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서울 양평동 롯데홈쇼핑 본사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2차 심사에 통과한 5개 (예비)사회적기업이 스튜디오 투어 등을 진행했다.

“가장 중요한 정부 정책은 판로확대 지원이다.”  중소기업진흥공단이 지난달 사회적경제 기업 200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 기업의 45%가 판로확대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사회문제 해결과 일자리 창출 등 사회적 목적을 달성하고 있지만, 사업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수익 창출이 필수적이라 판로확대가 시급하다는 목소리다.

최근 서울시와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이하 서울시사경센터), 롯데홈쇼핑이 사회적기업의 판로확대를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이들은 지난달 9일 ‘사회적경제 기업의 판로확대 및 경쟁력 강화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롯데홈쇼핑의 방송 지원 프로그램 ‘드림스튜디오’에 진출할 기업을 모집했다. 서류 및 대면 심사 결과 총 5개의 사회적기업 및 예비사회적기업이 통과해 올 하반기 방송을 앞두고 있다.


1~2차 심사 통해 5개 (예비)사회적기업 선정, 수수료 혜택 제공

5개 (예비)사회적기업은 롯데홈쇼핑의 품질 검사를 거쳐 8~12월, 월 1회 '드림스튜디오'를 통해 제품을 방송할 기회를 얻는다.

이번 심사에서 △독도커피 판매 수익금으로 역사교육 단체를 후원하는 ‘드림메이커 인터내셔널’ △꿀 선물세트 판매 수익금으로 꿀벌이 찾는 식물을 조성하는 ‘어반비즈서울’ △노인들이 쉽게 먹고 소화할 수 있는 영양식을 개발 및 판매하는 ‘복지유니온’ △공정무역을 통해 생산한 아르간 오일로 만든 스킨, 로션 등 화장품을 파는 ‘페어트레이드 코리아’ △가방 등 잡화를 판매해 수익금으로 제3세계 아이들을 돕는 ‘업드림 코리아’ 등이 선정됐다.

지난 17일 서울 양평동 롯데홈쇼핑 본사에서 1~2차 심사에 선정된 기업들을 대상으로 간담회가 열렸다. 홈쇼핑 입점 절차에 대한 세부적인 안내와 방송이 진행될 스튜디오 투어 등이 진행됐다. 5개 기업의 홈쇼핑 진출은 이번이 처음으로, 롯데홈쇼핑의 품질 심사를 거쳐 최종 입점이 결정돼 이달부터 12월까지 5개월간 1달에 1번 ‘드림스튜디오’를 통해 제품이 소개된다. 

정준희 서울시사경센터 판로지원팀 매니저는 “홈쇼핑에 입점할 때 큰 장벽인 수수료에 대한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며 “일반 상업 방송 수수료가 평균 30~40%인데 비해 사회적기업에는 배송비, 카드 수수료, 상담원 콜비 등이 포함된 최소 수수료만 내도록 지원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롯데홈쇼핑, 단발성 지원보다 지속가능한 성장기반 마련에 중점

이동수 책임은 "롯데홈쇼핑은 방송 사업자이자 유통 사업자로, 두 부분에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사회적기업 입점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드림스튜디오’ 방송은 롯데홈쇼핑 라이브 채널을 통해 월 1회 40분씩, 오전 2시나 5시에 전파를 탈 예정이다. 판매 노하우를 가진 롯데홈쇼핑이 사회적기업을 위한 상품 컨설팅 및 교육 프로그램 운영, 상품 소개 영상 사전 제작, 홈페이지를 통한 상품 노출, 경쟁력 강화를 위한 홍보?마케팅 등을 지원한다. 

