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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통상자원부는 사회적경제기업의 혁신성장과 생태계 조성을 위해 ‘사회적경제 혁신성장사업’을 진행 중이다. 기술 혁신을 통한 지역사회 문제 해결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이 사업은 올해로 2년차를 맞았다. 14개 시도 총 26개 품목 분야에서 내년 12월까지 최대 21개월동안 진행한다. <이로운넷>은 혁신사례를 찾아 사업진행 상황을 살펴봤다.

무한상사 건물 앞에서 찍은 직원 단체사진./출처=무한상사 사회적협동조합
무한상사 건물 앞에서 찍은 직원 단체사진./출처=무한상사 사회적협동조합

대구시는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 사회적경제 분야에서 큰 성과를 내온 지역 중 하나로 거론된다. 전국 최초로 사회적경제 통합박람회를 개최하고, 사회적경제 혁신타운을 유치하는 등 굵직굵직한 성과를 만들어왔다. 

이는 민관거버넌스 구축 덕분에 가능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민관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사회적경제 종합발전계획을 함께 수립하는 등 끈끈한 민관거버넌스를 자랑한다. 제2차 대구 사회적경제 종합발전계획에 따르면, 대구시는 공공시장 온라인 플랫폼 구축 등을 추진해나갈 계획이다. 

대구광역시 사회적경제 종합유통채널인 무한상사 사회적협동조합(이하 무한상사)은 공공시장 온라인 플랫폼 구축을 도맡았다. 무한상사는 대구시 행정과 당사자 조직, 중간지원기관간 끈끈한 협력적 거버넌스 위에서 성장할 수 있었다.

이들은 2018년부터 진행해 온 공공시장 온라인 플랫폼 고도화를 위해 올해부터 사회적경제 혁신성장 사업에 참여하게 됐다. 사회적경제기업 공공시장 판로개척 영역에서 스케일업을 위해 ‘지능형 알고리즘 개발 및 공공시장 맞춤형 서비스 플랫폼 구축’에 나선 것이다. 

사회적경제조직을 돕는 무한상사... 공공기관과 사회적경제기업 매개

무한상사 공공구매 플랫폼 화면./출처=무한상사 사회적협동조합
무한상사 공공구매 플랫폼 화면./출처=무한상사 사회적협동조합

무한상사는 공공기관의 수요와 사회적경제기업의 제품·서비스·공사 등을 매개하는 역할을 해왔다. ‘사회적경제조직을 돕는 사회적기업’을 표방한다.

공공기관은 사회적경제기업의 상품 및 서비스에 대한 정보장벽에 가로막혀 있고, 사회적경제기업의 공공거래 사례부족 및 공공시장 지식부족으로 공공시장 개척에 곤란을 겪는다. 무한상사는 공공기관에는 사회적경제기업의 상품 및 서비스를 소개하고, 사회적경제기업에는 공공시장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판로개척을 돕는다. 

이를 위해 무한상사는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사회적경제기업의 상품과 서비스를 플랫폼에 탑재해 소개하고 있다. 하지만 플랫폼을 운영하며 우여곡절을 겪었다. 플랫폼 사용성 및 판매전략 등에서다. 이준혁 무한상사 실장은 “공급사인 사회적경제기업은 상품 런칭시에 기업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판매가격을 설정해 공공의 수요에 맞추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고, 공공기관은 플랫폼 사용과정에서 불편을 호소했다”며 “먼저 검색의 불편함과 결제과정에서의 구매시간을 단축시켜야 할 필요성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무한상사는 이 과정에서 여러 실무경험과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었다. 이는 고스란히 플랫폼 개선 성과로 이어졌다. 이번 사회적경제 혁신성장 사업 참여 역시 플랫폼 고도화를 위해 진행하게 됐다. 

이준혁 실장은 “무한상사는 이번 사업을 통해 공급처인 사회적경제기업과 지역 중소기업의 매출을 향상시키고, 수요처인 공공기관에 사용 편의성을 확대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해내는 것을 목표로 잡고 있다”며 “이는 지역의 취약계층 고용 및 사회적경제기업 매출 증대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자신한다”고 밝혔다. 

AI 맞춤형 추천·원가분석 솔루션 도입으로 사용편의성 확대

AI맞춤형 상품추천 서비스 출력 예시./출처=무한상사 사회적협동조합
AI맞춤형 상품추천 서비스 출력 예시./출처=무한상사 사회적협동조합

4차산업혁명과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비대면시장의 활성화 흐름은 시장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지역 내 사회적경제기업의 공공시장간 정보 불균형에 따른 수요·공급 미스매치 및 코로나19 등으로 인한 오프라인 시장 위축에 따라 판로축소 문제가 심화됐다. 무한상사는 이대로는 지역 사회적경제기업의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단순한 공공기관 연계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 실장은 “정보와 편의성의 확장은 공공시장에서도 필요한데, 시장 경쟁 속에서 사회적경제기업의 상품과 서비스의 격차도 커지고 있는 실정”이라며 “공급처와 수요처가 모두 만족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플랫폼 고도화가 절실히 필요했다”고 말했다. 

