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의 공습 지역에서 부상자 구조 활동을 하고 있는 '하얀 헬멧(White Helmets)' 대원들의 모습

시리아 내전이 계속되는 와중에 피해자 구조 활동을 벌이고 있던 하얀 헬멧(White Helmets) 구조 대원 422명이 이스라엘의 도움을 받아 요르단으로 대피했다고 지난 22일(현지시간) 요르단 외교부는 밝혔다.

이날 CNN과 뉴욕타임즈에 따르면 모하메드 알 카이드 요르단 외무부 대변인은 “당초 827명의 구조 대원을 구출하기로 영국, 독일, 캐나다와 약속했으나 최종적으로는 쿠네이트라 지역에 포위돼 있던 422명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했으며, 이들은 당분간 요르단에 머무를 수 있도록 인가했다”고 밝혔다.

지난 2013년 설립된 시리아 민간 방위대 하얀 헬멧은 시리아 반군이 장악한 지역에서 공습과 포격, 폭발로 인해 부상당한 이들을 구조해 왔으며 이 활동으로 인해 최소 250명이 숨졌다. 이들은 ‘한 생명을 구하는 것은 전 인류를 구하는 것’이란 쿠란의 한 구절을 구호로 삼아 왔지만 종교와 민족을 막론하고 모든 피해자를 구해 2016년 노벨 평화상 후보에도 올랐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성명을 통해 "이런 작전은 매우 예외적인 것"이라며 "며칠 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 등이 시리아에서 수백명의 하얀 헬맷 구조 대원들을 구출해 달라는 요청을 해 왔다. 타인들의 목숨을 구해왔던 이들이 이제 스스로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에 처했다. 따라서 나는 중요한 인도주의적 조치의 과정에 이스라엘을 이용하도록 승인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이스라엘과 요르단이 하얀 헬멧 대원들의 구조를 도왔으며 영국과 캐나다, 독일에 대해선 대피한 대원들에게 새로운 보금자리를 제공하기로 합의한 것에 찬사를 보냈다고 CNN 등 현지 언론은 전했다.

하얀 헬멧(White Helmets)은 2013년에 결성된 시리아 시민의 자발적 민방위 조직이다. 시리아의 공습 지역에서 내전으로 발생한 부상자 등을 구조한다. 공식 명칭은 'Syrian Civil Defense’(SCD)이다. 자원봉사자들에 의해 첫 번째 구조센터가 세워진 곳은 내전이 시작된 후 정부의 집중포격의 대상이 된 지역인 시리아 북부에 있는 알레포(Aleppo)다. 현재 제빵사, 재단사, 목수, 전기기사 등 이름없는 시민 3000여명이 활동하고 있으며, 네델란드의 공식 지정재단인 메이데이 레스큐가 후원하고 서방국가들이 의약품등을 지원하고 있다. 2016년 ‘대안 노벨상’이라 불리는 '라이트 라이블리후드 상(Right Livelihood Award)’를 수상했다.

SCD의 가장 큰 목적은 ‘짧은 시간에 최대한 많은 생명을 구하고 인명과 재산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공습 현장에 들어가 구조 활동을 한다. 구조 대상의 소속과 관계없이 위험한 상황에 있는 사람은 누구든지 구하는 것이 원칙이다. 하얀헬멧은 구조활동 이외에도 전기 공급과 어린이 안전 보호, 건물 보안 확보 등 공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한편, 탈출 작전에 참여하길 거부한 한 대원은 "여기(시리아)가 우리나라이고 이곳에서 안전하게 살 권리가 있다"며 "우리는 정부가 말하는 것처럼 테러리스트나 군부대가 아니고 인도주의 단체"라고 강조했다고 CNN은 전했다. 

글. 이정재 이로운넷 기자

기사 원문: https://edition.cnn.com/2018/07/22/middleeast/israel-evacuation-syria-white-helmets-jordan-intl/index.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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