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세계 최대 인터넷 기업인 구글에 43억4000만 유로(약 5조7000억원)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구글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앞세워 시장지배력을 남용했다는 이유다. 구글은 즉각 항소하겠다는 입장과 더불어 안드로이드 무료 배포 중단 가능성을 시사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까지 나서 EU에 직접 비난하고 나서 이후 상황이 주목받고 있다. 뉴욕타임즈 등 다수 외신은 이번 사안이 오는 2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미국과 EU간 무역 분쟁을 주제로 장 클로드 융커 EU 독점금지법 집행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과 회동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시사했다.

뉴욕타임즈,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지난 18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구글이 안드로이드 OS 기반 스마트폰 제조사들에 '구글 플레이스토어'를 사용하기 위한 조건으로 ‘어시스턴트’, ‘크롬’ 등 구글 번들 패키지 기본 탑재를 요구하면서 이를 수용한 스마트폰 제조사들에 인센티브를 지급하고, 선 탑재와 함께 안드로이드를 대체할 수 있는 다른 모바일 OS 기반 스마트폰 판매를 금지한 행위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구글 플레이스토어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마켓으로 안드로이드 기기 사용을 위한 필수 서비스다. 시장조사업체 Strategy Analytics(SA)에 따르면 구글의 안드로이드는 현재 세계 모바일 OS 시장의 80%를 점유하고 있다.

EU 집행위원회는 이날 구글에 역대 최대 규모인 50억 달러에 달하는 불공정 거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는 2017년 6월 구글의 쇼핑 검색 관련 반독점 위반 행위에 부과한 과징금 24억 유로(3조 원)를 넘는 사상 최대 규모다.

더불어 EU 집행위원회는 구글에 과징금 부과와 더불어 향후 90일 내에 불법 행위를 시정하라고 명령했다. 구글이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EU 집행위원회는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전 세계 일일 평균 매출의 5%까지 추가 과징금으로 부과할 수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EU 집행위원회 집행위원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구글은 검색 엔진의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안드로이드를 사용해 왔다”며 “이러한 관행은 경쟁 업체들이 혁신하고 성장할 기회를 빼앗았고, 유럽 소비자들이 모바일 분야에서 효과적인 경쟁으로 누릴 혜택을 사라지게 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선 탑재 관행이 시정되면 구글 관련 앱은 플레이스토어에서 다운받는 구조로 바뀔 수 있다. 구글의 CEO 인 순 다르 피 차이(Sundar Pichai)는 "무엇보다도 안드로이드의 엄청난 혜택을 사용자들에게 전하기위한 해결책을 찾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뉴욕타임즈는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과징금은 현금 보유액 1,029억 달러를 보유한 구글 모회사인 알파 베이트사의 수익규모에 비해 큰 규모는 아니나 브뤼셀과 워싱턴의 트럼프 행정부 간의 치열한 무역 전쟁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미 유튜브와의 망 사용료 등 여러 분야에서도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시장 지배력이 확립된 구글이나 페이스북 같은 거대 기술 기업에 대한 규제 조치는 가시성이 부족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훌륭한 유틸리티를 제공하는 한 소비자들은 여전히 그러한 플랫폼을 사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조치로 구글이 안드로이드 비즈니스 모델을 바꾼다면 소비자의 비용이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한편, 삼성전자, 소니, 레노버 그룹, TCL을 포함한 주요 안드로이드 기기 제조사들은 이번 EU 조치에 언급을 회피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사진 출처. 뉴욕타임즈

출처 :

https://www.nytimes.com/2018/07/23/technology/google-earnings-alphabet.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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