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천 1구역 주택재개발 정비 사업 현장 / 사진=인천시사회적경제청년공감기획단 3기
청천 1구역 주택재개발 정비 사업 현장 / 사진=인천시사회적경제청년공감기획단 3기

올해 4월 현재 인천시 부평구의 청천 1구역, 2구역 전체가 재개발되고 있다. 이 중 청천 1동 '맑은내마을'만이 유일하게 재개발 구역에서 벗어났다. 마을 내 공동체인 '공생 공생 맑은내마을 마을관리 사회적 협동조합(이하 '공생 공생')'은 아파트 숲이 둘러싸고 있는 그 속에서 꿋꿋하게 공동체의 가치를 지켜가고 있다.

공생 공생은 마을기업으로 목공방을 운영하고 있다. 공방 운영과 소품 판매, 목공 교육을 통한 마을 환경 개선, 노인 일자리 창출로 주민자치를 실천 중이다.

지난 3월 29일 인천시사회적경제청년공감기획단은 인천시 부평구 청천 1동에 위치한 공생 공생 사무실에서 이상돈 사무국장을 만났다.

맑은내마을 이상돈 사무국장이 청년공감기획단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 사진=인천시사회적경제청년공감기획단 3기
맑은내마을 이상돈 사무국장이 청년공감기획단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 사진=인천시사회적경제청년공감기획단 3기

‘공생 공생’, 마을 공동체에서 마을기업까지 최단기간 달성

공생 공생이 위치한 청천 1동은 원도심에 속한다. 노인들이 대부분인 이 동네에서 아파트가 들어서는 것은 관심 밖의 일이었다. 주민들은 '원도심 속에서 재개발을 하지 않고 어떻게 살아갈까' 라는 고민 끝에 2018년 2월, 주민모임을 결성했다. 마을 공동체가 된 주민들은 자생력을 키우고자 2020년 상반기에 '공생 공생 맑은내마을 마을관리 사회적 협동조합'을 설립했다.

이후, 주민들은 여러 선진 마을 견학을 다니면서 더 체계적인 주민자치를 위해 정형화된 프로그램을 고안해냈고, 2020년 하반기부터 목공방 마을기업을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맑은내마을이 희망지 사업과 소규모 재생사업에 선정됐다. 주민들은 스스로 마을 발전 계획을 수립하고 실천해나갔다. 덕분에 맑은내마을은 약 4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주민모임에서 마을기업이 됐다.

맑은내마을 협동조합 전경 / 사진=인천시사회적경제청년공감기획단 3기
맑은내마을 협동조합 전경 / 사진=인천시사회적경제청년공감기획단 3기

경제적 뒷받침은 여전히 필요해

공생 공생 마을 기업은 2년차지만 아직 불안정하다. 목공방을 운영하면서 목공소품을 판매하고 있지만, 공방 수익만으로는 협동조합을 유지하기 어렵다. 원도심 특성상, 접근성이 좋지 않고 노령 인구가 많기 때문이다.

"마을기업이 살아남으려면 3년간 지원을 해줘야 하는데, 알리는데만 1년이 넘게 걸렸어요. 그마저도 별 효과는 없었죠. 그래서 올해부터는 학교에서 체험 수업도 진행하기로 했어요."

이 사무국장은 마을기업이 스스로 자생하기에 어려운 조건에 놓여있어 부가적인 수입이 없으면 마을 공동체도 지속해 나가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 사무국장은 "마을기업 첫 해에는 지원을 받았는데, 지원금 5000만원 중에 인건비가 20%에요. 그건 반나절 근무하는 직원의 인건비도 안되는 거거든요. 사람을 고용하는 순간 빚에 허덕이는 거예요”라고 전했다. 여러 명의 작업자가 필요한 목공을 주력 사업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직원을 고용하지 않고서는 수익을 내기 어려운 실정이다.

“그래도 마을기업 1~3차 지원 덕분에 원도심에서 이만큼 자리잡을 수 있었어요. 앞으로 사회적기업 인증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사업을 확장해 마을기업으로서 입지를 다져나가고자 합니다.”

올해 11월 ‘사회적기업’ 인증 신청

이 사무국장은 11월에 있을 사회적기업 공모를 준비중이다. 선정된다면, 현재 운영중인 목공방을 본격적으로 키워나가려 한다. 먼저, 정부로부터 지급되는 인건비를 활용해 공방에 부족한 인력을 충원할 예정이다.

"사회적기업이 되면 무엇보다 인건비가 지원 되니까 좋죠. 같이 할 사람을 찾아 나갈 거예요." 그 다음엔 목공 교육과정 횟수를 늘릴 예정이다.

이 사무국장은 "코로나 이전에는 매일 7팀 정도 받았는데, 올해 상반기에는 팀을 많이 꾸려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주력 사업인 목공 교육은 두 달에 걸쳐 하나의 완성품을 만들어내는 과정이다. 기초부터 시작해 심화과정까지 배우면서 나만의 작품을 만들 수 있는 이 과정은 공생 공생 만의 차별점이다. 이번에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아 공방이 활성화된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사무국장은 사회적기업을 통해 얻은 소득의 일부로 지역 일자리 창출, 노인 고용 등 여러 가지 사업을 구성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맑은내마을 사회적협동조합 인근 모습 / 사진=인천시사회적경제청년공감기획단 3기
맑은내마을 사회적협동조합 인근 모습 / 사진=인천시사회적경제청년공감기획단 3기

하반기에는 여러 주민 자치 활동도 계획 중이다. 6월부터 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목공 수업, 바리스타, 캘리그라피, 마술 프로그램이 예정됐다. "주민의 기대도 있지만,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이죠." 이 사무국장은 주민 자치 프로그램을 통해서 주민 모임이 계속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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