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에 ‘#여름휴가’를 검색하면 바닷가나 외국 풍경이 대부분입니다. 화면을 채우는 비슷한 휴가 사진들. 다들 약속이나 한 걸까요? 해외여행, 해변에서의 일광욕 휴가가 다가 아닐텐데. 사회적경제를 사랑한다면 이번 휴가는 조금 다르게 보내봅시다. 내 자신을 충전하는 동시에 사회적 가치도 충전하는 방법, 이로운넷이 제안합니다.

[환경 충전하기] 나에게는 즐거움을! 지구에는 휴가를!

요즘에는 재활용이 아니라 새 활용(업 사이클링)이 대세죠. 새 활용을 테마로 한 재미있는 공간들이 떠오르고 있습니다. 일하느라 공부하느라 못 가봤던 신종 '핫 플레이스', 이번 휴가에 놀러가보는 건 어떨까요?

 

 

마포구 문화비축기지의 밤 풍경 (사진 출처: 서울시 공식 관광정보 웹사이트 Visit Seoul Net)

대표적으로 서울 마포구의 ‘문화비축기지’가 있습니다. 문화비축기지는 30년 간 7,000만 리터의 석유를 보관했던 석유비치기지를 개조한 공간입니다. 문화비축기지에는 다양한 시민축제, 공연, 장터, 예술 프로그램이 열리는데요. 특히 정문 앞 ‘상암소셜박스’에서는 매월 반려동물, 영화, 음악 등을 주제로 사회적경제 페스티벌이 열려 시민들을 반깁니다.

 

 

 

 

서울새활용플라자(사진 출처: 서울새활용플라자)

업 사이클링의 메카라고 불리는 성동구 ‘새활용플라자’에는 대표적인 업사이클링 사회적기업 ‘터치포굿’, 버려진 데님 원단을 활용하는 의류기업 ‘젠니클로젯,’ 폐유리병을 활용한 유리공예제품을 만드는 ‘글라스본’ 등 다양한 업 사이클링 기업들이 입주해 있고, 새활용 디자이너들의 전시관, 창작 공간 등도 있습니다. 여름휴가철 업 사이클링 관련 교육, 이벤트도 열리니 색다른 데이트 장소로 딱이네요.

 

 

 

 

(왼쪽) 폐유리병을 활용해 만든 '글라스본' 작품들, 마리몬드와 협업해 만든 '젠니클로젯' 가방 (사진 출처:서울새활용플라자)

이 밖에도 버려진 금속공장을 활용한 성동구 카페 ‘어니언,’ 낡은 목욕탕을 개조한 종로구 ‘젠틀몬스터 쇼룸,’ 오래된 물류센터를 개조한 용인의 아울렛 ‘동춘 175’ 등이 있습니다. 가족과 친구와 놀러가서 휴가도 즐기고 업사이클링의 의미를 되짚어볼 수 있겠네요.

새 활용은 공간뿐 아니라 상품 제작에서도 환경을 생각해요. 이번 여름휴가 새활용 제품 사용으로 쓰레기, 온실 가스 등으로 고생하는 지구에도 휴가를 주는 건 어떨까요? 새활용 제품을 많이 사용할수록 우리가 사는 지구도 덜 아프겠죠.

폐우산으로 패션소품을 만드는 우연정 큐클리프 대표는 “서울시 1개 구에서 일주일에 버려지는 우산의 양은 약 1톤에 이른다”며 “제작한 상품이 팔리지 않으면 두 번 버려지는 것”이라고 얘기했습니다. 큐클리프 상품들은 생활방수가 돼 무엇보다 가볍기 때문에 야외 스포츠 활동이나 여행 갈 때 안성맞춤입니다.

야외로 나가면 어쩔 수 없이 많이 사용하게 되는 일회용품들도 지구를 아프게 하는 것들이죠. 세련된 무채색 디자인의 친환경 텀블러 ‘해쉬보틀’, 공정무역 핸드메이드 제품을 판매하는 공기핸디크래프트의 휴대용 식기, 환경문제를 일으키는 플라스틱칫솔을 대체해 만들어진 닥터노아의 대나무 칫솔 등 사회적경제기업들이 제안하는 상품들로 일회용품들을 대체해보면 좋을 것 같네요.

더불어 7월 18일부터 8월 17일까지는 ‘소셜디자인 기술혁신랩’이 여름방학을 맞이해 기술체험과 제작에 관심 있는 청소년과 청년들을 대상으로 '#생활기술 #적정기술로 여름나기, 뚝딱뚝딱 제작캠프'를 진행합니다. 이 워크숍에서는 ▲진공관 스피커 만들기 ▲공기청정기 만들기 ▲태양광에너지 체험 ▲나무 LED스탠드와 줄넘기 발전기 체험 ▲원격조종 기관차 만들기 ▲나도 목수다 : 사이드 테이블 만들기 등의 만들기 체험을 할 수 있습니다.

[공동체 충전하기] 이웃도 생각하는 윤리적 소비여행!

