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대한민국 청년 평화경제 오픈랩 프로젝트는 남북한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기여할 수 있는 의제와 아이디어를 찾고, 실험해 볼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젝트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진행된다.

프로젝트는 6개월에 걸쳐 ‘온라인 공모→오픈테이블 및 세미나→최종팀선발→전문가 인큐베이팅 및 컨설팅→최종발표 및 시상’ 등의 순으로 진행된다. 최종 선발된 6개 팀에게는 전문가 매칭을 통한 인큐베이팅과 컨설팅도 지원한다. 이번 프로젝트는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서울시, 인천시, 경기도가 주최하고, 사회적기업 (주)공감만세와 (재)피스윈즈코리아가 실행한다.

"농인과 비장애인 모두 함께 즐길 수 있는 남북 여행을 만드는 데 기여하겠습니다."

한반도 평화경제 실현을 위한 청년들의 상상놀이터. 17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서울-온'에서 열린 '2021 대한민국 청년 평화경제 오픈랩 프로젝트'(이하 오픈랩 프로젝트) 최종발표회에서 대상을 받은 임서희 데프누리 대표는 현재 제작 중인 남북 수어 회화 책을 두고 이렇게 말했다.

데프누리 팀이 대상을 받았다. 가운데 임서희 데프누리 대표.
데프누리 팀이 대상을 받았다. 가운데 임서희 데프누리 대표.

오픈랩 프로젝트는 청년들이 남북한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평화 정착에 이바지할 수 있는 미래 의제와 아이디어를 찾고 실험해보는 것을 지원하는 프로젝트다.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와 서울특별시, 인천광역시, 경기도가 공동 주최하고, 사회적기업 ㈜공감만세, 재단법인 피스윈즈코리아가 실행했다.

6월부터 상상공모전을 통해 IT·4차산업, 공정여행, 국제개발, 문화예술, 북한·도시개발, 사회적경제 등 분야에서 총 551개의 아이디어가 모였고, 심사를 통해 50개팀을 선발했다. 이후 전문 퍼실리테이터, 남북 및 창업 전문가, 관심 있는 일반인이 참여하는 오픈테이블을 통해 아이디어 심화 과정을 거쳐, 최종 6개팀이 뽑혔다. 이들에게는 그동안 아이디어를 실현할 사업개발비 300만원과 각 분야 전문가 컨설팅을 통해 사업을 구체화하는 기회가 제공됐다.

이번 발표회에서는 6개팀이 한 달간 진행한 컨설팅, 사업화 과정 등의 내용을 발표하고 시제품을 시연했다. 각 분야 전문가 평가를 통해 최종 순위를 가렸다. 순위에 따라 이후 사업화를 위한 지원금이 차등 지급됐다. ▲대상(500만원)에는 '데프누리' ▲최우수상(300만원)에는 '으능정이 브루어리' ▲우수상(각 200만원)에는 '다가치'와 '하울림' ▲장려상(각 150만원)에는 '메타바인드'와 '평화티콘'이 선정됐다.

이날 심사위원으로는 김경순 남북역사학자협회 사무국장·김일용 한반도평화경제포럼 상임이사·윤형선 더가치플래닛 대표·이기찬 강원피스투어 대표·정완숙 사단법인 디모스 대표·하승창 서울시립대 초빙교수가 참석했다.
이날 심사위원으로는 김경순 남북역사학자협회 사무국장·김일용 한반도평화경제포럼 상임이사·윤형선 더가치플래닛 대표·이기찬 강원피스투어 대표·정완숙 사단법인 디모스 대표·하승창 서울시립대 초빙교수가 참석했다.

이날 대상을 받은 데프누리 팀은 남북 수어 회화책을 만들기 위해 청각장애인 3명이 의기투합했다. 이들은 지난 10월 평양 여행을 주제로 샘플 책을 제작했으며, 국제 수어회화책 발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임서희 데프누리 대표는 "한국수어와 조선손말 차이를 통해 언어적인 연구가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다른 농인을 비롯한 모든 사람에게 북한을 가깝게 느끼도록 하고 이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넓혀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전했다.

