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경제’가 세계 경제의 중심부로 부상하고 있다. 사회적경제는 기존의 경제 시스템이 가진 한계를 보완한다는 측면에서 관심을 받았지만, 최근 주요 국제기구 등이 사회적경제 시스템을 주류로 편입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008년 세계금융위기와 코로나19 세계적대유행(팬데믹) 위기 극복에서 효과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로운넷>은 세계 각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사회적경제 시스템의 주류 진입 현상을 5회에 걸쳐 소개한다. 

①사회적경제, 주류로 떠오른다
②세계 각국 행정·금융 시스템은 사회적경제로 재구성 중
③우리나라 사회적경제, 글로벌 흐름에 주도적 참여
④사회적경제가 주류가 되기 위한 과제는 무엇?
⑤[인터뷰] 고형권 OECD 대사 “국제사회가 인정하는 대안 ‘사회적경제,’ 한국도 협력해야”

“이번 OECD PLP 참가를 비롯해, ICA, GSEF 등에서 K-사회적경제를 국제무대에 알렸습니다. 국제사회와의 다양한 스킨십으로 사회적경제의 밀도 높은 성장이 기대됩니다.” - 김영식 사회연대경제 지방정부협의회 사무국장

사회적경제가 주류로 이동하는 국제 흐름 속에서 우리나라도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국제행동 일환으로 마련한 사회적경제 학습 프로젝트 PLP(Peer-Learning Partnerships)에 주도적으로 참여할 뿐 아니라 국제사회적경제협의체(GSEF) 아시아 대륙 공동의장을 맡았다. 또한 국제협동조합연맹(ICA) 세계협동조합대회(World Cooperative Congress)를 12월 개최하는 등 세계 사회적경제 흐름에 보조를 맞추고 있다.

지난 9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주최한 국제 컨퍼런스에서도 한국 관계자인 로렌스 곽 사무국장과 고형권 OECD 대사가 연사로 나섰다. 로렌스곽 GSEF 사무국장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 회복을 위한 정부, 사회적경제조직 간 협력의 경험사례를 공유했다. 그는 컨퍼런스에서 "GSEF의 지방정부 회원들은 사회적경제의 힘과 역할을 이해하고 이를 위한 맞춤형 지원 프로그램을 신속하게 시행해 피해를 줄였다"며 "지속가능하고 친환경적인 가치를 중요시 하는 사회적경제는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회적경제는 코로나19의 피해 회복에서 향후 10년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회적경제의 사회성과 측정 컨소시엄에 우라나라도 참가했다. /출처=OECD
사회적경제의 사회성과 측정 컨소시엄에 우라나라도 참가했다. /출처=OECD

한국 사회적경제 국제사회에서 역할 커져

OECD가 진행하는 PLP는 사회적경제 법제도, 사회적경제 국제화, 사회적경제의 사회성과 측정, 사회적경제에서 여성의 역할 확대, 사회적경제 생태계, 사회적경제기업의 임팩트경영 등을 주로 다루는 사회적경제조직 컨소시엄 6개로 구성됐다. 컨소시엄에는 학계, 국제기구, 공공 및 정책입안자, 민간 등 136개의 파트너가 함께한다.

PLP는 사회적경제 생태계의 성장과 그를 위한 정책입안자의 움직임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다양한 국가의 이해 관계자 간 지식과 경험 및 방법론을 공유한다. PLP는 지난 5월부터 10월까지 6개월 간 진행됐다. 최종 결과는 오는 12월 2일 공개될 예정이다.

우리나라는 이 중 3개의 컨소시엄에 참여하고 있다. 법제도 컨소시엄은 유럽연합 27개 국가, 미국, 멕시코, 캐나다, 인도, 브라질 등과 사회적경제의 법적제도에 대한 지식과 경험을 공유한다. 이 컨소시엄에는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과 전국 사회연대경제 지방정부협의회가 참여하고 있다.

사회적경제 국제화 추진 컨소시엄에는 임팩트스퀘어와 전국 사회연대경제 지방정부협의회가 참여한다. 이를 위해 개별 조직 및 네트워크를 통한 학습, 사회적경제 생태계 순환을 위한 연구 등을 진행한다. 유럽사회경제(Social Economy Europe), 스페인의 몬드라곤협동조합, 사회적기업월드포럼(SEWF), 국제사회연대경제네트워크(ESS Forum International), 미국협동조합연합회(USFWC) 등이 함께한다. 

사회적경제의 사회성과 측정 관련 컨소시엄에는 한국을 비롯해 캐나다, 벨기에, 이탈리아, 영국, 미국 등이 참여한다.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이 연구에 함께했다. 정종덕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 매니저는 “국제사회에서 사회적경제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면서 사회적경제를 바라보는 관점을 넓혔고 그 과정에서 사회적경제 활동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한국이 함께하게 됐다”고 과정을 설명했다. 

