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VAC IR Room 시즌2(이하 IR Room), 두 번째 편이 8일 오전 10시 SOVAC 홈페이지와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됐다. IR Room은 이번 테마를 ‘지역 상생을 꿈꾸는 로컬 스타트업’으로 정하고, 빈집을 활용해 지역소멸 문제를 해결중인 ‘더몽’과 식품제조업을 통해 경북 안동의 지역경제활성화를 꿈꾸는 ‘킹덤플랜트’를 소개했다. 나윤도 더몽 대표와 김한동 킹덤플랜드 대표가 발표자로 나섰으며 이들의 IR 멘토로 임팩트 투자자인 도현명 임팩트스퀘어 대표와 최경희 소풍 파트너가 출연했다. 진행은 김태용 EO 대표가 맡았다.

차라리 노후주택 재건으로 사업모델 바꾸는 건 어때요?

나도윤 더몽 대표/출처=SOVAC
나도윤 더몽 대표/출처=SOVAC

먼저 나선 것은 더몽의 나윤도 대표(이하 나 대표)였다. 더몽은 매입⋅임차⋅파트너십 방식으로 지역의 빈집을 확보한 뒤 환경 개선 공사 사업을 펼치는 3년 업력의 사회적기업이다. 개선된 공간은 지역 크리에이터들과 결합해 로컬 관광 콘텐츠로 재탄생 된다. 더몽은 이를 통해 청년정주 및 관계 인구를 늘려 지역재생에 기여하겠다는 계획이다. 나 대표는 이날 IR Room에서 100건 이상의 노후주택 수리 실적과 30개의 쉐어하우스 운영경험을 자랑했다.

하지만 멘토들은 시장에 더몽과 비슷한 비즈니스 모델이 굉장히 많다고 아쉬워했다. 먼저 최경희 소풍 파트너(이하 최 파트너)는 “한 달에 한 개 정도는 유사한 프로젝트로 IR을 받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도현명 임팩트스퀘어 대표(이하 도 대표) 역시 비슷한 취지의 설명을 이어갔다. 도 대표는 “사실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최소한 5~6개, 많게는 20개 정도의 팀을 알고 있을 거예요”라고 전했다.

이에 김태용 EO 대표(이하 태용)가 “유사 업체 수십 군데의 IR을 검토하셨는데, 그 중에서 투자한 곳이 한 군데도 없나”고 묻자 최 파트너와 도 대표 모두 “없다”고 입을 모았다. 도 대표는 지역 재생 사업의 한계를 두 가지로 설명했다.

“보통 이런 사업은 두 종류로 나뉘어요. 하나는 서울처럼 충분히 수요가 있는 지역에서 만들어지는 도시재생인데, 이런 곳은 사실 이미 투자가 많이 일어나서 저희가 들어가기에는 밸류에이션이 너무 높아요. 다른 한쪽은 목포, 인천 개항로처럼 최소 3년에서 5년은 해야 하는 사업들이죠. 이렇게 되면 투자자들이나 대표님들도 어려워해요”

최 파트너는 나 대표에게 노후주택 재건 사업 기반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다시 한번 고민해보라고 조언해줬다. 2018년 첫 공사 때는 공사기간이 6개월이나 걸렸지만 2019년 9번째 집부터는 한두달에 한집씩 지은 능력을 높이 산 것이다. 최 파트너는 “더몽이 잘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할 수 있는 요소가 굉장히 많다”며 본인들이 잘한 것을 그래프에 담아 표현해 달라고 당부했다. 도 대표 역시 노후주택 사업의 전문성이 쌓인다면 다른 방식의 성장 동력과 경쟁력이 생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리스크 헷징과 투자금 회수가 어려운 협동조합

김한동 킹덤플랜트 협동조합 대표/출처=SOVAC
김한동 킹덤플랜트 협동조합 대표/출처=SOVAC

두 번째 순서는 안동에서 활동하고 있는 킹덤플랜트 협동조합이었다. 킹덤플랜트는 지역 농산물을 이용한 식품 및 식음료 개발을 통해 지역농가와 지속가능한 상생을 추구하고 장애인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는 사회적기업이다. 매출액의 51%가 제조부문에서 창출되며 원두, 볶은 커피, 농축액 등을 생산하고 있다. 2021년 4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으며 2016년 협동조합으로 시작한 이래 매년 평균 106%의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이날 김한동 대표(김 대표)는 부가가치가 높은 햄프산업에 진출해 고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대마성분이 함유된 햄프는 현재 규제산업으로 묶여있지만 향후 규제가 풀어질 경우 음료, 과자, 차 등으로 다양한 식품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투자 유치를 결정한 배경도 바로 이 햄프산업에 사용할 R&D 검사장비를 구입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협동조합이라는 조직형태는 임팩트 투자자들에게 다소 부담으로 다가왔다. 협동조합의 1인 1표 원칙으로서 민주적 의사결정으로 조직을 운영하는 데에는 적합하지만, 투자자들이 리스크를 관리하는 데에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상장이 불가능해 구조적으로 EXIT(투자금 회수)가 굉장히 어려운 점도 문제다. 도 대표는 “EXIT가 굉장히 어렵고 투자자들에게 익숙하지 않아 투자하기에는 진입장벽이 높은 조직”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이에 최 파트너는 별도 법인 설립을 제안했다. 특히 햄프씨드 산업의 경우 아이템이나 현재 시장 상황에 비춰 매력적으로 볼 투자자들이 많기 때문이다. 최 파트너는 “햄프 산업이 얼마나 매력적인지 먼저 설명하고 우리가 위치해 있는 안동이 이걸 하기에 가장 적합한 도시라는 스토리가 뒷받침 된다면 굉장히 훌륭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라고 조언했다.

도 대표는 햄프 산업의 시장성에 대해 높이 평가했다. 그는 노령화 시대가 시작되면서 노인들의 핵심 만성질환인 통증 치료가 중요해졌다고 설명하며 “통증 또는 신경계 질환과 관련된  가장 중요한 치료제가 햄프인만큼 한국에서도 충분히 시장이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 대표는 “그만큼 협동조합으로서 가치가 창출되는 파트와 새로운 법인격으로 시도해야 파트를 잘 구분해 주신다면 IR 기회가 열릴 것”이라며 긍정적 투자의향을 나타내 보였다.

최경희 소풍 파트너(위)와 도현명 임팩트 스퀘어 대표(아래)/출처=SOVAC
최경희 소풍 파트너(위)와 도현명 임팩트 스퀘어 대표(아래)/출처=SOVA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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