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은 인류의 문명으로부터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곳이다. 그러다 보니 지구상에 마지막으로 남아있는 야생 구역으로 일컬어진다. 그러나 청정구역으로만 남아있을 것만 같던 남극 바다와 눈에서 미세 플라스틱과 잔류성 화학물질이 발견됐다고 한다. 우리가 누리던 일상의 편리함이 지구에는 자라나는 암세포와 같았던 것이다.

세계 곳곳에서 플라스틱 쓰레기 배출을 줄이려는 시도가 일고 있다. CNN 보도에 따르면 코카콜라, 네슬레, P&G 등 40개 넘는 글로벌 기업들이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겠다고 밝혔으며, 스타벅스는 2년 안에 전 세계 매장에서 플라스틱 빨대를 전부 퇴출시키고 이를 대체할 방법을 찾겠다고 했다.

우리 상황은 어떨까. 일회용 컵 보증금 제도가 10년 만에 부활한다는 소식과 함께 환경부 주도로 8월부터 커피 전문점 내 일회용 컵 사용 단속을 시작한다는 이야기가 들려온다. 앞으로는 매장 내에서 손님들이 일회용 컵을 사용하다 적발되면 사업자에게 최대 20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카페는 본 시행을 앞두고 매장 내 이용 고객에게는 머그잔을, 테이크아웃 하는 사람에게는 일회용 컵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편리함에 익숙해진 탓인지 카페에선 머그잔을 권유하는 직원과 일회용 컵을 요구하는 손님 간의 실랑이가 오가는 장면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어렵게 손님을 설득해 머그잔에 음료를 제공해도 다시 일회용 컵으로 바꿔 나가는 손님도 있고요. 일부 손님은 테이크아웃 하겠다며 일회용 잔을 받은 후 그냥 매장에 앉아 먹기도 해요.” 설거지 업무만 늘고, 시정을 요구하는 직원과 손님 간 다툼이 인다는 불만이 나오는 현실이다.

플라스틱 사용량 줄이기는 인류에게 있어 더 이상 선택사항이 아니다. 생존을 위해서 더는 미루지 말고 실천해야 할 의무가 됐다. 플라스틱 쓰레기 배출을 줄이는 책임을 사업자에만 전가해서는 10년 전 일회용 컵 보증금 제도 정책 실패를 되풀이 할 수도 있다. 정부가 확고한 의지를 갖고 국민에게 정책 필요성을 적극 알려야한다. 소비자들 스스로 플라스틱 소비 줄이기에 나설 때 정책도 성공하고 지구도 살릴 수 있을 것이다.

 

 

박재하 이로운넷 에디터
onlyheropjh@gmail.com

 

 

 

 

 

저작권자 © 이로운넷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