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사형통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주)보해양조 직원들. 치킨배달 나가기전 모습
만사형통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주)보해양조 직원들. 치킨배달 나가기전 모습

“‘만사형통 프로젝트’는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분들을 응원하기 위한 프로젝트입니다” 광주재능기부센터 장우철 대표의 말이다.

코로나19로 인한 거리두기 장기화에 따라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피해는 날이 갈수록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생활고에 빨간불이 켜진지 오래여도 ‘나만 힘든 것이 아니니 조금만 더 참고 버티자!’는 마음이 벌써 3년째다.

코로나19 상황의 사각지대에 놓인 가게를 살피고 그들을 응원하기 위한 광주재능기부센터의 올 첫 번째 ‘만사형통 프로젝트’ 1탄은 서구 화정동에 위치한 ‘치킨 더 갈릭 화정행복점’이다.

센터는 SNS에 글을 올렸다.

“점포를 운영하던 아내는 낮에는 시간제 아르바이트, 밤에는 통닭집에서 남편과 함께 어떻게든 삼남매를 키우며 살아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광주재능기부센터에서는 (1월) 21일 금요일 낮 12시부터 7시까지 50마리의 통닭을 목표로 ‘돈쭐’을 내주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려고 합니다.” 

“통닭 1마리의 가격은 1만7000원으로 후라이드 반, 간장 반마리로, 주문 시 음료수와 피크닉 와인잔 세트를 선물로 드립니다. 시간대별로 주문 받고 원하는 곳으로 배달해 드립니다. 배달은 (주)보해양조 임직원분들이 수고해주시기로 했습니다.”

SNS로 사연이 올라오자 여기저기서 선주문이 쇄도했다. 총 100마리 중 50마리만 주문 받고 나머지 50마리는 현장에서 판매할 목적이었지만 주문이 밀려 그날 현장 판매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한정된 시간에 닭 100마리를 튀겨야 하는 치킨집 부부의 손길이 모처럼 분주히 움직였다. 분주한 건 보해양조 직원들도 마찬가지. 광주 전역을 돌고 다시 돌고, 퇴근 시간에는 길이 막혀 짜증이 날 법도 한데 전혀 그런 기색을 찾아 볼 수 없다.

“몇 시간 째 계속되는 배달이 힘들지 않냐?”는 기자의 말에 “그렇지 않다”고 웃는다. 같은 처지란다. “큰 회사의 경우 마케팅 비용이 많아 투자를 많이 해 시장 점유율이 올라간 반면 저희 같은 작은 주류 회사는 매출이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습니다.”

“저희가 많이 어렵다 보니 자영업자들이 얼마나 어려우신지도 느끼지요. 일손이 필요하다고 말씀하시면 언제나 기쁜 마음으로 할 수 있습니다.”  보해양조 양세열 홍보파트장의 말이다.
 
이번 프로젝트에 선물로 준비된 음료수와 와인 잔도 보해양조에서 일괄 협찬했다. 먹고 싶은 치킨에 선물까지 얹어주는 ‘자상한 기획’은 치킨을 주문하는 사람들의 기분까지 배려했다.

광주재능기부센터와 (주)보해양조와 함께 한 ‘만사형통 프로젝트’ 1탄은 성공리에 끝이 났다. 이웃의 힘듦을 같은 마음으로 바라보고 함께 헤쳐 나가는 이들이 있어 그래도 세상은 따뜻하다.

[미니 인터뷰] 장우철 광주재능기부센터 대표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이웃의 어려움을 물심양면으로 돕고 있는 광주재능기부센터는 어떤 곳일까? 자세한 이야기를 센터 장우철 대표를 통해 들어보자. 다음은 장 대표와의 일문일답.

인터뷰에 응하고 있는 광주재능기부센터 장우철 대표
인터뷰에 응하고 있는 광주재능기부센터 장우철 대표

광주재능기부센터는 어떤 곳인지?
2011년에 준비하고 2012년 정식 허가가 났다. 허가 난 시점으로 보면 10년 됐다. 처음 발기인 300명으로 시작해 지금은 3000명의 회원이 함께 하고 있다. 중심 활동은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분들을 돕고 있다. 그 중에서 가장 우선순위는 청소년이다. 이유는 미래세대에 대한 책임의식이다. 

재능기부센터를 설립하게 된 동기는?
2010년경 미국의 지역재단 연수프로그램을 통해 지역재단에 대한 공부를 했다. 지역재단은 사회복지공동모금처럼 전문적으로 기부를 받고 있다. 미국의 경우 배분전문가가 사정을 듣고 도움이 필요한 곳에 직접지원을 하고 있다. ‘즉시지원’, ‘긴급지원’이 이루어지고 있다. 

광주는 당시 금전기부 문화가 익숙하지 않았기 때문에 재능을 기부하는 센터를 만들자는데 동의 했다. 재능기부를 하다보면 이 기능이 활성화가 되어 그 이후는 금전기부, 물품기부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판단했다. 

도움은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지나?
도와달라는 연락을 받으면 100% 실사를 한다. 본인이 직접 도움을 요청하는 경우도 있지만 각 종합사회복지관이나 학교전담 경찰관, 학교 사회복지 담당자, 쉼터, 사회복지관, 노인복지관, 장애인 복지관 등 끊임없이 요청이 들어온다. 실태조사 파악 후 지원이 필요한 곳에는 곧바로 지원을 하거나 늦어도 일주일 안에 이루어진다. 말 그대로 긴급지원이다.

내가 낸 기부금이 잘 사용되고 있는지?
기부형태는 두 가지로 구분되어 있다. 매달 일정하게 들어오는 기부금과 불규칙적으로 들어오는 기부금이 있다. CMS를 통해 일정하게 들어오는 기부금으로는 인건비를 충당하고 있다. 일시적으로 들어오는 기부금은 100% 사업비에 쓰인다. 사업비에 쓰인 기부금은 그때그때의 금액에 따라 제로가 될 때까지 보고의 의무를 정확히 지키고 있다. '어디에 썼다'는 사연과 함께 기부금 사용 내역을 기부자에게 전달하고 있다.

올해 목표는? 
내년에 직원 1명을 충원하기 위해 후원회원 500명을 목표에 두고 있다. 일에 있어서는 기후위기에 대한 관심을 갖고 해결점을 찾는 것이다. 새활용 활성화와 공유자원 순환가게를 만들 예정이다. 일명 ‘공순이가게’다. 쓰지 않는 물건을 가져와 물물교환 형태로 물건을 교환해 가면 된다. 새활용과 공순이가게 활성화로 기후위기 해결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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