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사회적경제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만나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고 함께 발전하는 방법을 고민하는 <공감토크>입니다.

이번 공감토크는 사회적가치지표(SVI)에 관한 이야기 입니다. 최근 기관과 기업 전반에 거쳐 사회적가치에 대한 관심이 확산되며, 평가 방식에 따라 각자 나름의 사회적가치 창출 역량이 측정되고 있습니다. 정부 주도 하에 양적 성장을 이뤄 온 사회적경제 영역도 사회적가치 측정과 평가를 위해 고용노동부와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에서 개발한 사회적가치지표(SVI, Social Value Index)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사회적가치지표(SVI, 이하 SVI)는 개별 기업에 대해 사회적가치 수준을 파악할 수 있도록 14개 세부 측정 지표로 구성되어 있고,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은 매년 SVI에 따른 평가를 진행해 우수기업을 발굴·포상하거나 각종 혜택을 부여하고 있기도 합니다.

<강원도사회적경제이야기>는 올해 발표된 2021년 사회적가치 측정 결과에서 우수기업으로 선정된 강원도 기업들(▲영월, 한국자재산업㈜ ▲춘천, 협동조합 판 ▲춘천, 사회적협동조합 무하 ▲원주, 사회적협동조합 원주진로교육센터 새움) 중 2곳과 함께 SVI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려고 합니다. 우수한 성과를 거둔 기업의 사례와 더불어 현장에서 느끼는 개선사항이나 어려움 등도 함께 살펴봅니다. 오석조 협동조합 판 대표님과 장승완 원주진로교육센터 새움 대표님 이 두분이 주인공입니다.

장승완 사회적협동조합 원주진로교육센터 새움 대표(왼쪽)과 오석조 협동조합 판 대표 / 제공=강원도사회적경제이야기
장승완 사회적협동조합 원주진로교육센터 새움 대표(왼쪽)과 오석조 협동조합 판 대표 / 제공=강원도사회적경제이야기

Q. 인사 부탁드립니다.

오석조(이하 오): 협동조합 판(이하 판) 대표 오석조입니다. 판은 지역사회 사람들에게 일상의 순간을 특별한 순간으로 만들어주는 여러가지 활동을 만들어가는 문화기획사이자 지역의 문화 인력을 인큐베이팅 하는 기업입니다. 반갑습니다.

장승완(이하 장): 원주진로교육센터 새움(이하 새움)은 '고른 배움의 기회, 스스로 바른 결정'을 표어로 자신에게 맞는 진로나 목표를 실현할 수 있는 지역사회를 만들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진 사회적협동조합입니다. 본점에서 교육과 취업 업무가 수행되고 원주 소재 지점 두 곳에서 카페와 초등학생 방과 후 돌봄이 이뤄집니다.

Q.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SVI평가 결과와 소감이 궁금합니다.

장: 새움은 SVI 측정 4년 차인데, 2020년도에 기업의 사회적가치라든가 여러가지 사업 수행내용을 2021년도에 평가 받아 얻은 이번 결과는 '우수' 등급입니다.

사회적가치지표(SVI) 측정결과 종합 / 제공=강원도사회적경제이야기

SVI 첫해부터 쭉 ‘탁월’ 등급을 받았는데, 교육 분야에 미친 코로나19 영향으로 매출이나 고용 같은 경제적 성과 부분들이 저평가되면서 처음으로 ‘우수’를 받게 됐어요. 각 지표별로 비교했을 때 사회적 성과 등은 크게 차이가 없는데 경제적 성과에서 전년도와 비교해 감점 요인이 발생한 탓인데요. 경영적인 측면에서 문제가 있었다고 보기 어려운, 전염병이라고 하는 특수한 외부 요인이 반영되지 못한 점은 조금 아쉽게 생각하고 있어요.

