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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과바람에너지협동조합 김원국 사무국장이 은평구에 있는 햇빛상점에서 청년기자단과 인터뷰 했다./사진=금진영 청년기자
태양과바람에너지협동조합 김원국 사무국장이 은평구에 있는 햇빛상점에서 청년기자단과 인터뷰 했다./사진=금진영 청년기자

서울 은평구에 사는 40세 박정만 씨는 ‘투잡족’이다. 회사원이면서 ‘에너지 농부’이기도 하다. 조합원 출자로 건립하는 태양광발전소 상업전기 생산과 판매에 참여하고 있다. 주말에는 에너지 절약 홍보활동에 나서기도 한다.

박 씨가 활동하고 있는 곳은 태양과바람에너지협동조합으로, 2013년에 출범했다. 조합은 400여 명의 시민들이 힘을 모아 도시 곳곳에 태양광 발전소를 세웠다. 조합에서 2021년까지 생산한 상업용 전기량은 300만kW. 4인 가구 기준 약 830가구가 1년간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조합은 지난해 태양광 재생에너지 보급 우수사례에 포상하는 ‘솔라리그’에서 민간 부문 ‘산업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재생에너지 생산과 더불어 에너지 문제를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교육한 공로를 인정받아서다.

태양과바람에너지협동조합에서 운영하는 햇빛상점에서 김원국 사무국장을 만나 시민들의 힘으로 생산하는 재생에너지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

Q. 시민들이 태양광 발전소를 세우는 일은 어떻게 시작하게 됐습니까?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참사가 발생했죠. 이후 핵 에너지 반대 목소리를 내던 은평구 주민 모임이 조합 설립의 계기가 됐습니다. 단순한 반대가 아니라 직접 재생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로 했어요. 2013년 협동조합을 만들고 도시에 세우기 시작한 태양광발전소 ‘태양과바람’이 현재까지 9기에 이릅니다.

Q. 태양광발전소 위치는 어떻게 선정합니까?

도심 곳곳에 볕이 잘 들고, 사람들이 잘 이용하지 않는 공간을 활용합니다. 주로 건물의 옥상입니다. 적당한 공간을 발견하면 건물 안정성 검토와 관의 인허가 과정을 거쳐 발전소를 설치합니다. 현재까지 공영차고지, 도서관, 학교 등의 옥상에 태양광발전소를 만들었습니다.

Q. 발전소 관리는 누가, 어떻게 하나요?

조합원들이 직접 관리합니다. 관리에 큰 힘이 들지는 않습니다. 태양광 패널을 오염시켜 발전 효율을 낮추는 물질 대부분이 비가 오면 씻겨 내려가거든요. 각각의 발전소 발전량을 실시간으로 모바일에서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어요. 문제를 발견하면 현장 점검과 조치를 합니다. 봄, 가을에는 조합원들이 참여하는 발전소 청소 행사를 진행하기도 합니다.

김원국 사무국장이 발전소 별 발전량 모니터링 시스템을 시연하고 있다./사진=금진영 청년기자
김원국 사무국장이 발전소 별 발전량 모니터링 시스템을 시연하고 있다./사진=금진영 청년기자

Q. 발전소를 세우고 운영하는 과정에 어려움은 없나요?

발전소를 세울 때 큰 비용이 한꺼번에 필요하기 때문에 출자금을 모으는 일이 어렵습니다. 해마다 재생에너지를 판매하여 얻은 수익의 일부는 조합원들에게 배당하고, 일부분은 새로운 발전소 건립에 대비해 적립하고 있습니다.

발전소 건립 공간을 찾는 일에도 어려움이 있습니다. 적합한 공간을 찾아도 발전소가 불편을 초래할 거라는 사람들의 오해와 편견으로 발전소를 짓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거든요.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채 유통되는 정보들이 문제라고 봅니다. 건물 옥상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면 여러 가지 부수효과가 있습니다. 건물에 단열층 역할을 하면서 냉난방 효율이 증가하죠. 학교 옥상에 설치할 경우 미래세대에 에너지 체험 교육 효과가 있습니다.

Q. 에너지·제로웨이스트샵 ‘햇빛상점’을 지난 2월 열었습니다. 새로운 사업을 시작한 계기가 무엇입니까?

조합원, 시민들과 접점이 되는 커뮤니티 공간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은평구 공모사업에서 선정되어 청년주택 1층인 지금의 자리에 햇빛상점을 열 수 있었죠. 단순히 에너지 관련 물품을 판매하는 상점이 아니라 에너지 클리닉이나 교육 등이 이루어지는 에너지 거점 공간으로 계획하고 있습니다. 6월 이후 상점과 인접한 곳에 은평구가 운영하는 에너지 관련 체험, 전시 공간이 마련될 예정입니다. 관과 협력하여 본격적으로 계획을 실현할 예정입니다.

햇빛상점을 찾은 시민들이 에너지 절약 상품들을 살펴보고 있다./사진=금진영 청년기자
햇빛상점을 찾은 시민들이 에너지 절약 상품들을 살펴보고 있다./사진=금진영 청년기자

Q. 기후위기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현재의 기후위기 상황은 개개인의 실천뿐 아니라 그 이상의 노력이 절실합니다. 정부와 지자체가 발 빠르게 기후 위기에 대응하도록 요구해야 합니다. 왜 실질적인 대책을 내놓지 않는지 문제 제기해야 합니다. 국가에 세금을 내고 있는 우리들의 권리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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