김영식 사회연대경제 지방정부협의회 사무국장은 “OECD PLP에서 한국의 사례가 소개된 것은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사회적경제가 주목받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일례”라며 “법제도와 관련된 PLP 내에서도 한국의 정책이나 제도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많았다”고 전했다. 

지난 10월 4일 열린 GSEF(국제사회적경제협의체) 4차 총회 모습. /출처=전국 사회연대 지방정부협의회
지난 10월 4일 열린 GSEF(국제사회적경제협의체) 4차 총회 모습. /출처=전국 사회연대 지방정부협의회

GSEF, 한국 사회적경제 글로벌 성장 발판

우리나라는 국제사회적경제협의체(Global Social Economy Forum, GSEF)에서 7년 간 의장 도시를 맡았다. GSEF는 2014년 서울시의 주도로 설립됐다. 국제도시의 시장, 국제기구 대표 및 사회적경제 리더 등이 모인 사회적경제 분야 국제네트워킹 플랫폼이다. 

5개 대륙 36개 국가의 78개 회원이 참여하는 협의체(올해 2월 기준)다. 2년마다 각 대륙에서 국제 포럼을 진행한다. 회원도시 뿐 만 아니라 GSEF 회원, 유엔사회개발연구소(UNRISD), 유엔기구 간 사회연대경제 태스크포스(UNTFSSE) 등도 참여해 세션을 진행했다. 지난 2013년 한국 서울을 시작으로 그동안 캐나다 몬트리올, 스페인 빌바오 등에서 포럼이 열렸다. 

올해는 서울시가 연임 의사를 내비치지 않아 프랑스 보르도시가 차기 의장도시로 선출됐다. 때문에 서울 국제사무국은 프랑스 보르도시로 이전한다. 대신 문석진 전국 사회연대경제 지방정부협의회장(서대문 구청장)이 아시아 대륙 공동의장으로 선출됐다. 아프리카 대륙은 튀니지, 유럽 대륙은 프랑스, 북미 대륙은 몬트리올시에서 공동의장이 선출됐다.

문석진 아시아 대륙 공동의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사회적경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과 활발한 논의 속에도 한국, 특히 서울시의 사례는 상당한 주목을 받고 있다”며 “기본적으로는 아시아 대륙의 회원들을 연결하고 그동안 GSEF가 성공적으로 만들어 온 기반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회적경제가 중요하게 평가받는 시점에서, GSEF를 통해 한국의 사회적경제 현황을 국제사회에 잘 알리고자 한다”고 말했다. (본지 10월18일자 "GSEF 의장도시 벗었지만 아시아 연결 구심점 될 것" 참조)

세계협동조합대회가 오는 12월 1일부터 3일까지 진행된다. 가이 라이더 국제노동기구(ILO) 사무총장, 올리비에르 드 슈터 UN 빈곤 및 인권 특별 조사위원 등이 연사로 함께한다./ 출처=ICA 홈페이지
세계협동조합대회가 오는 12월 1일부터 3일까지 진행된다. 가이 라이더 국제노동기구(ILO) 사무총장, 올리비에르 드 슈터 UN 빈곤 및 인권 특별 조사위원 등이 연사로 함께한다./ 출처=ICA 홈페이지

국제행사 개최지로도 주목...ICA 세계협동조합대회 개최 앞둬

서울은 올해 12월 국제협동조합연맹(ICA) 2020 세계협동조합대회(World Cooperative Congress) 개최한다. 이 대회는 보통 3∼4년을 주기로 진행한다. 프랑스 파리, 러시아 모스크바, 일본 도쿄 등에서 개최한 바 있다. 

이번 대회는 ▲세계 협동조합의 사례를 소개하는 전시장 ▲ICA 세계협동조합 기업가 싱크탱크(ICETT) 세미나 및 세계협동조합모니터, 협동조합 정체성 점검·강화·헌신·실천을 위한 동시세션 등이 진행된다. 가이 라이더 국제노동기구(ILO) 사무총장, 올리비에르 드 슈터 UN 빈곤 및 인권 특별 조사위원 등이 연사로 함께한다. 서울특별시와 ICA 한국회원단체인 새마을금고·농협·수협·신협·아이쿱·산림조합·한국협동조합국제연대가 주최한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개최가 미뤄졌지만 ICA 창립 125주년, 협동조합 7원칙 채택 25주년, 비유럽 국가에서 두 번째 개최 등이 더해져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의미가 크다.

서유경 사회가치연대기금 팀장은 “국제 사회에서 한국의 사회적경제와 사례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며 “OECD를 비롯해 아시아 벤처투자 네트워크(AVPN), ICA 등과 교류를 넓히고 있다”고 말했다. 

※참고
글로벌 이슈리포트 줌인(Zoom In) 6호 "유럽과 국제기구의 사회적경제 정책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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