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분위기가 변화하고 있다. 텅 비었던 거리에는 사람들의 발길이 닿기 시작했고, 늦은 저녁 시간까지 모임도 잦아졌다. 한동안 움츠렸던 사회적경제기업들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영역별로 살펴본다.

출처=Getty Images Bank
출처=Getty Images Bank

“얼마 전에 춘천을 대표하는‘춘천마임축제’가 열렸어요. 인형극이나 공연 등 행사도 많이 진행됐는데, 보니까 시민들이 확실히 많아졌더라고요.”

춘천에서 행사·축제 등을 기획하는 오석조 협동조합 판 이사장은 도시에 활기가 돌기 시작했다고 했다. 협동조합 판 외에도 문화·예술분야 사회적경제기업들은 “숨통이 트인다”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행사 문의 많아지고, 관객 수 늘어났다”

문화·예술은 오프라인 기반으로 진행되는 대표적인 분야다. 코로나19 충격도 심할 수 밖에 없었다. 공연 자체를 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고, 어렵게 공연을 해도 관객 수가 제한됐다. 오석조 이사장은 “심했을 때는 기업의 존폐를 걱정할 정도로 어려웠다. 실제 주변의 다른 기업들 중에는 문을 닫은 곳도 있다. 버티는 것이 기적일 정도였다”고 했다.

하지만 위드 코로나가 시작되면서 분위기가 조금씩 변하고 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7일 발표한 ‘코로나19의 문화관광 콘텐츠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4월 관광·콘텐츠·문화예술 관련 신용카드 지출액은 4조3787억원으로 지난해 4월(3조5141억원)과 비교했을때 24.6% 증가 했다. 올해 4월 기준 영화 관객수는 312만명이었는데, 이 역시 지난해 4월(256만명)에 비해 21.8% 증가한 수치다.

올해 상반기에 제20대 대통령 선거와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까지 끝났으니 하반기에는 문화·예술분야가 더 활기를 찾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오 이사장은 “상반기 선거가 있어 외부 행사를 진행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는데, 이제 마무리 됐으니 하반기 부터는 본격적으로 공연·행사·축제가 진행될 거라고 예상한다”고 전했다.

협동조합 판 뿐만 아니라 다른 문화·예술분야 사회적경제기업들도 행사·공연 문의가 많아졌다고 전했다. 지역의 역사에 기반한 공연을 진행하는 사회적기업 아트브릿지도 거리두기 해제 이후 변화를 느끼고 있다고 했다. 신현길 아트브릿지 대표는 “축제나 (야간)행사 등 문의가 들어온다. 거리두기 없이 공연할 수 있으니 관람객 수도 늘릴 수 있다”며 “곧 진행할 예정인 문화행사에는 관람객을 작년에는 50명으로 제한했는데, 올해는 100명으로 늘렸다”고 했다.

발달장애인 연주단 드림위드앙상블 역시 바쁜 시간을 준비하고 있었다. 드림위드앙상블이 요청받아 진행한 공연 횟수는 코로나 발생 전이었던 2019년에는 104회였던 반면, 코로나 전파 속도가 빨랐던 2021년에는 30회로 약 70%가 줄어든 상황이었다.

신상래 드림위드앙상블 사무국장은 “코로나 때 보다는 상황이 훨씬 좋아졌다”고 했다. 그는 “오는 9월 해외공연을 나갈 예정이다. 그래서 9월 공연 일정을 지금부터 문의하는 곳들도 있다”고 전했다. 신 사무국장은 “하지만 공연을 하려면 2~3개월 정도의 준비 기간이 필요해서 아직 수치나 성과로는 나타나지는 않고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어쩔 수 없이 뛰어든 온라인 시장…새로운 사업 모델 되기도

코로나19 상황에서 어렵게 살아남은 기업들은 다른 방식의 사업 모델을 찾아야 했다. 기업이 가장 잘 하고, 당시의 사회 분위기를 고려해 찾은 돌파구는 '온라인' 이다.

문화·예술분야 사회적기업 명랑캠페인은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온라인으로 전환했다. 오호진 명랑캠페인 대표는 “우리 기업은 오프라인 중심의 회사였는데, 코로나19로 상황이 어려워지면서 온라인으로 전환했다”고 말했다. 오 대표는 “처음 시작한 것이 온라인 웹툰(인스타툰)을 연재한 것이고, 유튜브 채널을 오픈해 관찰 예능을 진행했다. 캐릭터도 개발해 온라인 상품도 만들었다”고 했다.

명랑캠페인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지금 오프라인보다 온라인 시장에서 더욱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그는 “상황이 어려웠는데, 웹툰이나 영상콘텐츠 등 자체적인 콘텐츠를 가질 수 있다는 희망으로 버텼다. 올해는 반응이 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향후 명랑캠페인은 온·오프라인을 같이 운영해 볼 계획이다. 오 대표는 “이제 온·오프라인을 같이 운영하는 시대가 왔다고 생각한다”면서 “세부적인 계획은 조금 더 많은 고민과 협의가 필요하겠지만, 온·오프라인 사업을 같이 할 예정이다. 온·오프라인 사업을 병행하려면 또 한번 회사의 방향의 바뀌게 될지도 모르겠다”고 설명했다.

드림위드앙상블과 아트브릿지도 코로나19 기간 중 유튜브 채널을 오픈했다. 드림위드앙상블은 2020년부터 유튜브 채널에 영상을 올리기 시작했다.

신상래 국장은 “주요 수익원은 아니지만 공연을 하긴 해야 하는데, 비대면으로 진행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생기다 보니 영상을 촬영해 올렸다”고 말했다. 드림위드앙상블은 유튜브 채널에 공연 영상 뿐만 아니라 발달장애인 단원들의 솔직한 일상을 담은 브이로그 등 다양한 콘텐츠를 올리며 팬들과 더욱 가깝게 소통하고 있다.

아트브릿지도 작년부터 공연 영상을 올렸다. 하지만 아트브릿지의 경우 관객과 호흡할 수 있다는 장점을 느낄 수 없다보니 거리두기가 해제된 지금은 오프라인 공연에 매진할 생각이다. 신현길 대표는 “우리가 가진 역량으로는 방송국에서 제작하는 정도 수준의 영상을 올릴 수도 없고, 공연은 관객과 호흡해야 하는데 영상은 그럴 수 없어서 아쉬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이로운넷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