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로운넷은 협동조합 현장의 이야기를 시민들과 나누고 협동의 가치를 보다 확산하고자 서울시협동조합지원센터의 서울시협동조합청년기자단 활동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청년기자들이 전하는 생생한 현장, 이로운넷에서 만나보세요.

사회적협동조합 함께시작 이희정 이사가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다./사진=손민지 청년기자
사회적협동조합 함께시작 이희정 이사가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다./사진=손민지 청년기자

서울특별시 광진구에 위치한 ‘아름다운학교’는 청소년들이 주체적으로 꿈을 펼칠 수 있는 대안교육기관이다. 사회적협동조합 함께시작(이하 함께시작)이 운영하고 있다. 이곳은 아이들이 대부분의 수업을 직접 기획한다는 점에서 남다르다. 함께시작 이희정 이사(이하 이 이사)를 만나봤다.

아름다운학교의 뿌리, 함께시작

함께시작은 2009년에 사단법인으로 설립돼 아름다운학교를 개교했다. 이후 원활한 교육사업을 위해 2016년에 조합으로 전환했다. 교육을 한 단체에서만 책임질 것이 아니라 부모, 학교, 나아가 사회가 함께 책임져야 한다는 의미에서다. 함께시작은 소비자 조합원, 직원 조합원, 후원자 조합원, 생산자 조합원까지 약 80여 명으로 구성돼있다.

아름다운학교의 중등과정인 ‘아름다운과정’은 13~17세 학교 밖 청소년이 대상이다. 아름다운과정의 아이들은 보통 부모의 권유로 입학한다. ‘별별랩’은 고등청년과정으로 17~24세를 대상으로 한다. 성인이 돼서도 자립을 위해 원하는 것이 있다면 아름다운학교에 더 머물 수 있다. 별별랩 과정의 아이들은 자기주도학습을 위해 자발적으로 대안학교를 선택하는 경우가 더 많다. 아름다운과정을 수료하더라도 별별랩 과정을 학습하려면 외부 아이들과 똑같이 면접을 진행한다. 출결 관리도 타 학교와 동일하다. 현재 아름다운과정의 학생 수는 10명, 별별랩은 7명이다. 오전 등교부터 오전 수업은 일괄적으로 진행하고 오후 수업이 없는 아이들은 일찍 귀가를 하거나 다른 프로젝트를 한다.

코로나19로 인해 교실 책상마다 투명 가림막을 설치했다./사진=고선영 청년기자
코로나19로 인해 교실 책상마다 투명 가림막을 설치했다./사진=고선영 청년기자

아이들의 자주적인 성장을 위해

아름다운과정의 교육 가치는 소통과 성장이다. 제대로 된 관계를 맺고 서로를 이해하는 방법을 일깨우는 것이다. 별별랩에서는 아이들이 직접 수업을 제안한다. 자기 기획력을 키워 성인이 됐을 때 무언가에 도전하고 극복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기 위함이다. 아름다운학교에서는 먼저 약 한 달간의 오리엔테이션을 통해 아이들이 수업 방식에 익숙해지게끔 한다. 아이들은 토론하며 관심사를 공유하고 수업 기획서를 구상한다. 기획이 끝나면 교사가 추가적으로 조율한 후 수업을 진행한다. 이런 과정이 타 대안학교와의 차별점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 이사는 “본인이 필요로 해서 배울 때가 제일 빨리 배울 수 있을 때”라고 했다.

아름다운학교 아이들은 활동적인 수업을 좋아한다. 가장 인기 있는 수업도 농사와 베이킹 등의 체험활동이다. 밴드 동아리, 여행 동아리 등 여느 일반 학교처럼 동아리도 운영하고 있다.

아름다운학교 아이들이 운영하는 밴드 동아리방 내부 모습. /사진=고선영 청년기자
아름다운학교 아이들이 운영하는 밴드 동아리방 내부 모습. /사진=고선영 청년기자

이 이사는 “아름다운학교 아이들도 결국 청년이 되고 성인이 되기 때문에 외부의 청년들에게도 관심이 안 갈 수가 없다”고 했다. 함께시작에서는 서울청년센터 ‘광진 오랑’을 위탁운영하며 외부의 청년들과도 소통을 시도한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각종 SNS를 통해 클래스를 홍보하고 센터를 찾는 청년들을 맞이한다.

지난 6월에는 나무 도마 원데이 클래스, 베이킹 오픈 클래스 등 단기 클래스를 진행했다. 올해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삼성 나눔과꿈’ 지원 사업에도 선정됐다. 사회성이 부족한 ‘사회성 경계성 친구들’을 돕기 위한 사업을 준비 중이다. 이 이사는 사회성 결여에 대해 본인의 부족함을 남을 탓하며 해결하려는 사회 분위기를 지적했다. 그는 “누구나 부족할 수 있다”며 “자존심 상하지 않고 자신의 강점을 발전시킬 방법을 교육에 포함시키고자 한다”고 말했다.

아름다운학교가 그리는 미래

아직까지 대안교육에 대한 고정관념이 존재한다. 기존 학교에 부적응한 아이들이 간다거나, 귀족형 학교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 이사는 “실질적으로 대안교육기관엔 갖가지 철학들이 있고, 그 속에서 아이들은 다양한 선택의 권리를 갖는다”며 “교육에 대한 올바른 알림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목표는 아름다운학교에서의 교육이 아이들이 성인이 될 때까지 이어지는 것이다. 즉 자기 주도 능력을 향상시키고 잘 성장할 수 있게 돕는 것이다.

아름다운학교의 역사가 기록된 플래카드다./사진=손민지 청년기자
아름다운학교의 역사가 기록된 플래카드다./사진=손민지 청년기자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이 이사는 대안학교로의 입학을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부모고 그다음은 학생 본인이라고 했다. 남과 다른 선택이 실패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돌아서 가는 길 역시 목표는 같다. 그는 “돌아서 갈 때 더 많은 경험을 할 수 있고 세상을 내다볼 수 있는 힘을 기를 기회가 많다”며 “두려워하지 말고 본인이 정말 원하는 것을 위해 한 번 도전해 보라”고 말했다.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른 것’, 다른 것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는 존중받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이 이사는 “대안학교 내 청소년들과 부모들은 일반 학교와 똑같이 누릴 권리가 있다”며 “사회가 조금 더 시야를 넓혔으면 한다.”고 전했다.

두 편에 걸쳐 유아부터 청년에게까지 협동조합 형태로 제공되는 특별한 교육 방식을 살펴봤다. 협동조합 교육기관들은 저마다의 철학과 방식으로 아이들과 함께 나아가고 있다. 비록 돌아서 가는 길일지라도 아이들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아이들이 어떤 길을 원하는지 함께 고민해 보는 것은 어떨까.

저작권자 © 이로운넷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