오: 판도 83점으로 ‘우수’ 등급을 받았어요. 측정을 시작한 지 3년 차 됐는데, 2019년도 수행 내용을 평가받은 2020년 점수가 굉장히 낮게 나왔었어요. SVI 첫해 측정에 74점으로 ‘보통’ 등급을 받았는데, 그 다음 해에 60점대로 ‘미흡’을 받았거든요. 이거에 약간 충격을 받아서 엄청 의욕적으로 준비해서 이번에 20점 이상 점수를 올렸어요.

내심 ‘탁월’ 등급도 기대했는데, 저희도 코로나19 영향으로 경제적 성과 지표들이 떨어지면서 ‘우수’ 등급에 머물렀어요. 그래서 올해 SVI 평가가 들어갈 2021년 지표에는 경제적 성과 지표들을 많이 올려둔 상태예요. 3년 정도 데이터를 축적해 나가다 보니 분석을 통해 집중하고 보완할 것들이 보이더라고요.

Q. SVI 14개 지표를 측정하는 작업이 만만치 않을텐데, 우수기업 선정 시 어떤 혜택이나 장점이 있나요?

장: 첫해 참여할 때는 재정지원사업 심사 시 필수적으로 SVI 내 몇 개 지표가 포함된다고 해서 시작하게 됐어요. 다른 기업들도 대부분 재정지원사업에 SVI 지표가 적용되면서 사업을 신청할 수 있는 자격조건이라든가 가점 받는 혜택을 고려해 시작했을 거예요. 그 다음 해에는 SVI 14개 지표를 모두 측정해 보는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 시범 사업에 참여해 봤어요. 7개 지표만 해봤는데, 이왕 몇 개 해본 거 14개 지표 다 해보자 싶었죠. 14개 지표를 다 해보니까 우리가 강점인 부분이랑 보완이 필요한 부분이 확실히 보이더라고요.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은 SVI 탁월 또는 우수기업에 대한 성과 보고를 통해 공공기관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기업의 사회적 책임)로 연계될 수 있게끔 하고 있는데, 아직 새움과 매칭이 된 케이스는 없어요.

오석조 협동조합 판 대표 / 제공=강원도사회적경제이야기

오: 판도 SVI를 통해서 직접적으로 받은 건 별로 없어요. 말씀하신 대로 재정지원사업 분야에 일부 반영되면서 조금씩 측정 결과를 쓰려고 하고 있는 중에 있고요.

장: 새움은 자체적으로 출판하는 연차보고서의 부록으로 SVI 성과 보고 내용을 붙여서 기업의 신뢰도를 높이는 데 활용하기도 해요. 우리가 얘기하면 주장이지만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이라고 하는 공신력 있는 기관의 평가 결과로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를 인정받는 사회적기업’이라고 자신 있게 홍보할 수 있는 거죠.

또 우리 기업을 돌아보는 데도 도움이 돼요. SVI 한번 준비하려고 보면 각 지표별로 기업 사업 수행 자료를 다 취합을 하거든요. 구성원들도 각 지표들을 유지하거나 좀 더 높이려는 노력들도 함꼐하게 되고요.

오:  맞아요. 우리가 사회적기업으로서 가지고 있는 지향이 있어도 보통 기업을 소개하거나 할 때 그냥 말로만 하게 되잖아요. SVI는 스스로 정량적인 지표들을 추적해가면서 전체적으로 기업을 돌아보게 한다는 점이 좋다고 생각해요. 기업에서 SVI를 담당하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하지만, 전체적인 그림을 볼 수 있고 또 그려야 한다는 점 때문에 실제로는 기업 대표가 지표들을 채우게 되더라고요. 저도 그렇고요. 근데 이건 구성원이 적기 때문에 가능한 거고, 기업 규모가 커지면 한계가 있으니 당연히 담당자를 둬야 한다고 생각해요.