이번 휴가만큼은 ‘이웃’도 생각하는 소비를 해보는 게 어떨까요? 놀러간 지역의 재래시장을 이용하고, 지역 음식을 판매하는 식당에서 식사를 해결하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됩니다. 지역 음식을 활용하는 마을기업 식당 ‘느티나무 그늘아래 평상’의 이준혁 이사는 “지역 음식을 많이 먹으면 마을 사람들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합니다.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느티나무 그늘아래 평상,' '곁애,' '참손길공동체협동조합,' '이야기가있는사람들'

서울시에는 100개가 넘는 마을기업이 있는데요, 특별한 사연을 담은 곳이 많습니다. 구로구에는 문화예술협동조합 '곁애'가 운영하는 북카페가 있습니다. 마을의 젊은이들이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그림책으로 만들어 판매하죠. 중랑구에는 발달장애 아이들의 엄마들이 모여 발달장애 자녀와 지역주민들의 일자리 창출 등을 미션으로 만든 카페 ‘이야기가있는사람들’이 있지요. ‘참손길공동체협동조합’은 국내 최초 시각장애인 안마사들의 협동조합으로, 사당, 선릉, 수원, 안양, 청주 등에서 지압힐링센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번 여름 휴가에는 공정무역 제품 구입을 통해 소외된 지구촌 이웃을 챙겨봅시다. 공정무역은 생산자에게 공정한 가격을 지불하고 제품을 직접 공급받았음을 의미합니다. 한국공정무역마을위원회의 임영신 내셔널 코디네이터는 “공정무역은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 우리가 추구하는 삶의 일상생활까지 스며들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페어트레이드마크

가게 혹은 카페에서 ‘페어트레이드 마크’가 붙어 있는 제품을 종종 볼 수 있는데요, 이는 공정무역 단체 ‘페어트레이드 인터내셔널(Fairtrade International)’이 인증한 공정무역제품입니다. 커피, 초콜릿 등 먹거리부터 백팩, 스카프 등 생활용품까지 다양합니다. 국내에서는 ‘아름다운가게,’ ‘두레생협,’ ‘아이쿱생협’ 등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교양 충전하기] 혁신가가 쓰고 추천한 책으로 북캉스를!

이번 휴가에는 전자파를 뿜어대는 휴대폰, TV, 노트북을 잠시 꺼두고 책을 펴봅시다. 가만히 앉아 한 장 한 장 넘기면 그동안 쌓였던 피로가 함께 날아가겠지요. 사회혁신가들이 직접 쓰고 추천한 책들을 당신의 북캉스 친구로 추천합니다.

 

 

 

최근 출간한 두 권의 따끈따끈한 책이 있는데요. <일이 모두의 놀이가 되게 하라>는 국내 공정무역의 산 증인인 아시아공정무역네트워크 이강백 대표가 최근 출간한 것으로, 뭐든지 빠르게 변하는 요즘 세상에서 지속가능한 조직을 위해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책입니다. 이 대표는 “기업 평균 수명 3~5년인 지금 시대에서는 조직이 살아남는 것 자체만으로도 훌륭하다”며 "이 책은 조직 구성원이 ▲일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일 하면서 구성원들과 어떻게 관계를 맺어야 하는가 ▲조직 속에서 자기 자신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가에 대해 설명한다"고 말합니다.

박주희 학교협동조합 지원네트워크 연구원, 조현경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시민경제센터장, 주수원 전국학교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 사무국장, 하승우 녹색당 정책위원장의 공동저서 <대학, 협동조합으로 교육하라>는 국내외 대학 캠퍼스 내 협동조합을 소개하고 협동조합 교육이 대학생에게 가져올 수 있는 변화를 설명합니다. 주 사무국장은 “협동조합으로 창업하라는 게 아닌, 협동조합으로 교육하고 경험해보자는 취지의 책”이라고 소개하네요. 협동의 가치를 몸에 익힌 대학생들이 사회에 나가면 어떤 미래를 만들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여름휴가철에 딱 맞는 책을 추천한 혁신가들도 있는데요.

노숙자 자립을 돕는 잡지 ‘빅이슈’ 박현민 편집장은 포토북 <게르트너 부부의 여행>을 추천했습니다. 치매에 걸린 아내와 그의 남편이 떠난 마지막 여행 기록인데요, 박 편집장은 “이 노부부의 불안정하지만 따뜻한 궤적을 따르고 있으면 인생에 대해, 사랑에 대해 다시 한 번 되짚게 된다”고 말합니다.

버킷리스트 수행 플랫폼을 운영하는 ‘블렉시트’ 박민지 대표의 휴가철 추천 책은 김주환 연세대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의 저서 <회복탄력성>입니다. “한 번쯤 인생에서 큰 좌절 경험한 이들에게 추천한다”고 하네요. 책은 뇌에 회복탄력성을 높이고 이를 바탕으로 자기계발의 효과까지 볼 수 있는 방법, 회복탄력성으로 어려움을 이겨낸 사람들의 사례, 회복탄력성에 대한 연구결과 등을 제시합니다.

부모님의 생애사를 기록해 자서전으로 만들어주는 ‘뭉클스토리’의 이민섭 대표는 카피라이터 김민철 작가의 <모든 요일의 여행>을 추천했습니다. 휴가철에 많이들 떠나는 여행. 여행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언제 또 오겠어’ ‘여기까지 왔는데 그건 보고 가야지’ ‘인스타그램에서 핫한 식당이래’… 무언가를 해야만 한다는 강박에 길들여진 우리에게 저자는 속도를 줄이고, 욕심을 덜어내고, 자신만의 취향과 시선으로 바라볼 것을 권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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