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부터 10일까지 경주 화백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4회 사회적경제 박람회에 많은 사람들이 몰렸다. 때로는 상품과 서비스의 생산자로, 때로는 상품과 서비스의 소비자로, 때로는 그저 축제를 즐기는 한 명의 사회적경제인으로. 각자의 방식으로 박람회를 최대한 활용한 이들을 이로운넷이 현장에서 만났다.

전화진 아트스페이스옴스 대표

칼림바와 이흥렬 시인의 음반을 들고 있는 전화진 대표. / 사진=박유진 기자
칼림바와 이흥렬 시인의 음반을 들고 있는 전화진 대표. / 사진=박유진 기자

“‘앉은뱅이의 꽃’ 향기를 들어보세요”

박람회 야외전시장 ‘로컬존’에 들어서니 감미로운 악기음이 들린다. 소리의 정체는 아프리카 타악기 ‘칼림바’. 경북 구미의 마을기업 ‘아트스페이스옴스’ 부스에서 들리는 음악소리다. 전화진 대표가 운영하는 아트스페이스옴스는 음악을 비롯해 다양한 콘텐츠의 공연 및 공연기획으로 관객과 소통하는 기업이다. 클래식, 국악, 마임, 재즈, 월드뮤직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다양한 장소에서 선보인다. 한손에 들어오는 미니 칼림바를 제작해 부스에서 선보였다. 박람회 첫날(8일)에만 9개의 칼림바를 팔아 2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는 전 대표.

사람들의 이목을 한 번에 끄는 간 칼림바지만, 전 대표가 정말로 홍보하고 싶은 건 왼쪽발가락으로 시를 쓰는 이흥렬 시인의 음반이다. 뇌성마비 장애를 가진 이흥렬 시인은 10편의 시를 제작해 지역 음악가와 아트스페이스옴스의 곡작업을 통해 ‘앉은뱅이 꽃’이라는 프로젝트 음반을 창작했다. 전 대표는 "칼림바를 한두개 더 파는 것보다 이흥렬 시인의 활동을 홍보하는 게 더 중요하다"며 "더 많은 사람들이 들러 알아갔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김두호 김천두메숲골힐링마을영농조합 대표

박람회 포스터 앞에서 포즈를 취한 김두호 대표 / 사진=박초롱 기자
박람회 포스터 앞에서 포즈를 취한 김두호 대표 / 사진=박초롱 기자

“대통령표창, 수상 할 때 보다 기다릴 때가 더 떨렸습니다”

사회적경제부문 대통령표창을 수상한 김두호 대표는 마을에서 주민들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한다는 점에서 마을기업에 매력을 느낀다. 그래서 한국마을기업중앙협회 경북회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그는 “다양한 사회적경제조직의 유형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마을기업에 마음이 쏠렸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앞으로도 마을의 일자리 창출과 경북도 내 마을기업의 활성화를 위한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그는 “뛰어난 누군가가 먼저 앞서가기보다 모두가 다같이 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며 “신생과 베테랑 마을 기업, 청년과 농촌마을을 잇는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주재훈 (주)마켓프레쉬 대표

자활기업 마켓프레쉬의 주재훈 대표(맨 왼쪽)과 직원들. 티셔츠 왼쪽 상단에 프린팅 한 '장동건', '손흥민', '송중기'가 눈에 띈다. / 사진=정재훈 기자
자활기업 마켓프레쉬의 주재훈 대표(맨 왼쪽)과 직원들. 티셔츠 왼쪽 상단에 프린팅 한 '장동건', '손흥민', '송중기'가 눈에 띈다. / 사진=정재훈 기자

‘손흥민’, 장동건’, ‘송중기’가 경주 사회적경제 박람회에서 돼지고기를 굽는다? 

경주 사회적경제 박람회에 '연예인' 이름을 달고 손님 맞이 퍼포먼스를 진행한 유쾌한 기업이 나타났다. 주인공은 제주에서 올라온 자활기업 마켓프레쉬의 주재훈 대표와 직원들이다. 이들은 티셔츠 왼쪽 상단에 연예인들의 이름을 적어 손님들 앞에 섰다. 이들이 연예인 이름을 티셔츠에 새긴 이유는 간단하다. 나이트클럽 웨이터처럼 박람회를 찾아온 손님들을 맛있는 돼지고기에 100% 매칭시켜준다는 컨셉을 표방한 것이다. 더운 날씨 속에서 뜨거운 불판 위 돼지고기를 뒤집고 있는 가운데에도 유쾌함을 잃지 않은 것이다. 덕분에 더위에 지친 시민들의 입가에 웃음이 번진다. 

주 대표는 제주지역 자활사업단에서 3년 동안 점장으로 근무했고 작년에 자활기업으로 독립해 활동중이다. 주 대표는 “아직 사회적경제 생태계에서는 생소할 수 있지만 제주도에서는 나름 유명한 기업이다. 제주도의 우수한 무항생제 돼지를 내륙에 소개하기 위해 이곳 경주 박람회를 찾았다”며 “경주 지역과 인근 지역의 많은 주민들이 찾아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유수 서울시 서초구사회적경제통합지원센터 주임매니저

김유수 서울시 서초구사회적경제통합지원센터 매니저./제공=서울시 서초구사회적경제통합지원센터
김유수 서울시 서초구사회적경제통합지원센터 매니저./제공=서울시 서초구사회적경제통합지원센터

“어슴푸레 알던 다양한 전국 사회적경제조직들의 활동, 상품 등을 한 눈에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내년 박람회에는 포럼과 행사도 더욱 적극적으로 즐겨보려고요.”

올해 새로 개소한 서초구사회적경제통합지원센터의 김유수 주임매니저는 처음으로 사회적경제 박람회 현장을 찾았다. 김 매니저는 “처음이라 수수한 마음으로 내려왔는데 기대 이상이었다”며 “주최 측이 사은품 등 준비를 잘 해줘 박람회를 풍족하게 즐길 수 있었다. 내년에는 포럼 등도 적극적으로 참석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개막식 현장에도 참석한 그는 “화려한 퍼포먼스 등이 인상적이었고, 사회적경제 우수사례에게 스포트라이트를 비춰준 것도 보기 좋았다”는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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