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사회 고령화는 교과서에 담길 정도로 오래된 문제다. 특히나 요즘처럼 빠르게 변화하는 디지털시대에서 농가 고령화는 소득감소와 판로축소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광주 끝자락 칠석동에는 이러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주변 농가들과 함께 상생하기 위해 지역농산물을 활용한 메뉴들을 제공하는 브런치 카페 ‘연두상점’이 있다. 신선한 농산물을 활용해서인지 이미 소문난 브런치 맛집으로 유명세를 얻었다.

연두상점의 유송희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연두상점 유송희 대표(오른쪽)이 인터뷰를 하는 모습. /사진=사회적협동조합 살림
연두상점 유송희 대표(오른쪽)이 인터뷰를 하는 모습. /사진=사회적협동조합 살림

Q. 연두상점은 어떤 곳인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광주 남구 칠석동에 위치한 연두상점은 주변 농가의 농산물을 활용한 샐러드, 샌드위치, 피자 등의 메뉴를 판매하고 있는 브런치 카페입니다. 3명의 직원들과 함께 올해 11기 창업팀으로 시작해 지난 8월에 예비 사회적기업이 되었습니다.

Q.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고 어떤 영향을 받으셨나요?

칠석동에서 자리를 잡고 카페를 운영하기 시작하면서 고령화된 농촌의 상황을 알게 되었고 농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차에 소상공인 컨설팅을 통해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을 알았고 11기 창업팀에 지원해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육성사업에 참여하면서 멘토링, 교육을 통해 머릿속에 있던 생각을 저희의 사회적 미션으로 구체화 시킬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구체화 시킨 내용을 바탕으로 다양한 시제품을 만들었고 새로운 피크닉 패키지도 구성했습니다. 또 동기 창업팀 대표님들과 서로 경험을 공유하고 응원하며 서로서로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연두상점 전경​. / 사진=사회적협동조합 살림
연두상점 전경​. / 사진=사회적협동조합 살림

Q. 연두상점에서 추구하는 사회적가치는 무엇인가요?

연두상점에서 지역농산물을 활용하고 또 고객에게 연계하여 지역 고령화 농가를 활성화 시켜 상생하는 것입니다. 지역 농산물의 종류가 한정적이어서 한계가 있지만 범위를 더 확장시켜 다양한 지역농산물을 활용해보고 있습니다. 나아가 사업을 좀 더 확장시켜 취업취약계층의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이 최종 목표입니다.

B급 폭숭아 판매를 위해 '나도 복숭아입니다'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오른쪽은 복숭아 제품. /사진=연두상점
B급 폭숭아 판매를 위해 '나도 복숭아입니다'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오른쪽은 복숭아 제품. /사진=연두상점

Q. 연두 프로젝트가 진행 중인데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는 무엇인가요?

올 여름 ‘나도 복숭아입니다’ 프로젝트가 진행되었는데 ‘농가를 위한 착한소비, 소비자를 위한 합리적인 소비’를 주제로 B급 복숭아 판매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맛있지만 조금 못생기고 크기가 달라 B급으로 분리된 복숭아 처리를 고민하던 농가를 알게 되어 프로젝트를 진행했는데요.

막상 복숭아를 가져오며 ‘사람들이 못생겨서 복숭아가 너무 많이 남아버리면 어떡하지’하고 걱정했지만 그날 하루만에 준비된 수량이 완판됐습니다. 추가 주문요청까지 들어와 놀랍고 뿌듯했습니다. 이 일을 통해 이걸 왜 우리가 소비를 하면 좋은지에 대한 정확한 가치를 전달하면 B급 농산물도 이미지 개선을 통해 가치있는 소비로 연계될 수 있다는 것을 느꼈던 뜻 깊은 프로젝트였던 것 같습니다.

지역농산물을 활용한 연두샐러드와 파이피자. / 제공=연두상점
지역농산물을 활용한 연두샐러드와 파이피자. / 제공=연두상점

Q. 지역농산물을 활용하는 연두상점의 인기메뉴는 무엇인가요? 

연두상점의 메뉴들은 지역 농산물들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대표 메뉴는 ‘연두샐러드’인데 연두샐러드에서 가공식품을 뺀 나머지 재료들은 전부 지역 농산물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번 샤인머스캣 판매 기간에도 샐러드에 샤인머스캣을 많이 올려드렸더니 더 반응이 좋았습니다. 그리고 올해는 화순 수제요거트에 나주 꿀, 지역 농가 과일, 예비사회적기업 씨드밀의 그래놀라를 올린 ‘허니비 요거트’가 인기가 좋았습니다. 

지역농산물을 활용해 만든 메뉴들이 많이 팔리며 농가도 돕고 사회적기업 제품도 홍보가 되는 것이 좋아 앞으로도 새로운 메뉴들을 고민할 계획입니다.

연두상점 내부 모습. / 사진=사회적협동조합 살림
연두상점 내부 모습. / 사진=사회적협동조합 살림

Q. 사회적경제기업가의 길을 가시며 가장 보람찬 때는 언제인가요?

연두상점에 방문하시는 손님들 중 생각보다 사회적기업에 대해 많은 분들이 알고 있습니다. 저희가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 로고와 연두상점 로고가 담긴 카드를 음료가 나갈 때 함께 드리고 있는데 카드를 보시고 “참 좋은 일 하시네요”라고 건네는 말이 힘이 되고 보람찹니다. 

우리지역 농산물을 홍보하고 가치 있는 소비로 연계하는 (예비) 사회적기업임을 알리며 작지만 긍정적인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에 자부심을 가지고 더욱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연두상점 내부/사진=사회적협동조합 살림 
연두상점 내부/사진=사회적협동조합 살림 

Q. 연두상점의 앞으로의 계획과 바람은 무엇인가요? 

8월 예비사회적기업 지정이 되면서 많은 분들께서 격려와 응원말씀을 주셨습니다. 예비사회적기업 타이틀에 걸맞게 지역 농가 활성화, 가치 소비 연계로 상생을 실천하고 확대해 나가고 싶습니다. 안정적인 연두상점 운영으로 내년에는 근로자를 더 채용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인연 :緣,  머무르다: 逗’. 인연이 머무르는 연두상점에서 이번 주말 로컬푸드로 만든 맛있는 브런치를 먹으며 가족과 함께 쉬어가는 시간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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