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함이 힘이 될 때 전시 전경/출처=아쇼카 스페이스
약함이 힘이 될 때 전시 전경/출처=아쇼카 스페이스

약함은 그 모습 그대로 끝나지 않는다. 지난하고 험난한 길을 지나 결국 또 다른 힘이 된다. 가야 할 길도 모르던 청년이 가진 방황의 힘, 가족을 잃고 느끼는 외로움의 힘, 사라지고 희미해지는 전통문화의 힘, 내향적인 성향이 가진 변화의 힘, 타인과 구별되는 외모를 가진 다름의 힘 등 약함은 어느 순간 힘의 역학을 뒤집는다.    

종로구 아쇼카 스페이스에서 9월 8일까지 진행되는 ‘약함이 힘이 될 때’ 전시는 우리 사회가 ‘약함’이라고 정의하는 개념을 그대로 보지 않고 약함이 가져오는 '힘'에 집중했다. 약함을 힘으로 바꿔나가며 파장을 만들어가는 12명의 사회혁신가를 소개한다. 이를 보며 관람객 역시 내가 가진 내면의 힘을 발견할 수 있다. 전시는 홈페이지에서 예약 후 관람 할 수 있다.

아쇼카는 사회혁신가를 발굴하고 지원하는 국제 비영리단체다. 사회 문제를 창의적으로 해결하는 사람들을 '아쇼카 펠로우'로 선정하고 지원한다. 전 세계 95개국에 4000명의 펠로우가 있다. 한국은 15명의 펠로우가 활동하고 있다. 아쇼카 스페이스는 아쇼카 한국이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의 기부를 통해 운영하는 공간으로 전시 등의 활동으로 아쇼카 펠로우와 그들의 생각을 소개한다. 

이혜영 아쇼카 한국 대표는 “다양성에 열려 있고 민감해질수록 우리는 다양한 사회 현상들을 보다 예리하고 섬세하게 볼 수 있는 시각을 더 많이 갖게 된다”며 “아쇼카 펠로우들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힘'에 영감을 얻길 바란다”고 전했다. 

약함이 힘이 될 때 전시 전경/출처=아아쇼카 스페이스
약함이 힘이 될 때 전시 전경/출처=아쇼카 스페이스

변화의 힘은 ‘약한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망막암으로 시각장애를 가진 미국의 펠로우 대니얼 키시(Daniel Kish)는 자유롭게 활동한다. 자전거를 타고 산속을 달리기도 한다. 혀로 내는 ‘딱-딱’ 소리의 반사로 길을 찾는 방법을 개발했기 때문이다. 

케냐의 펠로우 제인 와이테라(Jane Waithera)는 지역사람들이 미신처럼 신의 저주라고 믿는 백색증을 앓고 있다. 백색증 환자의 신체 일부는 부적으로 여겨져 신변의 위협을 겪기도 했다. 제인은 예술과 교육을 통해 자신과 같은 환우들에게는 용기와 자긍심을, 대중에게는 인식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소심하고 수줍음 많은 영국의 펠로우 새라 코벳(Sarah Corbett)은 내향적인 사람들도 사회변화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한다. 수공예를 활용한 젠틀 프로테스트(Gentle Protest, 온건한 시위) 방식을 주창했다. 노사갈등에서 노동자의 요구를 바느질로 담은 행거치프를 선물하는 식으로 변화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전시에 소개되는 12명의 펠로우들은 우리가 일상에서 한 번쯤은 생각했던 것을 자신만의 방법으로 실현해 나간다. 이들의 이야기로 문제를 해결해가는 다양한 길을 만나 볼 수 있다. 또한 체인지메이커 라이브러리 앱을 통해 나와 비슷한 펠로우를 만나볼 수 있다. 정지선 아쇼카 한국 디렉터는 “전시를 통해 일상에 퍼진 약한 것들의 힘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상을 상영중인 아쇼카 미디어 갤러리/출처=아쇼카 스페이스
영상을 상영중인 아쇼카 미디어 갤러리/출처=아쇼카 스페이스

연결의 가능성을 만드는 공간 아쇼카 스페이스

아쇼카 스페이스에서는 2021년 3월 첫 전시를 시작으로 이번에 세 번째를 맞은 '약함이 힘이 될 때' 전시를 비롯해 다양한 활동이 진행된다. 전시 외에도 주제와 관련된 동화책 큐레이션을 하고, 전시장 아래층에 마련된 아쇼카 미디어 갤러리에서는 아티스트와 어린이 아트워크숍에서 제작한 작품을 활용해 제작한 영상을 상영중이다. 외에도 세계 아쇼카 펠로우, 국내 아쇼카 펠로우, 공간 소개 영상들을 만나 볼 수 있다. 

또한 매거진 포포포와 아쇼카, 그리고 전시 참가자가 함께하는 커뮤니티 프로그램인 포카칩(Pokachip) 활동은 돌봄, 시니어 등을 주제로 체험 활동과 이야기를 나눴다. 시니어, 청소년, 주부 등 전시와 연결되고 확장 될 수 있는 사람들을 전시에 초대해 함께하기도 한다. 

정 디렉터는 “전시와 다양한 체험을 통해 변화의 레퍼런스와 힌트를 얻고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체인지메이커는 인생의 어느 시기에만 있는 것이 아닌 평생의 사명”이라며 “전 연령대의 사람들이 와서 영감과 감수성을 얻어가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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