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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장 관리를 위해, 입출금을 위해 여러 이유로 방문하게 되는 은행. 단순히 돈을 보내고 찾는 일만 하는 것 같지만 은행에서는 사회를 위한 여러 공헌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장학금을 기증하거나 연탄을 이웃에게 전달하거나. 그러나 이러한 사회공헌 활동이 은행의 본업이나 설립이유는 아니다. 그렇다면 사회공헌을 목적으로 시작된 은행이 있다면 어떨까.
 

바로 신협이다. 신협은 신용협동조합의 줄임말로 제2금융권으로 분류된다. 100인 이상의 조합원이 모여 특별광역시는 3억원, 특별자치시는 2억원, 군은 5천만원 등 조건에 따라 일정이상 금액을 출자해 설립할 수 있다.

900개가 넘는 조합, 1600개가 넘는 지점이 있을 정도로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고 입출금, 대출 등 제1금융권인 은행과 똑같이 이용할 수 있지만 신협만의 특별한 점이 있다. 바로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의 금융문제나 사회적 문제를 금융으로 해결하기 위해 협동조합형태로 설립한다는 점이다. 사람들은 그냥 은행 같은 기관으로만 인식하고 금융문제 해결을 위한 협동조합이라는 점을 잘 모른다는 의미다.

은행과 달리 어떻게 금융으로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사회공헌 활동을 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성남에 위치한 주민신협을 방문해 최인순 상무를 만났다.
 


금융으로서 남을 돕고 더 나은 사회를 만들다

 

 

주민신협은 1979년 다들 배고팠던 시기 주민교회 교인 47명이 1,000원씩 출자해 설립했다. 지역 내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에게 저금리로 돈을 빌려줘 어려움을 극복하도록 도와주는 목적으로 출발했다. 돈을 빌려주면 소상공인은 이자를 추가해 주민신협에 되돌려줬고, 이러한 과정을 반복하며 약 40년째 성남에서 뿌리를 내리며 지역사회에 공헌하고 있다.

“어려운 사람에게 복지를 제공해 다시 일어선 사람이 우리 신협을 이용하게 만드는 순환구조를 이루고 있어요. 금융 사업이지만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닌 사람을 돕기 위한 금융사업인 것이죠. 따라서 미션이 중요하기에 임원진뿐만 아니라 전 직원이 함께 워크숍에서 미션을 세우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어떻게 할 것인지 고민을 합니다.”

최 상무에 따르면 이러한 과정에서 여러 아이디어가 나왔다고 한다. 1년 전 자연식품 관련 협동조합인 한살림생협과 협력한 게 그 예이다. 한살림생협과 주민신협이 함께 건물을 사용함으로서 교육, 커뮤니티 공간 비용을 절약하고, 주민신협 조합원은 한 살림생협 제품 사용을 하고 한살림생협 조합원은 주민생협 금융을 이용하는 순환구조를 이루게 됐다.

“한살림생협의 경우 제품을 판매할 시 카드수수료가 상당히 많아요. 이에 주민신협이 금융을 담당하므로 통장계좌를 통한 판매를 활성화하여 수수료같은 비용을 절감시켰죠. 또 주민신협으로는 돈이 유입되므로 서로가 이득을 보는 구조입니다. 서로 조합원과 지역사회를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자원이 늘어나는 것이죠.”

이렇게 모인 돈으로 주민신협은 사회적경제 관련 기업을 대상으로 저금리대출을 진행하고 있다.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기업에 지원을 함으로써 직접 사업을 진행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사회공헌이 이뤄지는 것이다.

사회적기업 모여라! 건물 공동사용에서부터 사회공헌을 이루다

 

 

 

 

현재 주민신협의 건물에는 다양한 협동조합, 사회적기업이 입주해 사회공헌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옥상은 빈 공간으로 방치하지 않고 풋살장을 마련해 저소득층 청소년을 대상으로 스포츠 활동 기회를 제공하고 있으며, 5층 바리스타학원에서는 장애인, 다문화가정 등을 대상으로 바리스타 교육을 진행하고 이들이 취업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이외에도 주민신협이 과거 입주했던 건물에 실내체육공간을 마련해 지역 노인들이 운동을 즐길 수 있기도 하다.

“주민신협 건물에 입주한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모두 큰 가치를 지니고 있어요. 가령 1층에 있는 카페는 발달장애가 있는 사람을 고용해 사회적약자인 장애인을 도와주고 있죠. 장애인에게 일자리를 제공하여 돈을 벌 기회를 제공함과 동시에 일반인이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낮추기도 합니다. 또한 임대료를 받지 않아 저렴한 가격에 커피를 제공하여 지역 커뮤니티 공간이 되기도 하죠. 이런 것이 바로 사회적 금융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입주한 사회적기업, 협동조합에 금융지원을 하면 자연스럽게 사회공헌이 이루어진다고 한다. 입주자들은 지역사회에 도움 되는 일을 하기 때문이다. 아낀 보증금, 임대료 등을 활동에 더 투자할 수 있어 지역주민은 이들의 활동으로 교육, 취업 등의 복지혜택을 누리게 된다.

“현재 주민신협은 1만3,000명의 조합원, 1,800억 원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어요. 환경이 계속 변화하기에 그동안 10년마다 신협도 역할, 목적이 변화했지만 47명, 4만7,000원으로 시작한 조합이 약 40년 만에 이렇게 발전한 것은 사회공헌이라는 최종목적을 잊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사회공헌이라는 목적을 잊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더욱 성장해 성남의 어려운 사람을 돕고 지역 사회에 공헌할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경기/성남=글. 이건희 서울시협동조합지원센터 청년기자
gooindol@gmail.com
편집. 박재하 이로운넷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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