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협, 다시 자원순환!] ②한살림 “병 재사용 운동 등 자원순환 캠페인 예정”
[생협, 다시 자원순환!] ②한살림 “병 재사용 운동 등 자원순환 캠페인 예정”
  • 라현윤 기자
  • 승인 2018.08.23 09: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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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협동조합(생협)에 가입된 국내 가구 수가 100만 세대를 넘어선지 오래다. 생협은 유기농업을 바탕으로 친환경 유기농 제품을 유통하는 등 자원의 순환을 주요 철학으로 생활 속에서 확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런 생협에 비상이 걸렸다. 플라스틱 쓰레기, 기후변화 등 환경문제의 심각성이 커지면서 친환경 소비에도 무심코 포함된 쓰레기나 환경문제가 부각되고 있어서다. 생명 가치 존중을 삶속에서 실현하겠다는 생협이 환경문제를 소홀히 다룬 것 아니냐는 자성이다. 대안 마련을 위한 생협의 고민과 논의를 들어본다.


정규호 한살림 정책기획팀장

65만 세대가 이용하는 한살림은 국내 생협 중 조합원 수가 가장 많다. 역사도 가장 깊다. 한살림을 바라보는 조합원이나 사회의 기대가 큰 이유다.

한살림은 자원 되살림을 꾸준히 고민해왔다. 대표적인 활동이 병 재사용 운동이다. 생협 물품이 담겨있던 병을 사용 후 모아서 생협에 돌려주면 출자금 50원을 돌려주는 정책이다. 우유 값 회수운동, 비누 만들어 쓰기 운동과 함께 1990년대부터 시작된 이 운동은 1992-1993년 우유갑으로 재활용 휴지와 비누를 만들어 공급하는 활동으로 이어졌다. 2014년에는 안성물류센터에 폐지압축시설을 건립하고 친환경세제를 사용해 세척 장비로 재활용 병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최근 환경문제가 대두되면서 더 적극적인 생협의 역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규호 한살림 정책기획팀장은 "생협들이 유기농업을 바탕으로 함께 사는 생명세상을 만들고 생활양식을 바꾸자고 조합원들에게 얘기해왔기에 당연한 결과"라며 자원순환에 대한 더 적극적인 실천들을 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4년부터 포장재를 최소화하고 재활용을 높이는 포장디자인의 기준을 고민해왔던 한살림의 자원순환 계획을 정규호 팀장에게 들었다.

 

▶지난 4월 대란 이후 한살림 내부 분위기는 어떤가.

- 조합원들이 어느 때보다 더 문제의식을 가지고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웹사이트 게시판이나 전화 등으로 의견을 주거나, 조합원 모임을 만들어 의견을 전달하기도 한다. 그동안 우리가 유기농업을 바탕으로 함께 사는 생명세상을 만들고 생활양식, 문명을 바꾸자고 조합원들에게 얘기해왔기에 당연한 문제제기라 생각한다. 우리는 자원순환, 재활용 문제 등을 오래전부터 관심가지고 실천해왔지만 생각보다 강하게 인식하지 못했던 것 같다. 스스로 잘한다고 착각해온 측면도 있다. 자원순환은 한살림 운동과도 무관하지 않기에 지금의 의견들이 오히려 고맙다.

자원순환 정책간담회
7월 말 한살림에서 진행한 '자원순환 정책간담회'

 현재 어떤 논의들을 하고 있나.

- 연합회 차원에서 몇 차례 논의를 진행했다. 7월 말에 진행된 자원순환을 위한 한살림 정책간담회에서는 적극적인 의견을 가진 80여명이 참석해 뜨거운 관심을 보여줬다. ‘우리 건강을 위해 제품을 이용하는데 포장재 쓰레기를 보며 마음이 불편하다는 의견부터, 벌크 매장 운영, 플라스틱을 유리병으로의 교체 등 다양한 의견들이 나왔다. 주로는 어떻게 단계적으로 개선할 것인가를 논의했다.

앞으로 더 많은 조합원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9월 자원순환의 날을 기점으로는 자원순환 주간의 날을 정하고 200명 규모의 자원순환 열린 정책토론회(9/7) 개최할 예정이다. 자원순환 물품 안내, 병 재사용 운동 참여 유도 등 다양한 캠페인도 계획하고 있다.

