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사회적경제 공동행동’이 오세훈 서울시장 취임 이후 이뤄진 사회적경제 예산 삭감에 대해 “사회적경제는 지난 10년간 시민 속에서 양적·질적 성과를 쌓아왔다”며 “이번 예산 삭감은 관련 사업을 하지 말라는 것과 다름없다”고 성토했다. 

14일 서울 마포 청년공유공간 JU동교동에서 열린 ‘서울시 사회적경제 정책 및 예산분석 토론회’에서는 지난 10년의 서울시 사회적경제 정책을 돌아보고, 2022년 사회적경제 예산을 분석하는 자리를 가졌다. 

서울시는 사회적경제 정책을 담당하는 노동공정상생정책관 사회적경제담당관실의 예산을 올해 406억1155만원에서 내년 220억5752만원으로 45.7% 삭감한 바 있다. 이에 서울시의회 기획경제위원회는 예비심사를 통해 사회적경제 관련 사업 7개를 포함해 노동공정상생정책관에서 총 27억7600만원을 증액해 맞섰고, 현재 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본심사를 진행 중이다.

“10년간 시민 속에서 사회적필요에 대응해 온 서울시 사회적경제”

기조발제자인 오단이 숭실대 교수가 발언하고 있다.
기조발제자인 오단이 숭실대 교수가 발언하고 있다.

기조발제에 나선 오단이 숭실대 교수는 지난 10년간 서울시 사회적경제 정책에 대해 평가했다. 

서울시 사회적경제는 지난 10년간 큰 성과를 거뒀음은 수치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서울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이하 서사경센터)에 따르면, 지난 2012년 대비 사회적경제기업 수는 819개에서 5996개로, 매출은 6800억원에서 3조2900억원으로, 고용은 1만400명에서 2만8300명으로 늘어났다.

변형석 서울시사회적경제네트워크 이사장은 “10년이라는 동안 대단히 빠른 속도로 성장한 섹터다. 일자리가 2배 이상 늘어나는 섹터는 드물다”며 “특히 사회적경제는 자기 기업만 살리는 것이 아니라, 시민과 함께 성장한다”고 설명했다. 

사회적경제는 2012년 4월 종합지원계획을 수립해 기업중심 생태계 조성을 진행했다. 이후 2019년, 사회적경제 2.0 시대를 맞아 시민체감, 지역기반 활동에 집중했다. 오단이 교수는 먼저 “사회적경제는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주체적으로 판단하는 일상생활 속의 움직임”이라며 “사회적 필요에 대응하는 영역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오 교수는 “사회적경제는 이미 시민 속에서 사회적 필요에 대응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소상공인을 비롯해 시민의 다양한 활동을 사회적경제 영역으로 모으고, 시민사회 활동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사회적경제는 사적 영역과 공적 영역에서 하지 못하는 필요에 대응하는 영역”이라며 “서울시가 공동체 서울시민의 돌봄 등 다양한 영역에서의 활동을 하고 있는 사회적경제조직과 함께하는 건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시민숙의로 결정된 사회적경제 예산 삭감 부적절... 예산 복원해야”

권소일 서울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 시민경제연구실장이 발표하고 있다./출처=구로마을TV 유튜브 캡처
권소일 서울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 시민경제연구실장이 발표하고 있다./출처=구로마을TV 유튜브 캡처

권소일 서사경센터 시민경제연구실장은 내년 서울시의 예산안에서 사회적경제담당관 내 총 24개 사업 중 20개 사업 예산이 삭감됐다고 소개하며, 이에 대한 문제점을 소개했다.

권 실장은 “사회적경제 2.0 계획과 시민숙의를 통해 결정된 사회적경제 예산 삭감은 당사자가 참여해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주민 주도 사업의 퇴보를 의미한다”며 “사회적경제기업의 공공구매, 판로지원, 경영환경 악화 등으로 취약계층 실업 및 사회서비스 감소 문제도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중간지원조직 예산 삭감은 사회적경제 생태계 위축과 직결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서사경센터, 서울시협동조합지원센터, 소셜벤처허브센터 사업비 축소는 일자리 및 사회서비스 제공, 사회문제 해결 등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사회적경제기업에 대한 지원을 축소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민관이 협력적으로 시행해온 사업에 대한 서울시의 책임이행을 요구했다. 권 실장은 “예산이 복원돼 시민편익 증가, 사회적경제 생태계 활성화, 사회적경제 기반 유지가 이뤄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나아가 초고령화와 기후변화에 대한 사회적경제 조직의 역할 수행으로 서울의 튼튼한 조직력, 시민력 생성에 기반이 마련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중간지원조직 “예산 삭감으로 사업 유지 어려워저”

발제자와 토론자가 모두 모여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발제자와 토론자가 모두 모여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어지는 토론시간에는 중간지원조직·공정무역·협동조합·돌봄·소셜벤처·자치구 사회적경제지원센터 등 다양한 영역에서 예산 삭감의 부당함을 알렸다.

전상준 서사경센터 총괄은 서사경센터 예산이 전년대비 48.9% 삭감되면서 기존에 해오던 사업을 사실상 할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전 총괄은 “기존에 진행해왔던 대부분의 지원사업은 중단될 것으로 추정된다. 사업 예산이 하나도 없는 곳도 상당수 일 것으로 보인다”며 “간접지원방식으로 사회적경제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어떤 방식으로 사업을 전환해야 할지 방안 마련 모색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전상준 서사경센터 총괄이 발언하고 있다.
전상준 서사경센터 총괄이 발언하고 있다.

소셜벤처허브센터는 역시 올해 11억4천원 대비 내년 예산이 5억1000만원으로 55% 줄어들었다. 이상진 소셜벤처허브센터장은 “소셜벤처허브는 지난 2년간 사업운영 실적을 통해 서울시 주무부처뿐만 아니라, 외부 사업운영 평가에서 ‘우수’에 부합하는 평가를 받았음에도 약 60% 예산이 삭감되면서 직원 인건비조차 줄 수 없는 상황”이라며 “해당 내용이 일방적으로 전달되면서 무슨 이유로 예산이 삭감됐는지 알 수 없다. 서울시는 소셜벤처허브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세세히 밝혀야 한다”고 비판했다. 

"서사경센터 지원사업, 사업 성장 계기돼"

최정훈 오디오가이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최정훈 오디오가이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이날 서사경센터의 도움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 성장을 이뤄낸 예비 사회적기업 오디오가이의 사례도 소개됐다. 문화예술 콘텐츠 제작기업인 오디오가이는 서사경센터에서 진행하는 ‘솔루션 스쿨’을 통해 비대면 문화예술콘텐츠 유료화 사업을 준비했다. 

최정훈 대표는 “솔루션 스쿨을 통해 온라인에서의 예술활동에 3D사운드 기술을 접목한 실감콘텐츠 제작으로 온라인 공연의 유료화를 준비할 수 있었다”며 “이외에도 서사경센터의 사회적경제 임팩트 확장사업으로 음악뿐만 아니라 미술, 문화예술네트워크 등 다양한 팀과의 협업으로 더 좋은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중간지원조직이 서울시로부터 예산을 받아 회사의 성장에 큰 도움을 준 것”이라며 “보다 넓은 관점으로 다양한 분야의 생태계를 지원하는 센터의 좋은 사업들이 서울시의 정책변화로 예싼이 줄어들게 돼 안타까운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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