이동수 롯데홈쇼핑 동반성장팀 책임은 “두 가지 목표가 있는데 첫째는 사회적기업이 이번 기회에 홈쇼핑 입점 과정 및 유통 구조를 경험함으로써 온라인 몰, 오프라인 매장 등 다른 유통 채널에 수월하게 입점하도록 돕는 것”이라며 “두 번째는 이번 방송에 노력을 기울여 최대한의 매출 증대에 기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단발성 방송으로 단기 이익을 주고 끝내는 것이 옳은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사회적기업이 홈쇼핑 입점 과정을 통해 지속가능하게 발전하는 기반을 마련해주는 것이 적절하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사회적기업이 추구하는 목적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상품 경쟁력 면에서 뒤지지 않는 장점을 소개하는 것이 저희 몫이라 생각합니다. 일반 소비자들에게 사회적기업 제품을 친숙하게 알려 사회적경제 시장 전체가 넓어지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 책임은 사회적기업 담당자들에게 “홈쇼핑 방송을 어떻게 활용할 것이냐에 대한 목표를 생각해봐야 한다”며 “각 기업이 추구하는 사회적 가치를 전달하는데 방송 시간을 더 많이 할애할 것이냐, 일반 기업의 제품처럼 상품성을 강조해 매출을 최대로 끌어올리는 데에 집중할 것이냐 등을 선택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사회적기업 “홈쇼핑 입점 과정 까다롭지만, 판로확대?홍보에 큰 도움”

최근 롯데홈쇼핑 '드림스튜디오'를 통해 소개된 사회적기업 '아름다운커피'의 제품 판매 방송 장면. (사진제공=롯데홈쇼핑)

방송을 앞둔 5개 (예비)사회적기업 담당자들은 “홈쇼핑 입점을 통해 그동안 가장 어려움을 겪었던 판로확대와 홍보?마케팅에 도움을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입을 모았다. 품질 기준 통과, 관련 서류 구비 등 다른 유통 채널에 비해 홈쇼핑이 까다로운 편이라 준비 과정 자체가 기업에 좋은 경험이 되고, 홈쇼핑 입점이 또 다른 홍보 수단이 될 것이라는 의견도 공통적이었다.

오는 31일 오전 2시 첫 주자로 나서는 업드림 코리아는 노트북, 태블릿 등을 수납할 수 있는 ‘딜럽 유닛백’을 판매한다. 가방 1개를 팔면 캄보디아 빈민 아이들에게 가방 1개를 기부하는 프로젝트 형태로 방송을 진행한다. 김현정 업드림 코리아 MD는 “품질 면에서 뒤지지 않고 좋은 취지까지 더해졌기 때문에 소비자들에게 만족감을 줄 것이라 자신한다”고 밝혔다.

독도커피를 판매하는 드림메이커 인터내셔널의 정의혁 이사는 “제품 이름에 ‘독도’가 들어가 따로 강조하지 않아도 사회적가치는 어느 정도 전달된다고 생각한다”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온라인 몰에서 독도, 위안부, 강제노역 등에 대한 역사 교육 진행을 홍보하기 때문에 홈쇼핑을 통해서는 상품의 경쟁력을 알리는 데 방점을 찍고 싶다”고 말했다.

노인들이 씹고 삼키기 쉽게 만든 연화식(軟化食) ‘효반’을 판매하는 복지유니온의 박정민 유통사업부 과장은 “상품 자체가 사회 취약계층인 노인을 위해 만든 것이라 방송에서 사회적가치를 홍보하는 부분을 빼놓을 순 없다”면서 “제품 자체의 장점을 알리기 위해 방송에서 어떤 점을 강조할 것인지 회의와 토론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정준희 서울시사경센터 매니저는 “이번에 선정된 업체가 (예비)사회적기업이라면, 앞으로는 협동조합, 소셜벤처 등 더 넓은 범위의 사회적경제 조직에서 홈쇼핑에 진출해 다양한 제품을 소개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롯데홈쇼핑은 사회적기업을 위해 상품 컨설팅 및 교육 프로그램 운영, 상품 소개 영상 사전 제작, 홈페이지를 통한 상품 노출, 홍보?마케팅 등을 지원한다.

사진. 이우기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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