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인권고등판무관실(OHCHR)은 미얀마의 로힝야족에 대한 인권 탄압실상을 조사하기 위해 유엔진상조사단이 방글라데시 콕스 바자르(Cox’Bazar)를 찾아 로힝야족 난민을 면담했다고 지난 19일(현지시간) 밝혔다.

OHCHR이 홈페이지(www.ohchr.org)에 공개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유엔은 지난해 9월 조사단을 구성하고 미얀마 당국에 현지방문을 신청했으나 거부당했다. 이번에는 미얀마국경을 넘어 방글라데시로 온 로힝야족 난민들을 집중 면담했다고 OHCHR이 밝혔다. 조사단은 오는 9월 제네바에서 열리는 유엔인권이사회에 이번 조사결과 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OHCHR은 덧붙였다.

이와 관련 뉴욕타임즈는 같은 날, 국제인권단체 포티파이 라이츠(fortify rights)의 증언을 빌어 미얀마 라카인주 이슬람 로힝야족 254명을 면담한 결과, 미얀마군이 로힝야족을 상대로 집단 학살 등 비인도적 범죄를 자행해왔으며, 이를 위해 장검을 지급하는 등 치밀하게 사전에 준비한 정황이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포티파이 라이츠는 미얀마군이 고립된 로힝야족에 대한 구호물자 공급을 끊고, 인권단체의 접근을 막았다고 주장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로힝야족 반군단체인 아라칸 로힝야 구원군(ARSA)은 핍박받는 동족을 구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대 미얀마항전을 선포했다. 2016년 10월과 작년 8월 미얀마 경찰관서를 습격해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에 미얀마 정부와 군은 로힝야 구원군을 테러단체로 규정하고, 대규모의 병력을 동원하여 토벌작전을 시작했다. 이후 수십만 명이 넘는 로힝야족이 방글라데시로 도피했다.

이와 관련해 국경없는의사회(MSF)는 유혈 충돌 발생 후 한 달 동안 무려 6천700명의 로힝야족이 학살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난민들은 미얀마군이 학살과 방화, 성폭력, 강간 등 온갖 만행을 자행하며 자신들을 미얀마국경 밖으로 쫒아 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미얀마 정부는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말하며 국제사회의 조사요구를 묵살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즈는 전했다. 하지만 세계 인권단체들은 난민들의 주장을 근거로 미얀마군의 행위를 ‘인종청소 및 학살’로 규정하고, 책임자처벌을 촉구하면서 국제사법재판소에 기소를 추진하고 있다.

로힝야족은 200만 명 규모의 소수 민족으로 주로 미얀마 북서부에 거주한다. 미얀마에 거주하는 인구는 120만 명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미얀마 정부는 이들에게 국적부여를 거부하고 있다. 이 종족의 수난의 역사는 1885년 이래 60여 년 간 영국통치시대 분할통치(divide and rule) 산물로, 미얀마와 로힝야족의 갈등은 국제사회에 심각한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유엔난민기구는 지난해 방글라데시로 탈출한 로힝야 난민을 37만 명으로 추산했으며, 유엔 안보리는 로힝야 인종청소 중단을 촉구하는 언론성명을 만장일치로 채택한 바 있다. 방글라데시 정부는 올해 1월 등록된 로힝야 난민규모가 100만 명을 넘었다고 발표했다. 방글라데시는 국경에 난민을 위한 안전지대설치를 제안했으나, 미얀마측은 이를 계속 거절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로힝야 문제는 종교 문제라고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분석가들은 그것보다 정치적이고 경제적인 문제가 상황을 심각하게 만들고 있다고 말한다.

브러셀에 본부를 둔 남아시아 민주포럼(SADF)의 Siegfried O. Wolf 국장은 “불교국가인 미얀마는 주변 이슬람 국가에 둘러싸여 이슬람 공포증에 직면해 있기도 하거니와 로힝야족이 주로 거주하는 라카인(Rakhine)주는 천연자원이 풍부함에도 가장 가난한 지역으로 이 지역에 대한 새로운 개발과 일자리를 두고 로힝야족을 부담스러운 존재로 여기고 있다”고 독일 방송 매체인 DW는 인용했다.

출처 https://www.nytimes.com/2018/07/19/world/asia/myanmar-rohingya-genocide.html?rref=collection%2Fsectioncollection%2Fworld&action=click&contentCollection=world&region=rank&module=package&version=highlights&contentPlacement=7&pgtype=sectionfront

글. 이정재 이로운넷 기자
사진출처. 뉴욕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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