6팀 중에는 음식으로 만든 아이디어를 내놓은 곳이 3곳으로 가장 많았다. 주평강 하울림 대표는 누구나 집에서 즐길 수 있는 북한식 밀키트를 소개했다. 하울림은 북한의 간식인 '북한식 두부밥'을 밀키트로 만들어 판매할 예정이다. 밀키트와 함께 조리법을 공유하는 영상을 제작했다. 주 대표는 "사람들이 스시를 계기로 일본을 방문하고, 피자를 계기로 이탈리아를 방문하는 등 '음식'이 그 나라에 관심 두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북한 음식도 북한에 대한 사람들의 호기심으로 발전하리라 희망한다"고 설명했다.

다가치는 한반도 평화를 주제로 한 식음료 문화 공간을 만들고 싶다는 계기로 뭉친 팀이다. 김채은 다가치 대표는 "차와 간식은 모든 긴장의 화해의 순간에 존재하는 관계의 이완제라 고른 아이템"이라고 부연했다. 이미 사업자 등록을 완료했으며, 공간화 초기 비용 마련을 위해 다과상 키트 판매를 통한 수익 창출이 목표다. 현재 들쭉단묵이나 우메기를 활용한 크로플 등 간식을 포함한 다과 키트 '피스 타임 메이커' 시제품을 제작하고 있다. 다가치는 12월 중순 크라우드 펀딩을 시작할 예정이며, 내년 초 고용노동부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에 지원할 계획이다.

으능정이 브루어리는 북한식 전통주를 만든다. 이전부터 대전에서 주조 시설을 이미 운영 중이었다. 으능정이 브루어리는 북한가양주제조방법으로 술을 양조하는 통일전통주 제조업소 '하나도가'를 방문해 인사이트를 얻었으며, 주기적인 미팅을 진행 중이다. 주 대표는 "남과 북이 문화적으로 다가갈 수 있도록, 남에서 북의 문화를 소비하며 친근해지게끔 만들고 싶었다"며 "우리가 제일 잘하는 술로 북한의 문화를 알리고 싶고 전통을 복원하고 싶다"고 전했다.

디지털을 기반으로 한 사업 아이디어들도 있었다. 평화티콘은 통일 관련 카카오톡 이모티콘을 출시했다. 현재 '한라와 백두'라는 이모티콘을 시안 작업 중이고, '커플티콘'·'통일티콘'·'일상티콘' 등 3가지를 출시할 예정이다. 정직한 대표는 "매일 사용하는 카카오톡 이모티콘에 통일 메시지를 담아 일상에서 평화를 알린다는 취지를 살렸다"며 "지금은 개인사업자지만 추후 예비사회적기업 지정을 받을 계획이 있으며, 공공기관 우선구매제도를 활용하고 싶다"고 전했다.

마지막 순서로 발표한 '메타바인드'는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해 남과 북이 만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기존에는 네이버 제페토 플랫폼에 평양을 구현하려 했지만, 국가보안법에 저촉될 위험이 있어 평화통일협력센터를 구현하는 것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날 이미현 대표는 제작 중인 평화통일협력센터 메타버스를 직접 선보였다. 그는 "가상세계 기술을 통해 교육 교보재와 교육 플랫폼을 만드는 에듀테크 기업이 되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오픈랩 프로젝트 시상식에 나온 참가자들과 심사위원.
오픈랩 프로젝트 시상식에 나온 참가자들과 심사위원.

심사를 맡은 하승창 서울시립대 초빙교수는 "실현 가능성이 큰 사업을 만들어보려는 노력에 감명 깊었다"며 "담론이 아닌 현실이 될 수 있는 아이디어들이라 기대가 크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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