2~3달 정도의 시간이 필요했다"면서 "여기에 제품을 기획, 디자인 하는 시간가지 더하면 하나의 제품이 나오기까지 훨씬 더 긴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에코파티메아리가 생산한 업사이클링 제품./출처=아름다운가게
에코파티메아리가 생산한 업사이클링 제품./출처=아름다운가게

감각적이고 예쁜 가치와 디자인으로 소비자 관심 높일 것

“어닝이나 가죽, 타포린 등의 원단은 산업 폐기물이에요. 해당 업체에서는 생산하고 남은 폐기물을 버려리면 산업폐기물용 봉투를 구입해 버려야 해요. 매립하거나 태우거나 하는 거죠. 그런 걸 우리가 가져오는 거예요. 업체에서는 폐기하는 비용을 줄일 수 있고, 우리는 새로운 소재를 가지고 올 수 있어서 좋죠.”

에코파티메아리는 환경을 지키면서도 패션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다져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보통의 패션 산업은 새로운 소재로 다양한 제품을 만드는게 일반적인데, 에코파티메아리는 버려지는 물건을 활용하는것이 시작이다. 이현애 국장은 “버려지는 소재들의 생명을 연장해서 쓰레기를 최소화 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자는 생각이 가장 크다”며 “그러면서도 패션 브랜드로서의 필요한 요소들도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코파티메아리 제품을 디자인하고 있다는 김아영 간사는 “주어진 소재 안에서 예쁘고 매력적인 물건을 만들어야 하다보니 어렵다”며 웃었다. 하지만 그는 “폐업하는 공장에서 물건을 기부한다는 전화가 오면 ‘이왕 버려지는거 예쁜 소재가 버려졌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한다”면서 “이번에는 어떤게 버려는지를 고민하는게 재미있고, 또 버려진 것들끼리 조화를 이뤄 예쁜걸 만들기도 하는데, 그런 과정이 재미있다”며 웃었다.

일자리가 필요한 사람들과 일거리를 나누는 것도 에코파티메아리의 가치있는 일 중 하나다. 김아영 간사는 “모든 제품 전체를 우리가 생산하기는 어려워서 지역자활센터나, 노인일자리를 창출하는 사회적기업에 외주를 주기도 하고, 색실을 감는 것과 같은 단순한 작업들은 발달장애인들이 할 수 있게 연결하기도 한다”며 “사회적기업과 일감을 나누는 형태”라고 말했다.

에코파티메아리 직원이 미싱 작업을 하고 있다./출처=이로운넷
에코파티메아리 직원이 미싱 작업을 하고 있다./출처=이로운넷

“조금 투박하더라도 환경을 생각하는 마음이 들어가면 좋겠어요”

“몇 년전에 어느 지자체장께서 못난이 감자를 파신적이 있어요. 예쁘진 않지만 못난이 감자를 사면 농부들을 도울 수 있다는 마음으로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었잖아요. 업사이클링 제품을 대할 때도 그런 마음이 필요해요.”

이현애 국장은 업사이클링 제품이 일반 패션 제품에 비해 다소 투박하더라도 ‘괜찮다’. ‘쓸만하다’는 마음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했다. 그는 “명품숍에서 봤던 제품에 대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상태에서 업사이클링 제품을 보면 ‘이게 뭐야, 왜 이렇게 비싸’라는 생각이 들 수 있다”면서 “우리는 버려지는 제품을 다시 활동해 모든 공정을 사람이 직접 손으로 진행한다. 그렇다 보니 가격이 높게 책정될 수밖에 없다”고 차분히 설명했다.

“소비자들이 제품 하나를 만들어내기까지 과정에 공감하는 마음가짐을 가져준다면 같은 물건이라도 다르게 보일 수 있어요. 꽤 괜찮아 보이겠죠. 그리고 소비자들이 그런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게 우리의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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