Q. SVI는 크게 사회적 성과와 경제적 성과, 혁신 성과 등 3개 측정 부문으로 나뉘는데, 사회적 성과와 혁신 성과 지표들을 어떻게 측정했는지 궁금합니다.

사회적가치지표(SVI)총괄표 / 제공=강원도사회적경제이야기

장: 4번(사회적경제기업과의 협력 수준), 5번(지역사회와의 협력 수준)은 정기적으로 해나가는 활동들이 있어야 돼요. 예를 들면 사회적경제기업 간의 협력을 위한 정기적인 네트워킹 활동이 있죠. 우리로 얘기하면 ‘원주협동사회경제네트워크’가 되겠고요. 네트워크 협력 사업이든 사회적기업 간 협력사업이든 계속해서 협력과 교류 사례를 만들고 그것들을 지속적으로 정례화 시키는 작업이 필요해요. 사회적경제 영역뿐만 아니라 지자체나 공공기관, 민간 영역의 협의회 등 꾸준하게 지속되고 관리되는 게 가장 중요해요.

동일한 형태로 가거나 소홀해질 수도 있는데, 우리 사업 영역이 확대되거나 전환됨에 따라서 그것들을 유지하려고 하는 노력, 그 노력들이 정례화 되고 있다는 걸 증빙하고요.

오: 판은 이번에 혁신 성과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어요. 저희는 SVI 전략으로 문화인력을 인큐베이팅하고 이 친구들이 자리 잡는 것까지에 대한 관리 툴과 사회적경제 조직들과의 협업을 통한 성장, 그래서 협동조합 판이 성장하면 춘천에 있는 사회적경제가 살아난다는 형태로 잡았어요. 판이 성장하는 폭만큼 지역의 사회적경제 조직이 어떻게 성장하는지 또는 판이 성장에 어떤 도움을 주는지를 보는 거죠.

14번(혁신노력도) 지표에서 인큐베이팅한 친구들이 교육 후에 문화예술 단체로 취업한 현황이나 측정 시작 후 취업이 지속됐는지, 이직을 했어도 동일한 문화예술 분야로 이직을 했는지 등을 추적했고, 그 결과를 다시 판의 프로그램에 어떻게 적용하고 있는지를 한 사이클로 잡아서 제시했어요.

판 구성원의 월급이나 판의 용역사업비가 지역사회에서 얼마큼 쓰이는지 증빙하기도 했어요. 판이 돈을 벌고 성장할수록 더 많은 돈이 지역사회에 쓰이고, 대부분이 사회적경제 조직이라는 것도 보여주고요.

또 혁신 전략으로 강원대학교 산학협력단과 업무협약을 맺고 친환경 자재를 사용한 행사 용품을 공동으로 개발하는 사업도 소개했어요. 페인트, 목재 등 최대한 환경에 영향이 덜 가는 소재로 만든 부스를 연구 개발해 론칭했는데, 이런 사업들은 혁신 전략으로 내세웠어요.

Q. SVI지표 작성 시 도움을 얻거나 참고할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장: 처음에는 매뉴얼 책자만 있었어요. 지표별로 어떻게 기술하느냐 그리고 적절한 증빙 방법이 무엇이 있느냐 정도만 있었죠. 첫해는 경제적 성과 지표가 필수가 아니었고, 정성평가 위주라 ‘탁월’ 등급을 받을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사실 교육이나 설명회가 크게 도움이 되진 않더라고요. 사례를 갖고 스터디 하듯이 하는 것들이 오히려 도움이 많이 됐어요. 여러 사례를 보고 우리한테 가져올 수 있는 사례들을 보는 거죠. 경험이 있는 기업들이 어떤 방법으로, 어떤 내용을 지표화 하는 지에 대한 것들이 공유되는 게 정말 도움이 되더라고요.

장승완 사회적협동조합 원주진로교육센터 새움 대표 / 제공=강원도사회적경제이야기
장승완 사회적협동조합 원주진로교육센터 새움 대표 / 제공=강원도사회적경제이야기

오: 맞아요. 대표님처럼 먼저 시작했던 분들 얘기가 도움이 많이 됐어요. 특히 지난해 춘천에서 SVI의 보완으로, CVI라고 해서 ‘춘천형 사회적가치 지표’를 문화예술 기업 중심으로 만들어보자고 했을 때 연구원으로 참여했던 경험이 있어요.