무한상사는 인공지능(AI)을 플랫폼에 접목해 공급자와 구매자의 시장경쟁력과 사용편의성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구체적으로 범용 제조원가 분석 솔루션을 탑재해 원가 관리 이해도가 부족한 기업들에게 원가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는 기업이 판매가격을 결정하고 경영정책을 수립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사용자가 필요로 하는 상품 및 콘텐츠를 추천하는 인공지능 알고리즘 모델을 구상하고 있다. 아마존 퍼스널라이즈처럼 머신러닝 기반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이 실장은 “공공기관 구매담당자가 상품을 선택하는데 있어 추천 기반의 AI 알고리즘을 통해 신속하고 편리한 구매결정을 도와주는 모델을 개발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공공구매 간소화 시스템, 공공기관 실적관리 시스템, 실시간 챗봇 서비스를 개발해 플랫폼에 탑재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지역자원과 협업 및 연계해 선순환구조 구축한다

사회적경제 혁신성장 사업 주관기관 무한상사와 참여기관 더아이엠씨가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출처=무한상사 사회적협동조합
사회적경제 혁신성장 사업 주관기관 무한상사와 참여기관 더아이엠씨가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출처=무한상사 사회적협동조합

혁신성장 사업 과정에서 지역자원과 연계·협업을 통해 사업을 추진해 나가고 있기도 하다. 무한상사가 주관기관으로 더아이엠씨가 참여기관으로 함께하고 있다. 무한상사는 대구광역시의 지원으로 공공과 거래했던 수많은 구매 내역 데이터를 취합하고, 더아이엠씨는 해당 데이터를 바탕으로 트렌드 분석 및 AI맞춤형 상품 추천 서비스 알고리즘 모델을 개발한다. 

온라인플랫폼 고도화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지역자원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도 이어간다. 자체브랜드인 ‘무한상회’ 브랜드를 런칭해 품질은 좋으나 유통이 힘든 기업들의 상품은 직접 기획해 무한상사의 PB상품으로 출시하고 있다. 

실제로 지역 마을기업에서 생산하던 ‘냉압착 생들기름’ 상품을 기획·개발해 새로운 상품으로 판매했는데, 시장에서 조기 완판됐다. 마을기업은 제조에 집중하고, 무한상사는 유통에 집중할 수 있는 새로운 사회적경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낸 것이다. 

공공에는 지역의 우수한 사회적경제기업을 연계하는 매개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무한상사는 이들이 지역의 다양한 주체들과 함께 이룬 성과라고 강조한다. 이 실장은 “지역 사회적경제기업, 중간지원기관(커뮤니티와 경제), 대구광역시 등의 노력 없이는 성과를 내기 힘들었을 것”이라며 “여러 당사자조직들이 함께 마음을 맞춰갔기 때문에 지금의 무한상사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지역기업 통합 종합유통채널 역할 다해낼 것”
무한상사는 현재 사업 1차년도 목표에 맞춰 시범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대구광역시와 추진 준비 중인 ‘대구형 공공구매플랫폼’ 개발에 앞서 해당 기술을 테스트 플랫폼에 탑재해 수정·보완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지난 6월부터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하는 ‘데이터바우처 사업’에 선정돼 AI 알고리즘 모델을 완성하는데 생산적인 성과를 달성하기도 했다.

무한상사는 이번 혁신성장 사업을 통해 대구형 공공구매플랫폼을 조성해 사회적경제기업뿐만 아니라, 지역기업 전반을 아우르는 통합 종합유통채널로서 자리매김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 실장은 “대구형 공공구매 플랫폼이 성사돼 사회적경제기업뿐만 아니라 지역 중소기업까지 아우르는 지역기업 통합 종합유통채널로 역할을 잘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 이준혁 무한상사 사회적협동조합 실장 미니 인터뷰

이준혁 무한상사 사회적협동조합 실장./출처=본인 제공
이준혁 무한상사 사회적협동조합 실장./출처=본인 제공

Q. 사회적경제 혁신성장 사업과 관련해 바라는 점은?
처음으로 R&D 사업을 주관기관으로 참여하다 보니 신경써야할 부분이 많았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사회적경제 혁신성장 사업 구성에는 지방비도 포함이 돼있다. 대구시도 사업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데, 사업종료 후에도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지금처럼 많은 역할을 해주시길 바란다. 비즈니스는 지속적인 성과와 운영이 따라야 사업의 규모화를 이룰 수 있다. 이러한 성과가 다시 지역사회에 환원하는 그런 선순환 구조로 맞물려 돌아갈 수 있도록 무한상사도 제 역할을 다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Q. 무한상사의 향후 계획은?
무한상사는 사람, 사회적경제, 지역사회 간의 대안적 자원 분배를 목적으로 하며, 사회적경제 주체들과 지역사회의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자발적이고 호혜적인 참여경제, 그리고 지속가능한 사회적경제 생태계 조성을 목적으로 활동한다. 이러한 설립목적을 바탕으로 온·오프라인 모든 영역에서 지역의 사회적경제기업과 중소기업을 아울러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룰 수 있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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