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회 체인지온 컨퍼런스가 26일 온라인으로 진행됐다./출처=다음세대재단 유튜브
14회 체인지온 컨퍼런스가 26일 온라인으로 진행됐다./출처=다음세대재단 유튜브

“15년 전에 인연을 맺은 이주민 한 분은 ‘내가 있는 동안 이 환경이 바뀔거라고 생각하는게 아니라 다음 사람은 좀 더 나은 환경에서 살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싸운다’고 말해요. 지금은 안 변할지도 몰라요. 오히려 더 뒤로 간다고 느낄 수도 있어요. 하지만 다음세대에는 나아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 김사강 이주와 인권연구소 연구위원

작은 것의 가치와 힘으로 비영리의 건강한 회복을 고민하는 14회 체인지온 컨퍼런스가 26일 진행됐다. 다음세대재단과 카카오임팩트가 함께한 컨퍼런스에는 ‘작은 것의 힘을 알아차린 사람들’을 주제로 ▲이명현 천문학자 ▲이소영 제주대 교수 ▲이혜미 한국일보 기자 ▲김지현 SK mySUNI 부사장이 강연했다. 이어 2부에서는 ‘나에게서 시작된 새로운 시도들’을 주제로 ▲배윤슬 청년도배사 ▲김사강 이주와인권연구소 연구위원 ▲박혜민 뉴웨이즈 대표 ▲정경훈, 서경원, 김서린 오늘의행동 생활학자가 이야기를 나눴다.

이명현 과학책방 갈다 대표가 강연을 진행하는 모습./출처=다음세대재단 유튜브
이명현 과학책방 갈다 대표가 강연을 진행하는 모습./출처=다음세대재단 유튜브

시각과 위치에 따라 때로는 작은 것이 팽창한다

1부에서는 ‘작은 것의 힘을 알아차린 사람들’을 주제로 작은 것들의 힘과 그것을 찾고 바라보는 방법을 전했다. 

이명현 과학책방 갈다 대표는 ‘창백한 푸른점에서 바라보는 미래’를 주제로 인간의 우주탐사 과정을 시간과 흐름의 순서로 정리했다. 이 과정에서 우리의 일상인 지구도 시각과 위치에 따라 물리적인 크기와 역할이 달라진다는 것을 소개했다. 이를 통해 때로는 큰 것을 작게 보기도, 작은 것을 깊이 살펴보기도 해야 한다는 것을 설명했다. 이 대표는 “나 자신 또는 나의 단체에 미치는 어떤 영향을 볼 때 우리에게 가장 먼거리로 나아가 다시 한 번 살피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크기가 작다는 것은 어디에서 보느냐에 따라 다르고 큰 것은 어떤 시각을 가지고 보느냐에 따라 다르다”며 나 자신의 위치와 시각을 다시 한 번 살펴 볼 것을 권했다.

이소영 제주대학교 사회교육과 교수는 ‘찰나의 온기일지라도: 우리를 지탱해주는 아주 사소한 순간들에 대하여’를 주제로 작고 때로는 약한 것들이 가진 힘과 위로를 이야기 했다. 그는 조교로 재직하며 경험한 학생과의 갈등에서 자신이 가진 결점으로 타인의 빈틈을 보고 이해했던 일화들을 소개했다. 그는 이러한 약한 것들이 가져오는 일련의 과정들이 느슨한 연대의 가능성을 높힐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타인을 수혜자로 만드는 '분노 없는 선의'와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누군가를 비난하는 것에 그치는 '연민 없는 분노'를 가져오는 선의에 대한 경계심을 인정했다. 하지만 선의가 만드는 온기에 무조건적으로 냉소를 보내선 안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세상은 선의가 더해져 따뜻해진 것이 맞다”며 “별 것 아닌 순간들의 온기를 하나 더 만들어가는 오늘과 내일이 되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김사강 이주와인권연구소 연구위원이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출처=다음세대재단 유튜브

개인의 새로운 시도가 가져 온 변화들

2부에서는 ‘나에게서 시작된 새로운 시도들’을 주제로 배윤슬 도배사, 김사강 이주와 인권연구소 연구위원이 개인의 새로운 출발의 이야기를 전했다. 

배윤슬 도배사는 소위 명문대학을 졸업하고 사회복지사가 됐다. 조직생활의 어려움을 느낀 그는 내가 잘, 지속적으로, 정직하게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 도배사를 선택했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 ‘사회적인 가치를 나눌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바람은 도배사를 직업으로 선택한 일상에서 불편함을 주기도 했다. 하지만 배 도배사의 결정을 바라보며 힘을 얻거나 새로운 결정을 해나가는 사람들의 메시지나 이야기를 많이 받은 경험은 그가 가지고 있던 불편함을 해소했다.

배 도배사는 “자기가 있는 자리에서 정직하게 일하며 만족감을 느끼는 것도 누군가에게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며 “아파트 건축현장으로 출근해 높은 층에서 일하면 같은 높이에서 볼 수 없었던, 나무가 심어지고 길이 만들어지는 조경의 진행과정을 볼 수 있다”며 “지금은 길이 만들어지지 않는 것 같아도 멀리 높이서 내려다보면 분명 만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사강 이주와 인권연구소 연구위원은 이주노동자 인권을 위한 활동과 계속 도전하는 시도의 이야기를 전했다. 김 연구위원은 미국에서 계획학 박사를 받았다. 논문의 주제는 한국 이주노동자들의 환경으로 정했다. 그 과정에서 40여 명의 이주노동자를 만났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었고 어쩌면 나중엔 이 논문으로 환경이 좀 더 나이질 것이라는 막연한 약속을 하기도 했다. 약속이 어른거려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연구소에서 활동을 시작했다.

그는 이주아동의 권리, 이주민들의 건강권 문제를 다룬다. 또 부산의 지역적 특성이 반영된 어업 이주 노동자의 문제도 주요 활동 주제다. 그는 “이주노동자들의 삶은 10여년 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래서 가끔 내가 이걸 왜하고 있지 하는 생각도 들지만, 그럴 때마다 함께하는 변호사들과 활동가들 이주노동자들이 다시 끌어준다”고 말했다. 이어 “활동을 하며 오히려 더 뒤로 간다고 느낄 때도 있지만 다음세대에는 나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결과는) 느리더라도 모두가 하루하루를 꾸준히, 무리하지 않고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활동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진행을 맡은 권난실 사무국장은 "사소한 것으로 여겨졌던 작은 것의 가치를 다시 발견하고 조용하지만 꾸준한 변화를 만들기 위해 이번 컨퍼런스를 기획했다"며 "함께 해주신 분들을 비롯해 다음세대재단 직원들, 행사 진행에 도움을 주신 스텝들에게 감사함을 전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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