수많은 문화예술 단체와 개인을 지원해 주는 기준이 필요했던 춘천문화재단, 춘천지역의 사회적경제 조직들의 생태계를 SVI 방식으로 확인해 보고픈 춘천시협동조합지원센터, 강원도형 SVI 지표를 만들어 보길 바랐던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 등 3개 기관의 니즈가 합쳐진 사업이었어요. 저는 이 사업의 연구원으로 참여해 기업 인터뷰를 진행하거나 직접 지표 측정을 해보기도 했어요.

SVI에 한계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특히 문화예술 기업들은 SVI 측정 지표로 평가받기에는 좀 불합리한 점들이 많아요. CVI는 문화예술 기업의 사회적가치를 측정하는 다른 지표를 만들어 보자는 프로젝트였고, 춘천 소재 문화예술 기업 몇 곳이 모여서 SVI를 어떻게 준비했는지에 대해 각자 준비한 이야기들을 나누기도 했는데, 이때 정말 많은 걸 얻었어요.

장: 원주에서도 원주지속가능발전협의회와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가 SVI와 ESG(환경, Environment·사회, Social·지배구조, Governance)를 결합한 형태를 만들어 보자는 연구개발 시도가 있었어요. ESG의 환경 측면이 SVI의 혁신노력도에도 포함되는 등 접점이 있기도 하고, 시대의 요구에 맞게끔 둘 모두 보완되어야 하는 부분들이 있으니까요. 결과까지는 지켜보지 못했지만, 이런 시도들은 향후에도 계속 이뤄질 거라고 생각해요.

장승완 사회적협동조합 원주진로교육센터 새움 대표(왼쪽)과 오석조 협동조합 판 대표가 포즈를 취했다. / 제공=강원도사회적경제이야기
장승완 사회적협동조합 원주진로교육센터 새움 대표(왼쪽)과 오석조 협동조합 판 대표가 포즈를 취했다. / 제공=강원도사회적경제이야기

Q. SVI가 사회적기업의 사회적 성과를 보여줄 수 있는 지표로서 갖는 한계가 있다면?

오: 서비스업을 제공하는 사회적기업들은 다 어려움과 한계를 느끼지 않을까 싶어요. 재정지원사업 심사 시 필수적인 SVI 몇 개 지표를 작성할 때도 제조업 기업들이 작성하기 훨씬 편하겠다고 생각했어요. SVI는 기업의 사회적 성과를 지표로서 명확하게 보여주냐 하는 계량화 싸움인데, 서비스업의 사회적 성과를 설명하거나 증빙하는 작업이 굉장히 어려웠어요.

인큐베이팅을 기업 목표로, 판에서 활동했던 친구들을 추적하는 작업으로 판의 사회적성과를 지표화하고 있지만, 사실 이게 맞는 방식일까 자문하기도 해요. 하나하나 지표화하면서 우리가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거죠.

또 경제적 지표도 이게 정말 맞나 싶은 부분이 있어요. 당연히 기업이고 지속가능해야 하기 때문에 경제적 지표가 필요하다는 점은 인정해요. 다만, 5억 원 매출을 달성한 기업이 그 다음 해에 4억 9,000만 원으로 매출이 떨어지면 성과 지표 상 2~3점씩 감점이 되는데, 기업 경영의 문제가 아닌 외부 환경 요인에 따른 변동에 대해서는 고려하지 않고 있어요. 여러 외부 환경을 반영하는 게 어렵다는 건 인정하지만, 코로나19 같은 세계적인 재난 상황은 좀 반영이 되었어야 하지 않나 싶어요.

사회적기업 등록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SVI가 점점 더 중요해질 텐데, 이때 각종 편법과 폐단을 어떻게 방지할 것인가도 고려되어야 하죠. 고용의 경우 10명에서 11명이 되면 점수가 확 오르지만, 9명이 되면 또 확 떨어져요. 심사 기준이 12월까지인데, 12월에 인력을 고용했다가 이듬해 1월에 바로 고용을 끝내도 점수는 잘 받을 수 있어요. 매출도 마찬가지로 별별 편법과 폐단이 생길 위험이 있어요.

