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인의 시각으로 인천의 가치를 기록하고, 영화 교육으로 아이들에게 소통의 가치를 알리는 사람들이 있다. 인천여성영화제의 사무국에서 시작해서 지속적인 활동을 위해 협동조합으로 전환한 모씨네 사회적협동조합(이하 모씨네)이다. 조합원은 26명(2022년 5월 기준)이다. 모씨네는 Moving(움직임)과 Cinema(영화)의 합성어다. 사람들을 향해 움직이는 영화, 소통을 위해 행동하는 영화를 의미한다. 지난 5월 10일 인천시사회적경제 공감기획단 3기 단원들이 모씨네의 여백 대표를 만났다.

여백 대표 인터뷰 사진 / 사진=인천시사회적경제청년공감기획단 3기
여백 대표 인터뷰 사진 / 사진=인천시사회적경제청년공감기획단 3기

에듀, 필름, 디자인, 아카이브의 네 가지 사업 

모씨네는 영화 교육, 지역 기록, 영상 제작과 인쇄디자인 등 4가지 사업을 진행한다. 지역과 사회를 위해 활동하면서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고, 영화예술인들의 건강한 일자리 마련을 돕는다. 강사들과 프리랜서 예술인들이 지나치게 적은 임금으로 일하는 것을 보호하는 역할도 한다.

모씨네는 함께 살아가는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소통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소통의 방식이 다양해진 현대 사회에서 소통 능력은 갈등을 해결하고 인간관계를 구성하는 기반이 된다. 영화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협업은 필수다. 영화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고민하는 과정을 거치기에 소통 능력을 기르는데 효과적이다. 그래서 학교나 마을, 도서관 등으로 찾아가 영화 제작교육과 리터러시 교육을 진행한다. 청소년들은 영화 한 편을 직접 제작하며 소통 역량을 키우고 협업하는 방법을 배운다. 이러한 점을 인정받아 청소년의 꿈을 지원하는 문화캠프인 CJ도너스캠프 영화와 방송부문 운영에도 참여하고 있다.

아카이빙 브로슈어 / 사진=인천시사회적경제청년공감기획단 3기
아카이빙 브로슈어 / 사진=인천시사회적경제청년공감기획단 3기

영화 제작 과정의 특징을 이용하여, 영화인의 시각으로 지역 기록 사업도 진행한다. 도시, 공간, 건축, 문화, 구술, 역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시민들의 생활 속 삶의 가치를 담아낸다. 이런 기록물들은 아카이브 전시나 연구의 기반자료로 이용된다. 모씨네는 인천시 강화군 ‘2017 강화 장인 구술 채록 시범사업'을 시작으로  3년 연속 인천 예술사 연구기반 구축을 위한 구술증언 채록 사업에 참여하여 전시를 개최했다.

영상과 디자인은 주로 공공기관의 의뢰를 받아 제작한다.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기업의 홍보영상이나 교육영상을 주로 맡는다. 그외에도 영화제의 트레일러와 인천광역시교육청 노동인권 웹드라마 등 다양한 장르의 영상을 만들고 있다. 디자인 사업 역시 공공기업의 포스터, 자료집 등을 주로 맡는다. 지난 2020년에는 KOICA 한국국제협력단 ‘2019 평가연보’, 서울여성가족센터 ‘2020 일, 생활균형제도 사용설명서' 등을 제작했다. 연속사업으로 인천 여성영화제와 인천영상위원회 별별 씨네마, 인천독립영화제의 디자인 기획 총괄을 맡아왔다.

사회적협동조합에 맞는 지원 정책 및 평가 기준 필요 

여백 대표는 한 해 한 해를 넘기는 것이 위기라고 말한다. 비영리적인 목적을 추구하여 사회적협동조합으로 전환했고, 사업내용 또한 조합원들과 함께 추구하는 가치와 일치하는 방향으로 만들어 가고 있는데, 문화콘텐츠 분야에서 가치를 우선적으로 지향하는 사업에 대한 지원은 부족하기 때문이다. 사회적 가치 실현을 우선으로 두면서 수익도 창출하는 모델을 만들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프로젝트 지원을 할 필요가 있는데, 이런 지원을 해주는 플랫폼은 없다고 말한다.
또한 창작에 집중해야 하는 기간이 필요하여 4대 보험이 적용되는 직장(매일 출근하는 직장)에 다니기 어려운 영화인들이 생산자 조합원으로 함께 일을 하기 위한 사회적협동조합인데, 정작 공공입찰이나 지원사업들의 기준이 되는 기업 평가에서는 직원이 아니라는 이유로 조합원들과 함께 해온 사업들과 경력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상황이 너무 아쉽다며 사회적협동조합에 맞는 기업 평가 기준들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영화인의 방식으로 사회에 기여한다

여러가지 어려운 상황에서도 모씨네는 사람을 위해 행동하는 일을 멈추지 않는다. 어떻게 하면 영화인들의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을지, 혹은 사회를 위해 보다 나은 활동을 할 수 있을지 항상 고민한다. 창작을 위해 생계의 어려움을 겪는 영화인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영화 교육을 통해 사회 구성원의 소통 능력을 기르며,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사업들을 홍보하고 지역의 가치를 기록한다. 

모씨네의 여백 대표는 말한다. “여러 어려움이 있더라도 사회적 가치를 위해, 영화인들을 위해 해야할 일이기에 해 나갈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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