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교보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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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수십 년 동안 경영학 리서치에서는 두 가지 중요한 사실을 알아냈다. 첫 번째는 리스크를 감수한 급진적 혁신이 장기적인 경쟁력 향상의 주된 요인 중 하나라는 점이다. (중략) 두 번째는 사람들은 ‘물건’을 구매하기보다는 ‘의미’를 구매한다는 점이다.” -27페이지

‘갬성’이라는 말이 있다.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입할 때, 성능과 가격 이외에 ‘의미’도 함께 고려한다는 뜻으로, ‘감성’을 은어로 표현한 단어다. 애플 아이폰이 등장하면서 통용되기 시작했다. 아이폰이 타사 제품과 기능적으로 큰 차이가 없거나, 부족한 부분이 있어도 ‘갬성’ 때문에 산다는 상황을 빗댄 말이다. 이처럼 충성 고객을 만드는 원동력 ‘갬성’. 과연 애플에만 있는 것일까?

신간 ‘의미를 파는 디자인’은 다른 기업들도 얼마든지 가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단, 파격적인 시도가 필요하다. 저자는 우리가 기존에 알고 있던 디자인으로는 더 이상 차별화를 꾀할 수 없다며 ‘급진적인 의미의 혁신’을 강조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업이 세상에 대한 감각을 확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사람들의 삶을 총체적이고 입체적으로 탐구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제품과 서비스에만 집중해 온 기업이 세상만사 온갖 감각을 이해하는 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이런 기업을 위해 책은 △디자인 주도 혁신 전략 △디자인 주도 혁신 프로세스 △디자인 주도 혁신 역량 구축 등 디자인 중심의 내용을 3개 챕터로 나눠 디자인 주도 혁신의 개념부터 세계적인 기업들의 디자인 혁신 성공 사례, 실제 적용에 필요한 제반 사항 등을 전반적으로 다뤘다.

특히 각기 다른 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전문가 그룹, 일명 ‘해석가’를 적극 활용할 것을 강조했다. 해석가는 ‘청취’, ‘해석’, ‘확산’ 등의 세 가지 행동수칙을 기반으로 세상의 다양한 감각을 기업에게 전달해기 때문이다. 반대로 기업의 비전을 세상에 공유해주기도 한다.

디자인 주도 혁신은 사람들이 무엇을 원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데이터가 없는 상황에서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불확실하고 다소 위험하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저자는 디자인 주도 혁신이 산업 분야를 막론하고 현재 사업을 영위하는 모든 기업이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경영 전략이라고 강조하며 ‘의미 창조’에 초점을 맞춘 디자인 전략의 중요성을 설명한다.

이 책은 경영자는 물론 디자이너, 브랜드 기획자 등 기업의 경쟁력과 차별화를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새로운 시도에 대한 두려움으로 혁신을 주저하는 사람들도 혁신의 중요성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의미 창출 혁신은 모든 산업에서 일어날 수 있다. 어떤 산업이든 디자인은 경쟁에 있어 결정적인 요인이 된다. 디자인을 통해 제품의 의미를 혁신하지 못한 기업은 결정적 기회를 날릴 뿐만 아니라 그 기회를 경쟁자들의 손에 쥐여 주고 말 것이다” -62쪽

의미를 파는 디자인 = 로베르토 베르간티 지음/ 범어디자인연구소 옮김/ 유엑스리뷰 펴냄/ 452쪽/ 2만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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