▶ 포장재가 과하다는 문제제기에는 어떤 입장인가.

- 포장이 과해 환경을 훼손시킨다는 의견에는 동의한다. 기존에 물품 포장재 및 디자인에 대한 기준이 있었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현재 한살림의 물품 포장을 다시 점검하고, 포장 정책과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국내 정책과 제도에 따라 수고와 비용이 따르더라도 식품 표시, 품질 유지 등을 위해 물품을 포장해야만 하는 경우가 많다. 가공식품과 생활용품은 현행법상 포장을 없애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고, 축산물, 수산물 또한 식품안전과 품질 유지를 위해서는 포장이 꼭 필요하다.

생협은 먹거리를 주로 취급하는 곳이다. 소비자들에게 안전하게 전달되어야 하는 것도 중요한 우리의 역할이다. 유통 과정에 파손, 변질을 막기 위해 포장재가 꼭 필요한 경우가 있다. 또한 비용 문제, 이용의 불편함 등 현실적 과제 등도 많다. 조합원들과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 서로 듣고 말하는 과정을 가져서 함께 해법을 찾아갔으면 한다.

▶ 한살림에서 그동안 자원순환과 관련해 노력해 온 부분은.

- 한살림의 주요 활동 중 하나가 병 재사용 운동이었다. 생협 물품이 담겨있던 병을 사용 후 모아서 생협에 돌려주면 출자금 50원을 돌려주는 운동이다. 초기에는 병 회수율이 20% 정도였다 최근에는 36%까지 높아졌다. 재활용 병에 대한 위생, 안전성 등 우려도 있어 세척 시설의 안정성, 검수 등 회수 시스템 개선을 지속적으로 고민 중이다. 이 부분은 다른 생협들과도 함께하고 싶다.

이 외에도 한살림 매장에는 물품을 담아가는 비닐이 없다. 대신 장바구니 소지를 권하고, 조합원이 물품을 담아갈 수 있게 각종 종이상자를 버리지 않고 모아둔다. 온라인 주문 공급 시 물품을 담는 공급 상자도 규격화하여 재사용하고 있다.

한살림 공급 담당자가 직접 조합원 집에 방문하기 때문에 에어캡 같은 완충재나 보조 포장재를 적게 사용한다. 또한, 우유갑 재활용 휴지를 공급하고, 재사용병 회수 시 출자금 50원을 돌려주는 빈병 재사용 운동도 펼치고 있다.

빈 병 재사용 운동
한살림은 병 재사용 운동을 꾸준히 해왔다.

▶ 포장재 문제는 얘기한데로 생산지와의 논의도 중요하다. 생산지 분위기는.

- 생산지에서도 당연히 민감하게 바라본다. 변화에는 적극 동의하나 시간, 비용 등 과정에서 나서는 어려움을 조합원과 함께 해결해나가길 바란다.

▶ 어려움은 없나.

- 조합원들을 믿고 차근차근 풀어 가면 된다고 생각한다.  아쉬운 부분은 해결해가는 속도에서 서로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포장재 문제는 재고 처리 문제, 제품개발 설비 비용, 준비 기간 등 생산지와도 긴밀한 협의가 필요한 문제다. 더욱이 협동조합이다 보니 한 가지 결정에 있어서도 의사소통 시간이 길 수밖에 없다.

정부 정책을 바꾸는 건 시민의 조직화된 힘이다. 특히 생협은 소비자들이 생활 속에서 조직화되어 있다는 것이 큰 강점이다. 조합원들이 가진 힘이 생각보다 크다는 걸 스스로 자각했으면 한다. 국내 생협 조합원이 100만 세대를 넘었다. 포장재 변화, 지역사회 변화에서 이 세대들이 목소리를 내고 행동한다면 상당이 큰 변화의 힘을 만들 것이다.

또한 재활용에 대한 정부 정책이 없는 게 아니라 그게 시장에서 돈이 되느냐 아니냐로 보는 현실이다. 이참에 정부 정책을 다듬어 가는데 사회적경제 영역의 연대가 필요하다.

 

사진제공. 한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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