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진흥법에 따라 문화체육관광부가 10년마다 수립하는 ‘관광개발기본계획.’ 지난 12월 정부는 국내 관광 생태계의 새로운 10년을 끌어갈 최상위 계획을 발표했다. 2022년부터 2031년까지 관광산업이 향해야 할 방향을 설정한 것.

1월 27일 온라인으로 열린 공정관광포럼의 올해 첫 월례포럼에서 박근수 배재대학교 호텔항공경영학과 교수는 우리나라의 관광 정책이 '지속가능한 관광을 활성화하는 방향'을 설정했다고 진단했다.

박근수 배재대학교 호텔항공경영학과 교수가 제4차 관광개발기본계획에 대해 발표 중이다./사진=줌(ZOOM) 화면 캡처
박근수 배재대학교 호텔항공경영학과 교수가 제4차 관광개발기본계획에 대해 발표 중이다./사진=줌(ZOOM) 화면 캡처

박 교수는 지난 3차 기본계획과 새 계획을 비교했다. 4차 기본계획이 말하는 3가지 목표 키워드는 ▲상생 ▲스마트혁신 ▲지속가능이다. 박 교수는 “지난 3차 기본계획은 창조·녹색·생활·공정·경제였다”며 “녹색과 공정 키워드가 이번에 ‘지속가능’으로 좀 더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기본계획은 공급자 중심에서 수요자 중심으로 바뀌어서 세워졌다는 점도 부각했다. 박 교수는 이번 계획이 국민참여 누리집과 청년참여단을 운영해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정부 부처와 지자체의 의견을 수렴했으며, 국토계획평가나 전략환경영향평가 등을 통해 다른 분야 정부계획과의 정합성을 따졌다고 부연했다.

또, 지난 10년간은 6개의 ‘초광역 관광벨트’를 따라 관광 정책이 추진됐다면, 향후 10년 동안은 광역 권역별 지역 특성을 살리는 방식으로 추진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은 외국인 국내 관광(인바운드) 수요를 늘리기 위해 교통 인프라와 지역자원이 풍부한 곳이 중심이 됐다.

올해부터는 관광 성숙 지역인 수도권·강원·제주권과 관광 성장 지역인 대전·세종·충청권, 대구·경북권, 광주·전라권, 부산·울산·경남권 등 5개 권역을 설정해 맞춤형 발전전략을 수립한다. 박 교수는 “코로나19로 인해 해외여행에 제한이 생기며 국민들의 국내 여행이 증가하고, 지역민에게만 알려졌던 숨은 관광지가 주목을 받으면서 관광교통과 서비스 체계의 발전으로 누구나 관광하기 편리한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파급효과를 전망했다.

그는 지난해 10월 새로 시행된 관광진흥법 제48조 3항도 언급했다. 지속가능한 관광 활성화를 내용에 담은 해당 항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에너지·자원의 사용을 최소화하고 기후변화에 대응하며 환경 훼손을 줄이고, 지역주민의 삶과 균형을 이루며 지역경제와 상생발전 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관광자원의 개발을 장려하기 위하여 정보제공 및 재정지원 등 필요한 조치를 강구할 수 있다”라고 적시한다. 소비 중심의 관광이 불러오는 환경 오염을 최소화하고, 젠트리피케이션처럼 기존 주민들에게 피해를 주는 현상을 줄일 수 있게 하자는 취지다.

지역을 살리기 위해 추진됐던 관광 활성화가 오히려 지역에 해가 된 사례는 이미 여러 번 나타났다. 예를 들어 서울시 북촌한옥마을의 경우 관광객이 너무 늘자 소음, 불법 주정차, 쓰레기 등이 문제가 돼 시 차원에서 ‘관광 허용 시간’을 도입할 정도였다. 고두환 공감만세 대표는 “지금 대부분의 여행은 소비 중심이라 여행을 ‘하는’ 사람에 맞춰져 있다”며 “여행지에 사는 사람들이 누릴 수 있는 게 없고, 지역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지역 입장에서도 관광객이 오는 게 달갑지 않은 실정이라는 거다.

고 대표는 그래서 공정관광 이슈가 등장하는 거라고 이어 설명했다. 그는 “지역에서는 지역의 실익이 되는 관광이 뭔지에 대해 지역에서 합의하고 논의하는 과정이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전했다. 그래야 지역 주민도 관광객을 반기는 분위기가 조성될 거라는 시각이다.

부탄은 관광세를 부과해 관광 지역 발전에 쓰이게 한다./사진=줌(ZOOM) 화면 캡처
부탄은 관광세를 부과해 관광 지역 발전에 쓰이게 한다./사진=줌(ZOOM) 화면 캡처

제도를 통해 공정관광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해외 사례도 소개했다. 그는 “바르셀로나의 경우 관광위원회를 만들어서 지속가능한 관광을 위한 의사결정 기구로 만들었고, 부탄은 ‘관광세’를 도입해 관광객이 지자체에 세금을 내게 만드는 체계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공정관광포럼'은 국내외 공정관광 선진사례 공유, 지역 맞춤형 적용 가능 시사점 도출 등 공정관광 활성화 플랫폼 역할을 수행하는 포럼이다. 월례포럼은 공정관광포럼과 피스윈즈코리아가 매달 국내외 연사를 초청해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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