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의 일상생활에 딱 맞는 낙상예방 제품 만듭니다

“노화는 서서히 찾아옵니다. 그래서 노인 본인도 또 가족들도 노화를 잘 인지하지 못해요. 요리를 하면서 손을 덴다던데 전에 없던 사고들이 일어나면 사고 예방을 위한 준비가 필요해요.”

2016년 문을 연 ㈜해피에이징(대표 권경혁)은 노인의 낙상사고를 예방하는 제품을 개발하고 인식개선 활동을 진행하는 사회적기업이다. 권 대표의 어머니가 낙상사고 후 교통사고로 갑작스럽게 돌아가신 것을 계기로 창업을 결심했다. 그는 “이전부터 어머님이 낙상사고로 몸이 좋지 않았던 것이 기억났다”며 “노인들을 위한 생활방식이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창업 계기를 설명했다. 이어 “우연히 동대문디자인플라자를 지나다가 개발도상국을 돕는 기업을 보고 사회적기업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며 “자세히 보니 청년 뿐 만 아니라 다양한 사회적가치를 가지고 있는 기업도 참여할 수 있어 중장년 낙상사고 예방을 위한 사회적기업을 창업하게 됐다”고 말했다.

권 대표는 리서치 기관에서 마케팅 조사 업무를 17년 정도 경험했다. 전 직장에서 LG전자의 TV를 마지막으로 다뤘다. 주로 독일이나 중국 등 해외시장에서 소비자의 반응을 확인하고 제품의 보완점이나 흥행률을 미리 살폈다. 이런 경험으로 해피에이징의 낙상예방 제품들도 노인들의 반응과 요구를 반영한다.

노인 낙상사고, 일상생활 속 예방이 최우선

“노인들의 낙상사고 원인과 관련한 논문을 보면 물기가 많은 화장실에서 낙상사고가 많다는 정도 밖에 정보가 없어요. 언제, 왜가 없는거죠. 좀 더 자세히 살피니 화장실에 들어가실 때 넘어지시는 경우가 제일 많았어요. 여기서부터 낙상사고 예방을 위한 고민을 이어갔습니다.”

해피에이징은 노인들의 일상생활을 고려한 낙상 예방 제품들을 만든다. 그 중 대표상품은 야광 실리콘 안전손잡이다. 대부분의 안전손잡이는 스테인리스 소재로 제작 돼 물이 묻은 상태에서 손이 미끄러지기 쉽다. 해피에이징의 제품은 겉면에 실리콘 소재를 한 번 더 덧대 손이 잘 미끄러지지 않는다. 또한 실리콘은 야광으로 만들어 노인들이 저녁에 공간을 이용할 때 손잡이를 찾기 쉽도록 했다. 최근 해당 제품을 전남 순천시 주암면에 있는 궁각마을의 노인들에게 무료로 제공하기 위한 펀딩을 카카오 같이가치에서 진행하고 있다.

안전손잡이 설치는 낙상사고 예방교육을 받은 전문 기사가 방문한다. 권 대표는 “노인들의 키나 관절각도 등을 고려해서 가장 사용이 적합한 위치에 안전손잡이를 설치한다”며 “작업을 하다보면 간혹 벽이 튼튼하지 않아 설치 시 낙상사고 예방이 제대로 되지 않는 곳들이 있는데 그런 경우 절대 제품 설치를 진행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고 예방 위한 인식개선 교육과 강사양성도 진행

“해피에이징이 모든 지역에 교육을 진행할 순 없어요. 그래서 강사 양성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앞으로 커뮤니티 케어 사업에서도 역할을 해 나가고 싶어요. ”

제품 뿐 만 아니라 낙상사고 인식개선을 위해 낙상 안심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프로그램은 12주차로 낙상사고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하체근력과 균형감각을 기를 수 있는 오타고 운동을 진행한다. 2020년부터 교육을 통해 30명에게 낙상안전지도사 자격증을 발급했다.

노인들을 위한 사회공헌 활동도 2016년부터 지속적으로 진행한다. 경로당, 독거노인자택, 노인복지관 등에 안전손잡이나 낙상안전 교육을 무료로 제공한다. 서울 양천·성북·성동, 부산, 전남 나주 등에 6600여 만 원 상당의 제품과 프로그램을 제공했다. 또한 고객에 좀 더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품을 제공할 수 있도록 부속품을 직접 제조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권 대표는 “손잡이를 설치할 때 사용하는 브라켓 등을 직접 제조하면 제품의 단가를 많이 줄일 수 있다”며 "부속품 직접 제조 외에도 판로 확대 등을 통해 적정한 가격에 제품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초고령 사회를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어요. 노인인구는 앞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다양한 사회문제를 가져올 겁니다. 해피에이징은 지역의 노인들이 병원에서 여생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 집에서 서로를 돌보면서 오래 잘 사실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나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