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취학 아동 학부모 여러분, 셔틀버스 태우지 마세요.”

어린이 안전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통학차량 공유 서비스 ‘셔틀타요’를 운영하는 소셜벤처 ‘에티켓’이 만 6세 이하 영유아를 대상으로 한 서비스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20일 손홍탁 에티켓 대표는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금일부터 셔틀타요는 유치원 대상 서비스를 중단한다"며 "유치원생 탑승이 필요한 유치원, 학원, 체육 시설과 신규 계약을 중단하고, 빠른 시일 내에 유치원생을 탑승시키는 학원과의 계약 관계를 정리하겠다”는 글을 게재했다.

에티켓이 이러한 결정을 내린 이유는 지난 17일 경기 동두천에서 4살 여자 아이가 어린이집 통학차량에 갇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다. 특히 폭염이 이어지는 여름철, 아이들이 차량에 방치돼 사망하거나 의식불명에 빠지는 등 사고가 매해 반복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통학차량 공유 서비스 ‘셔틀타요’가 만 6세 이하 영유아를 대상으로 한 서비스 중단을 선언했다.

에티켓은 셔틀버스가 필요한 학원과 좌석이 남는 차량을 이어주는 서비스다. 지난 2016년부터 2년째 운영 중이다.

손 대표는 “‘셔틀타요’를 이용하는 학생들 2만 명 가운데 만 6세 이하의 어린이가 2000여 명"이라며 "오늘 하루만 하더라도 1000명 이상의 아이들을 차량에 태웠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통학차량 서비스를 제공하는 입장에서 죄송하고 부끄럽지만 용기 내서 말한다”며 만 6세 이하의 아이는 셔틀버스를 타고 유치원이나 학원에 가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너무 위험하다. 아이를 통학차량에 태우지 말고 직접 데려다 주시라. 나 역시 더 이상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현재 도로교통법에는 어린이 통학버스를 운전하는 사람은 운행을 마친 후 어린이나 영유아가 모두 하차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또한 13세 미만 어린이를 태울 때는 승하차를 돕는 성인 보호자의 탑승을 의무화하고 보호자의 안전 확인 의무도 담겼다. 그러나 어린이집 일선에서 법을 제대로 지키지 않으면서 비슷한 사고가 반복되고 있다.

 

 

 

 

손홍탁 에티켓 대표는 "만 6세 이상 만 13세 미만 어린이들만 보조교사 동승시 통학차량 운행 가능하도록 법을 바꿔야한다"고 촉구했다.

이번 동두천 어린이집 사고는 보조교사가 같이 차량에 탑승했는데도 발생했다. 손 대표는 “만 6세 이하 어린이는 아무리 안전한 차량에 교육받은 운전자, 보조교사가 탑승해도 위험 변수가 완전히 제거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면서 “만 6세 이상 만 13세 미만 어린이들만 보조교사 동승시 통학차량 운행이 가능하도록 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만 6세 이하 영유아 대상 서비스 중단으로 셔틀타요는 전체 고객의 10%, 매출 10%를 잃게 된다. 추후 유치원생과 초등학생이 함께 다니는 학원들도 계약을 중단할 수 있어 최대 30% 이상의 매출 감소가 예상된다. 손 대표는 “지난주부터 어린이집에 다니기 시작한 내 딸도 셔틀버스에 못 태우겠는데, 남의 집 아이들을 태울 수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손 대표는 “만 7세 이상의 아이들이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고, 단 한 건의 사고도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통학차량을 이용해 유치원이나 학원에 보낼 수밖에 없는 학부모들을 위해서는 “승용차 단위로 엄마?아빠가 직접 통학시키는 것과 유사한 수준으로, 안정성이 보장된 서비스를 1년 안에 시장에 내놓겠다”고 덧붙였다.

 

 

 

 

지난 17일 경기 동두천시에서 4살 아이가 갇혔다가 사망한 어린이집 통원차량. (사진제공=동두천소방서)

한편, 통학차량 사고가 반복되면서 ‘슬리핑 차일드 체크(Sleeping Child Check·자는 아이 확인)’ 도입 의무화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운전자가 뒷좌석에 있는 버튼을 눌러야만 시동이 정상적으로 꺼지는 시스템으로, 맨 뒷자리까지 확인해야 한다. 설치비용은 차 한 대당 25만~30만원 정도로, 비용 대비 효과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슬리핑 차일드 체크 제도를 도입해주세요’라는 글이 올라왔다. 20일 기준 8만 5000명이 지지를 표하는 등 어린이집 통학차량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여론이 뜨거운 상황이다.

 

 

 

글. 양승희 이로운넷 기자
사진제공. 셔틀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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