또 이 부분은 장승완 대표님도 동의하실 것 같은데, SVI를 준비하면서 정부가 사회적기업을 계량화, 표준화 시킨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사회적기업, 사회적경제는 사회 곳곳에서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고 있는데, 단순히 정부가 원하는 SVI 지표 점수가 높으면 좋은 사회적기업이라는 식으로 흘러갈까 우려스럽기도 해요.

장: SVI도 지속적으로 보완, 반영되고 있지만 대표님 말씀처럼 제조업이 유리한 건 사실이에요. 매뉴얼에 나와 있는 예시도 다 제조업이라 일부 업종들에게 불리한 측면이 있죠.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에서 평가를 할 때 제조업 이외에 업종들은 스스로 해당이 되는 분야를 모색하고, 이 방법으로 증빙을 준비할 수밖에 없다고 설득을 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어요.

협동조합 판, 문화인력 인큐베이팅 과정 / 제공=강원도사회적경제이야기
협동조합 판, 문화인력 인큐베이팅 과정 / 제공=강원도사회적경제이야기

오: 저희는 SVI 서류가 480장이 됐어요. 문화인력 인큐베이팅에 대한 증빙으로 그동안 판을 거쳐 간 친구들한테 다 하나씩 서명을 받았는데, 90명이 서명한 확인 서류만 붙여도 벌써 양이 꽤 되잖아요. 제조업 외 업종들은 적용이 될지 안 될지 모르지만 이런 방식으로 증빙을 하게 돼요.

장: SVI를 하면서 정부나 공공기관에서 하는 인증 평가들을 둘러봤는데, 모두 한계 지점이 있고 악용될 소지나 편법으로 점수를 획득할 수 있는 구조더라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적가치를 측정하는 SVI는 좀 더 엄격하게 편법을 쓰려는 시도가 나오지 않는 방식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생각이에요.

기업이 추구하는 사회적가치를 중심으로 평가하려면 각 지표의 구간과 배점 부분을 대폭 개선하거나 보다 유연하게 반영해야 하는 측면이 있어요. 예를 들어 고용 인원이 전년 대비 1명 줄어든 것이 과연 고용 성과에서 5점 만점이었다가 0점을 맞아야 할 사유인지 솔직히 잘 모르겠거든요. 고용이나 매출은 칼로 재듯 정량 평가하면서, 정작 들여다보아야 할 사회적가치는 정성적으로 모호하게 평가하고 있고요.

평가의 취지라든가 활용 방법에 대한 부분들이 개선돼야 지표도 바뀔 수 있어요. SVI 평가 관련해서는 정부와 민간이 같이 협의했으면 좋겠어요. 정부가 원하는 지속적인 고용 창출과 매출 증가, 민간이 원하는 방향에 대해 협의점을 찾아나가다 보면 바뀌지 않을까 생각해요.

오: 맞아요. 매출이 늘었는데 고용이 늘지 않은 경우, 고용 인원은 동일하지만 취약계층 고용 비율이 늘어난 경우 등 감점이나 가점이 필요한 경우에도 단순히 고용 인원이 늘었냐. 줄었냐로만 단순 평가되고 있죠.

장: 설문조사도 결과 분석 시 보정을 하잖아요. 대표님 말씀처럼 평가 이후에도 고용이든 영업 성과든 각 지표 값의 성장세나 감소세를 보면서 보정할 수 있는 부분들이 있거든요. 보정 과정을 통해서 가점이나 보완이 가능하다면 평가 결과에 대한 신뢰도를 더 높일 수 있을 테니, 이런 부분들에 대한 기술적인 보완이 필요해 보여요.

장승완 사회적협동조합 원주진로교육센터 새움 대표(왼쪽)과 오석조 협동조합 판 대표가 회의를 하고 있다.  / 제공=강원도사회적경제이야기
장승완 사회적협동조합 원주진로교육센터 새움 대표(왼쪽)과 오석조 협동조합 판 대표가 회의를 하고 있다.  / 제공=강원도사회적경제이야기

Q. SVI 정착을 위한 개선 방안이 있을까요?

장: SVI 평가에 참여하는 기업에 대한 확실한 인센티브요. 강원도만 해도 SVI 평가 경험을 갖고 이야기 나눌 기업이 손에 꼽히는데, 강원도에서 하는 사업에 지표를 활용할 수 있다든가 하는 필요를 체감하지 못하기 때문이에요.

오: 이번에 강원도에서 ‘탁월’, ‘우수’ 등급을 받아서 SVI 우수기업으로 소개된 곳이 4곳(▲영월, 한국자재산업㈜ ▲춘천, 협동조합 판 ▲춘천, 사회적협동조합 무하 ▲원주, 사회적협동조합 원주진로교육센터 새움)이잖아요. 명단을 보면서 ‘판이 들어가서 좋긴 한데, 정말 4곳 밖에 없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SVI 우수기업을 많이 배출해 낸 타 지역의 경우에는 몇 개 특정 팀들이 견인한 성과라고 하더라고요. 장승완 대표님 말씀처럼 확실한 인센티브가 있거나 타 지역처럼 끌어주는 분위기가 만들어져야 기업들 참여가 늘어날 거라고 생각해요. 하다못해 우수기업으로 선정된 곳들을 축하하는 자리라도 있으면 좀 낫지 않을까요?

원주진로교육센터 새움 / 제공=강원도사회적경제이야기
원주진로교육센터 새움 / 제공=강원도사회적경제이야기

장: SVI가 100점 만점이잖아요. 1점당 만 원씩 상금을 주는 건 어떨까요? 뭔가 유인책이 있어야 시도가 발생할 테니까요. SVI 초기에는 조금 복잡할 수 있지만 한번 만들어 놓으면 쉽게 감이 잡혀요. 중단하면 누적된 게 깨져 버리니까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하는 시도를 하기보다는 쭉 유지하려고 하고요. 동기를 만들어서 프로세스에 올라탈 수 있도록 기업들을 독려하고, 이게 어느 정도 토대가 쌓이면 ‘강원형 SVI’도 해볼 수 있는 거죠.

오: ‘강원형 SVI’ 좋네요. 춘천에서 SVI의 보완으로, 문화예술 기업 중심의 ‘CVI(춘천형 사회적가치 지표)’ 연구원으로 참여하면서 든 생각은 SVI 지표를 채우는 건 각자가 갖고 있는 사회적가치를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에 대해 익숙해지는 과정이라는 점이었어요.

강원도에 있는 사회적경제 기업들의 약점 중 하나가 각자 비즈니스는 열심히 잘 하지만 그것들을 제대로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다는 점이에요. SVI 지표를 분석하면서 기업의 사회적가치를 계량화하는 데 익숙해지면, ‘우리는 이런 팀이다’라고 보여주는 명확한 지표를 자산으로 가질 수 있어요. 서울·경기권은 이런 부분들을 투자생태계로까지 연결하고 있는데, 강원도는 참 미진한 부분이죠.

중간지원조직인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 또는 협업의 방식으로 강원도형 SVI를 시도해 봤으면 좋겠어요. 몇 개 기업만 고군분투하는 게 하니라 강원도 전체적으로 SVI 관련 성과들이 쭉 올라올 수 있도록이요.

※ 사회적가치지표(SVI, Social Value Index)란?

사회적경제기업이 사회적 목적을 가지고 조직운영을 통해 창출하는 사회적 성과와 그 영향을 보다 종합적·객관적으로 측정하는 지표입니다. 다양한 사회적경제 분야 지원 사업의 기업 선정 과정에서 참여하는 기업의 사회적가치 수준을 파악하여 활용 및 참고하고 있으며 본 지표는 측정 및 평가 과정에서의 이해관계자(현장·조사자·전문가) 등의 감수를 통해 객관성을 제고하고 향후 지속적인 의견청취로 개선·보완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크게 사회적 성과, 경제적 성과, 혁신 성과의 관점이 있으며, 하위 14개의 지표로 구성됩니다.

저작권자 © 이로운넷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